손종국 청소년교육선교회 총무. 염광교회 협동목사

이제 수능시험도 끝났고 겨울방학이 시작이 되면 청소년들의 마음은 들뜨고 이상한 방향으로 욕구가 분출되곤 한다. 그러기에 연말 연시는 청소년을 지도하는 이와 부모들에게 매우 조심스러운 기간이기도 하다.

얼마 전 현대리서치가 청소년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성의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7.1%가 인습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만나 성관계를 갖는 프리섹스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에이즈연맹이 고교생 3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남학생 가운데 17%, 여고생은 5.3 %가 성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경험의 시기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고려대 의대 구병삼?홍명호 교수팀이 13～19세 여성 1만1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유경험자의 첫 경험 시기가 15～16세 47%, 17세 이상은 11.5%, 13세가 무려 22.8%로 10대들의 성은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청소년의 성의식은 어떤 현상을 만들어가며 이에 대해서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사춘기의 시작과 성

청소년기는 신체적, 생리적 성숙과 더불어 정신적, 사회적 성숙 등 다양한 변화와 발달을 경험하기 때문에 청소년기를 결정하는데는 다양한 기준이 적용되나, 통상적으로는 생리적 성숙을 기준으로 한다. 이는 외부적 관찰이 가능하고 대부분의 청소년에게 거의 동일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신체적인 급성장과 함께 성적으로도 급속한 성숙을 가져온다. 인간은 태어날 때 기능상에는 차이가 없다. 그러나 청소년 전기에 이르게 되면 급격한 성장과 함께 성기관의 발달을 가져와 남녀간에 성기능상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되고 2차 성징을 나타내게 된다.

남녀 각각의 생리적 성숙의 표시인 2차 성징을 살펴보면, 여성의 경우는 월경 개시, 유방 융기, 음모 발생, 골반 확대, 곡선적 체형, 여성적 체취 등을 들 수 있다. 남성의 경우는 변성, 고환과 음경의 크기와 모양이 성인과 같은 수준으로 성장, 음모 발생, 턱수염 발생, 정액분비, 골격 및 근육 발달, 피지선 발달에 의한 피부 광택, 여드름 발생, 남성적 체취 등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인종, 기후, 생활 양식, 영양상태, 환경, 지역 및 유전적 요인 등에 의해 개인차를 보인다.

사춘기의 성적 성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성호르몬이다. 뇌하수체는 사춘기의 성적 변화와 가장 관련이 있는 내분비선으로, 뇌하수체 전엽에서는 생식선의 활동을 자극하는 성선 자극 호르몬과 유선 자극 호르몬을 분비하여 성적 성숙을 가속화시킨다.

Havighurst가 조사한 청소년기의 발달과업 가운데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① 새로운 사회성을 습득해야 한다. Luella Cole은 '이성에 대한 흥미를 확립할 것'을 청소년기의 발달과업의 하나로 들고 있다. 즉 사춘기 청소년들은 동성의 친구들과의 어울림뿐만 아니라 자신의 신체적 변화와 생리적 변화를 인식함에 따라 이성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고조되고, 같은 또래의 이성에 대한 애정을 느끼고 어울릴 수 있는 사회성을 키워나가야 한다.
② 성역할을 습득한다.
③ 자신의 신체적 변화를 긍정적으로 수용한다.
④ 부모를 위시하여 주위 어른들로부터 정서적 독립을 이룬다.
⑤ 자신의 성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준비를 한다.

청소년의 성의식 실태

몇 년 전 청소년들이 '빨간 마후라'라는 비디오를 찍은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그 일에 대한 청소년들의 의식은 대담하였다.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래요. 애들이 자기들끼리 놀다 찍은 게 밖으로 새 나가서 그렇지 '콩 까는(성관계 갖는) 게' 어디 걔들뿐이에요?"

서울 대학로에서 만난 여고 2년생의 말이다. 10대 청소년들의 음란 테이프 사건에 대해 기성세대와 언론들이 떠들썩한 반응을 보인 것에 비하면 '웬 호들갑이냐'는 투다. 함께 있던 또 다른 여고생은 "신문?방송에서 너무 크게 다루는 것 같아요. 성문제를 쉬쉬하다가 그런 사건이 터지니까 흥밋거리로 막 보도하고, 물론 하는 애들도 있지만 안 하는 애들이 훨씬 많잖아요"라고 말한다.

강남의 한 고등학교 학생은 "이번에 문제가 된 '빨간 마후라'의 경우 지난 해부터 학생들 사이에 돌았으며 학교보다는 주로 독서실 등에서 은밀히 빌려보는 애들이 많았다"면서 "빨간 마후라 말고 이와 비슷한 종류의 비디오 테이프도 많이 나돌고 있다"고 귀띔했다.

