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Josue)와의 만남
조수(Josue)를 만났다. 전체 이름은 ‘조수 조나스 핀고스 레마’(Josue Jonas Pingos Lema)다. 에콰도르에 살고 있는 6살 어린이다. 그는 집안 심부름을 맡아서 하고 있다. 물 길어 나르기와 땔감구하기, 그리고 부엌일 돕기 등이다. 인근 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주일학교와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 6살 조수. 그는 에콰도르에 살고 있다.

조수와의 만남은 <한국컴패션>의 중재로 이루어졌다. 인터넷(www.compassion.or.kr)을 통해 그 선교단체에 연락을 취하면 된다. 그러면 <한국컴패션>에선 가장 우선적으로 후원이 필요한 어린이를 선정해 그의 간단한 신상자료를 보내준다. 매월 3만 5천원의 후원으로 빈곤국의 한 어린이의 삶을 돕게 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입양’과 같은 일이다.

지난 10월 중순. 한 가지 고민에 몰두했다. 11월 첫 주는 만나교회(http://mannaGU.onmam.com)의 개척 1주년이기 때문이다. ‘1주년 기념’이 필자( www.amennews.com)의 생각을 온통 사로잡은 것이다. ‘갈 길이 먼데 1년 가지고 뭘 그러는갗라는 생각으로 조용히 보내려는 마음도 많았다. 개척교회라는 것이 자랑할 만한 일도 아닌 것 같고, 왁자지껄 떠드는 식의 일 자체를 왠지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자축하고 싶은 생각도 한 편에 있었다. ‘개척교회는 1년 안에 약 90%가 문을 닫는다’는 주변의 목소리 때문이다. 그 현실에서 살아남았다는 대견함(?)도 있었다. 얼마 전 상도동 지역교회연합회 총무(이운구 목사)의 이야기도 귓가에 그대로 남아있다. 3년 전 지역의 개척교회 목회자들을 위로하는 뜻에서 연합회 주최로 여행을 보내주었다고 한다. 20여 교회가 신청했다. 그런데 그 해에 그 교회들이 모두 문을 닫고 말았다는 것이다. 농담 삼아 그런 행사 또 안 하냐는 필자의 질문에 ‘NO’라고 답했다. 이래저래 슬픈 일이다.

의미는 살리면서 떠벌이지 않는 일을 생각한 것이 바로 ‘어린이 후원’이다. 언젠가 TV 프로그램을 통해 <컴패션> 사역을 시청한 게 주요했다. 그래서 만나교회 설립 1주년 기념사업이 바로 ‘어린이 후원’이 된 것이다. 성도들도 흔쾌히 찬동을 해 주었다.

<한국컴패션> 사이트에 각국의 여러 어린이들 사진이 올라온다. 자신이 후원하고자 하는 어린이를 선택할 수 있다. 그 사진들을 보면서 왠지 많이 떨렸다. 이렇게 많은 어린이가 후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보고 미안한 맘이 앞섰다. 그리고 어린이를 사진만 보고 선택한다는 게 자신이 없었다. 특별히 선교를 위해 생각하는 국가가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다. ‘가장 후원이 시급한 어린이’ 란에 표시를 했다.

후원 어린이 정보와 사진이 은근히 기다려졌다. 기도가 저절로 나왔다. 자료가 곧 도착할 것이라는 선교회측의 문자메시지도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자식이 태어날 때를 기다렸던 오래전의 맘 같았다.

“만나교회 성도여러분, 정말 반가워요. 교회의 후원으로 하나님의 자녀로 하나님의 자녀답게 멋지게 성장할게요. 그리고 언젠가는 저도 만나교회가 했던 것처럼 복음의 마음을 다른 이들에게 전할게요.”

사진 속의 조수가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그 사진을 쳐다보고 또 쳐다보았다. 정말 그가 멋지게 자라가기를 기도했다. 그리고 그 어린이가 성장해 가는 것처럼 우리 교회도 성장해 가기를 꿈꾸었다. 매년 후원 어린이의 수도 늘려 가리라 다짐하기도 했다.

숭실대 학생 2명과의 만남
며칠 전, 숭실대학교 장학과 조해자 과장이 교회를 찾아왔다. 장학금 수혜 학생을 드디어 선정했다며 그 명단을 가지고 친히 방문한 것이다.

“이번처럼 신경을 많이 쓴 적도 없었어요. 귀한 헌금이 정말 귀하게 쓰여지길 기도하면서 학생을 선발했어요.”

지난 1학기 말경, 지역 사회를 위해 무엇인가 작은 일 하나를 하는 게 좋겠다는 성도들의 의견을 모아 장학금 지급을 결정한 바가 있다. 교회 안과 밖의 인원을 동일하게 그리고 장학금 액수도 동일하게 지급하자고 했다. 교인 중 2명의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후, 작은 고민에 빠졌다. 교회 밖은 누구에게 지급해야 할까 하는 문제 때문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숭실대학교 장학과에 전화를 걸어 우리의 의사를 전달했던 것이다.

장학금의 액수는 용돈 수준(?)이다. 장학과에 들러 전달하는 것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장학과장이 굳이 교회로 찾아오겠다고 했다. 아마도 현장 답사(?)가 필요했던 모양이다. 개척교회의 모습을 보고 약간은 의외라고 생각한 듯했다. 개척교회 형편 ‘뻔~’한데 외부에 장학금까지 지급한다고 하니 조금은 감동했던 것 같다.

사실 재정이 넉넉해서 장학금을 결정한 것은 결코 아니다. 정말 빠듯하다. 모자란 적도 있다. 그러나 항상 ‘교회는 구멍가게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려고 노력한다. 즉, 돈에 의해서 움직여지는 게 아니고 소명을 따라가야 한다는 믿음의 고집 때문이다. 그러면 채워주시리라는 믿음도 있다.

“이번에 만나교회 장학금을 받는 2명의 학생에게 주일예배에 참석하라고 할까요? 아니면 따로 인사를 하러 가라고 할까요?”

내가 그 학생들이라고 생각해 보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맘이 들었다. 1명은 그리스도인 중에서 또 1명은 비그리스도인 중에서 선정해 달라고 부탁드렸지만, 2명 모두 그리스도인으로 정해졌다. 각자 교회에서 맡은 바 봉사의 직분들이 있을텐데 장학금을 받는다는 것 때문에 한 주의 맡은 봉사를 쉬어야 하고 또 어쩔 수 없이 다른 교회 예배에 참석해야 한다면 적지 않게 불편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 만나교회 1주년 기념사진

그 학생들의 이름만 아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정말 필요 적절할 때 잘 사용되기를 바랄 뿐이다. 물론 자율적으로 인사 차 방문한다면 교제 차원에서 식사도 대접할 수 있는데 말이다. 이게 이중적인 마음일까?

정기적으로 장학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게 미안했다. ‘정기적’이라는 말 때문이다. 어린이 후원을 결정할 때와는 달랐다. 믿음 문제인지 어쩐지 자신은 없었다. 꼭 다시 하겠다는 마음뿐이다. 장학과장도 필자의 마음을 받아주었다.

1년 뒤 만나교회 2주년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