기성세대가 10대의 성을 '가당치 않은 것'으로 금기시하는 동안 정작 당사자들인 10대들은 저만치 앞서 가고 있다. 10대의 성은 더 이상 쉬쉬하거나 무조건 막는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닐 정도로 일반화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 화양리나 돈암동 신촌 대학로 등 10대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교복 차림에 손을 맞잡고 걷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밤이 되면 대학로 벤치에선 서로 껴안거나 입맞춤하는 10대들도 많이 볼 수 있다. 10대들은 이런 행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어른들의 시선도 별로 개의치 않는다.

중학교 3학년인 한 여학생은 현재 고1 남학생과 사귀고 있다. 지난 겨울방학 동안 돈암동에서 삐끼생활을 하면서 우연히 만난 오빠다. 그녀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이면 남자친구 집으로 놀러간다. 그는 그 방에서 가끔 관계를 갖는다.

"오빠와 엄마는 우리가 그러는 것을 아세요. 오빠한테 뭐라 그러는지는 모르지만 저한테는 별말씀을 안 해요. 얼마 전에는 '둘다 학생이니 조심하라'고만 하세요. 임신되지 않도록 하라는 말이죠."

그녀는 이미 중1 학년 때 동네 아는 오빠와 처음 관계를 가졌다.

"동네에서 좀 무서운 중학생 오빠였는데 그땐 정말 무서워서 고분고분 말을 들었죠. 나쁜 오빠는 아니었어요."

그녀는 "저번 방학 때 삐끼를 할 때 '돈을 줄 테니 같이 가자'며 추근대는 아저씨들도 많았다"면서 "어른들이 딸 같은 '미짜'(미성년자)를 찾으면서도 우리들끼리 그러는 것에 대해 말세라느니, 도덕 운운하는 것을 보면 한 마디로 어이가 없다"고 말한다.

대학로에서 만난 여상 2학년 학생은 아직은 '반콩' 경험밖에는 없단다. "손해볼 짓을 왜 해요. 그러면 여자만 나쁜 애 되잖아요." 김양은 "주변 친구들도 남자친구를 가진 애가 많은데 내숭 같은 것은 떨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런 현상을 반영하듯 10대들의 은어에도 성에 관련된 말들이 널리 퍼져 있다. '콩깐다'는 성관계를 갖는다는 말이며 '반콩'이면 키스나 애무까지 한 것을 뜻한다. '아다'가 성경험이 전혀 없는 애라면 '후다'는 콩을 많이 까본 애다. '한코 나간다'는 겁탈 당한다는 뜻이다.

기성세대에 비해 육체적 성숙이 빠른 요즘 청소년들은 성에도 일찍 눈을 뜬다. 각종 오락 대중매체와 향락적 사회풍조 또한 10대들의 성적 호기심과 욕구를 부추긴다. 요즘 10대들의 성의식은 기성세대에게는 방만한 것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왜곡된 성의식과 원조교제

10대 매매춘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사고 파는 쌍방의 행위를 강조하는 의미에서 '매춘' 대신 '매매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최근의 일반적인 추세이다). 10대 매매춘은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해야 할만큼 심각한 수준에 와 있다.

왜 10대인가. 성이 문란하다는 구미 각국도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는 행위는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 벨기에?스페인?이탈리아를 제외한 나라 대부분이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관계는 상대방이 동의했다 하더라도 범죄로 간주해 단호하게 대처한다. 그런데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이 나라에서는 왜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10대 매매춘이 속수무책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인가.

일각에서는 성경험이 적은 여성을 지배하려는 남성의 정복 욕구나 권력욕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동양적인 성 풍습에서 원인을 찾는 시각도 있다. 어린 소녀와 잠자리를 하면 회춘(回春)한다는 속설이 동양 남성의 머리 속에 뿌리 깊게 박혀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10대 청소년 매매춘 방지를 위한 입법이 준비되고 있는 것이 대만?일본?한국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 한국의 특징은, 경제 위기가 닥친 이후 손쉽게 숙식을 해결하려는 가출 청소년과 헐값에 노동력을 확보하려는 유흥업소 고용주의 요구가 맞아떨어져 이른바 '영계 산업'이 급속도로 번성하고 있는 점이다. 대검찰청이 발표한 '청소년 불법고용 유해업소 단속 현황'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98년 9월～99년 8월) 대검에 적발된 유해 업소는 2천6백여 개소, 이들 업소에 고용된 청소년은 5천48명에 이른다. 이중 직업적인 10대 윤락녀는 20.6%인 8백4명. 충격적인 것은 이들 윤락녀 가운데 16세 미만 어린 소녀가 40%를 웃돈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원조 교제' 확산은 10대 매매춘 문제를 걷잡을 수 없이 꼬이게 만들고 있다. 올해 초 수도권에 있는 한 실업계 고등학교가 발칵 뒤집힌 일이 있다. 복장이 불량한 한 3학년 여학생의 소지품을 검사한 것이 발단이었다.

가방에서 발견된 수첩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핸드폰 번호 수십 개가 일렬로 적혀 있었다. 그 옆에는 이 학교 여학생 20여 명의 이름과 연락처가 나란히 적혀 있었다. 이상한 낌새를 챈 교사는 여학생을 집중 추궁했다. 여학생의 입에서 나온 사실은 놀라운 것이었다. 고1 때부터 원조 교제를 해 왔다는 이 여학생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가 사귄 남자와 친구들을 연결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테면 '새끼 포주' 노릇을 한 셈이다.

더 경악할 만한 사건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학교측은 수첩에 연락처가 적혀 있던 여학생 20여 명을 즉시 소집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한두 학생이 거세게 항변했다. '우리만 그런 것도 아닌데, 혼자 당하기 억울하다'는 것이었다. 반신반의한 학교측은 '그렇다면 너희가 알고 있는 3학년 원조교제자 이름을 다 써내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 밝혀진 명단이 1백20명. 이 학교 3학년 전체 학생이 7백여 명이니까 그 중 5분의 1이 원조 교제에 연루된 셈이었다.

눈앞에 벌어진 사건을 도무지 믿을 수 없었던 학교측은 1백20명을 전원 소집해 자술서를 쓰게 했다. 일부는 교제 사실을 극렬히 부인했다. '밥만 먹고 헤어졌다'거나 '남자가 씻는 사이 돈을 들고 여관에서 도망쳤다'는 학생도 있었다. 결국 학교측은 원조 교제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난 30여 명을 전학시키는 선에서 문제를 덮어버렸다. '1백20명 가운데 70～80%는 원조 교제를 했으리라는 심증이 들었지만, 진실이 드러날 경우 그것이 몰고 올 파장이 더 두려웠다'는 것이 이 학교 교사의 말이다.

검찰 통계에서도 원조 교제는 분명한 사회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98년 12월～99년 1월 대검 강력부는 청소년 유해업소 2천5백여 곳을 집중 단속한 일이 있다. 이들 업소에서 일하다 적발된 10대 청소년은 1천3백여 명. 그중 8% 가량은 원조 교제를 경험했거나 현재 교제 중이라고 응답했다. 여기에서도 중학생 뻘인 16세 미만이 32.4%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리 사회는 흔히 원조 교제와 10대 매매춘을 동떨어진 문제로 인식한다. 기존 매매춘의 연장선상에서 10대 매매춘 문제를 바라보는 반면, 원조 교제는 새로운 사회 풍속도쯤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원조 교제는 매춘의 한 갈래일 따름이라고 한국성폭력상담소 최영애 소장은 잘라 말한다. 원조(援助)라는 용어 자체가 철저하게 남성 중심적인 시각에서 나온 것이며, 남성의 매춘 행위를 미화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고2 여학생이 성에 눈뜨고 원조 교제에 빠져든 과정은, 우리 사회 성 산업이 청소년을 어떻게 유린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녀도 처음에는 '호기심 때문에' 성관계를 맺었다고 했다. 상대를 구한 방식은, 신문에 광고가 실린 국제 전화방을 통하는 것이었다. 전화방에 메시지와 호출기 번호를 남긴 그녀는 두 남자를 만났다. 한 사람은 명문 대학에 다닌다고 밝힌 스물한 살 젊은 남성, 다른 한 사람은 전문대 야간부에 다니고 있다는 서른 두 살 회사원이었다.

대학생은 키스하는 방법을, 회사원은 폰섹스 하는 방법을 그녀에게 자상하게 일러주었다. 두 남자와 차례로 섹스를 즐기며 성이 주는 쾌감에 눈을 떴고 그때까지만 해도 '나이 차를 따져 보니 결혼까지는 생각할 수 없을 것 같아' 서른 두 살 회사원과는 헤어질 정도로 순진한 구석이 남아 있었다.

그때가 고1 초반. 그로부터 1년 동안 그녀는 채팅과 전화방을 통해 닥치는 대로 남자를 만났다. 전화방에 전화를 걸지 않는 날은 한 달에 두세 번이 고작이었다. 그러다 보니 씀씀이가 커졌고 돈이 필요했다.

한창 자라나는 10대가 성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성 개방 또한 시대적인 추세이다. 그런데도 10대의 성을 매매 대상으로 삼는 것은 우리 사회의 특수한 병리 현상이다. 현실이 이런데도 사회는 결과만을 따진다. 청소년의 성의식이 문란해서 10대 매매춘이 늘고 있는 양 화살을 청소년 개인에게 돌리는 것이다.

10대 매매춘의 최대 희생자는 '성적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만큼 성숙하지 못한 청소년일 수밖에 없다. 사회는 마땅히 이들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 이 같은 책임을 소홀히 한다면 한국 사회는 '10대를 강간하는 사회'라는 혐의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성교육

인간이 성적 존재라는 점을 이제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되며, 성을 억압하거나 통제하는 것은 인간성의 발달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는 경고를 무시해서도 안 된다. 우리 사회 현실 역시 더 이상 성을 감추거나 억압하기 어려울 만큼 개방화되었다. 사회적으로 성적 자극이 증대하고 성적 성숙을 보다 이른 나이에 맞이하는 청소년들에게 학교와 가정에서 성에 대해 외면한다고 해서 청소년들의 성에 대한 관심과 욕구를 잠재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학교와 가정에서 성을 외면하면 할수록, 왜곡된 성지식과 정보가 반영되어 있는 사회 속에 청소년들을 방치함으로써, 그들의 성의식과 발달을 우연에 맡기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성윤리와 성문화는 성기중심의 성관(性觀)과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이중적 성윤리로 집약할 수 있다.

여기에 성산업의 발달과 함께 쾌락의 도구로서의 성이 부각되고 있다. 성기 중심의 성관과 이중적 성윤리를 극복하고, 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바탕으로 한 기독교적 가치관에 입각한 전인교육으로서의 성교육이 요청된다. 이러한 방향으로 성교육이 전개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원칙들에 보다 충실해야 한다.

① 성교육은 인간의 성의 출발이 하나님으로부터 창조되었으며, 아름답고 귀한 것으로 하나님의 값진 선물이라는 가치관 정립에서부터 시작된다.

② 성교육은 성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만 하는가를 설교하거나 말해주는 것이라기보다는 성에 대한 열린 마음과 정직한 시각을 갖게 해주는 것이어야 한다.

③ 성교육은 모든 인간은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성적 존재라는 점을 인정하고 보다 현실적이어야 한다. 성교육 프로그램은 어떠한 것이 포함되어야 하고, 포함되어 있는지를 검토하는 데 있어서도 그러한 시각이 필요하다.

④ 성교육은 부모와 함께 시작한다. 계획된 성교육 프로그램이 학교나 사회단체에서 전개된다 할지라도 가장 중요한 성교육자는 부모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⑤ 성교육에 있어서는 비언어적인 성교육이 언어적인 성교육만큼 중요하거나, 더 중요할 수 있다. 자위행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머뭇거리며 어색해하는 부모의 모습은 자녀에게 자위행위란 답하기에 곤란하고 난처한 그 무엇, 즉 자위행위란 그리 좋은 행위가 아니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게 된다. 이처럼 성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떠한 태도를 취하는가는 직접적인 언어적 표현으로 좋고 나쁨을 말하지 않더라도 자녀들에게는 성을 어떻게 수용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⑥ 성교육은 정확한 성 정보나 지식을 다루어야 한다. 많은 연구들은 사람들이 잘못된 성 정보와 성에 대한 신화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정확한 성 정보는 왜곡된 성 정보와 신화들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⑦ 성교육은 결혼과 자녀양육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성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전 연령 단계에 걸쳐 살아가는 삶의 양식을 위한 것이다.

이제 학교는 더 이상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발전시키는 독점적 기관이 아니다. 현대사회는 지식, 정보의 폭증에 따른 다양한 정보유통 체제를 갖게 되었으며, 학교교육의 제도적 경직성, 제한성과 역기능으로 인해 독점적 교육기업으로서의 학교의 신화는 깨어져 가고 있다. 이로 인하여 학교교육의 기능을 제고하고 보완하기 위한 대안적 노력들이 경주되고 있으며, 우선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교육권의 주체로서의 부모의 역할과 교회 교회교육의 새로운 역할 수행이다.

이 사회의 모순들이 어디부터 손을 써야 할 지 모르지만 청소년에 대한 교육은 아무리 주장해도 틀리지 않는다. 이것은 우리의 백년대계를 짊어지고 갈 일꾼들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의 성의식의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할 부분은 끝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올바른 가정관을 확립하고 소극적인 자세보다는 적극적으로 자녀들을 가르치고 선도하며 교회는 이러한 청소년들에게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끊임없이 자기발전을 위한 신앙훈련을 해야하며 사회는 청소년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할 것이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0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