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국  청소년교육선교회 총무. 염광교회 협동목사

 이제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6월에 있는 20여 곳의 노회 교사강습회로 열심히 섬기고 7월과 8월에는 중고등부 수련회 설교와 특강 강사로 봉사하게 될 여름이 나를 설레게 한다. 이번 여름에는 어떤 만남과 사역의 열매가 있을 것인가?

 기독교 교육의 목표는 원래 성서를 통한 가르침의 행위로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즉 하나님과의 관계, 그리고 사회와의 관계, 교회와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 자신과의 관계 등에서 심각한 변화를 갖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 우리 교회가 가지고 있는 재산은 무엇인가? 바로 성경학교와 수련회라고 말하고 싶다.

 실제로 우리 교회에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학습세례문답을 하면 모든 학생들이 구원의 확신을 갖게 된 기회를 수련회라고 대답한다. 청소년시기는 영적으로 책임 있는 신앙의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시기인 만큼 수련회의 제반 활동과 프로그램이 우리 청소년들에게 대단히 중요하다.

 1.수련회의 의의

중고등부의 1년 예산의 1/2이나 1/3이 여름과 겨울의 수련회를 위해 책정이 되어서 지출된다. 그리고 모든 교사는 여름 수련회에 참석하기 위해 직장에 휴가를 내고 가족들의 불만을 감수하면서 기도로 준비한다. 이렇듯 [일년농사]가 되어 버린 수련회를 우리는 왜 하는가? 수련회를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유익들을 영역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신체적 목표
1)신체적으로 건전한 성장하게 한다.
2)올바른 건강 습관(청결, 적당한 휴식, 규칙적인 식사, 운동)을 갖게 한다.
3)학생들의 흥미와 능력에 어울리는 등급별 프로그램을 실시할 수 있다.

(2)사회적 목표
1)기독교공동체에서 이기심을 버리고 이웃과 교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도록 한다.
2)학생들에게 모임에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3)창의성과 독립심을 함양한다.
4)기독교인 다운 친목과 우정을 나누게 한다.
5)여러 가지 성격의 사람들과 교제를 나누게 한다.
6)지도력을 개발하도록 한다.
7)집에 있는 것과 같은 편안한 야외생활과 야영기술 습득하도록 한다.

(3)영적 목표
1)예수님을 모르는 학생들에게 그리스도를 영접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2)하나님의 말씀을 이해하고 실천하고 매일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기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다.
3)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헌신과 비전에 대한 영적인 결단을 내릴 수 있다.
4)학생들의 개인적인 관심사를 상담하여 치유할 수 있다.
누가복음 2:52에 나타난 대로 우리 청소년들은 신체적이며 영적이고 사회적인 영역에서 성장해 나가야 한다. 그런데 수련회는 이러한 다양한 영역에서 성장하게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능하기 때문에 교육적으로 큰 기대가 된다. 학원수강이나 여타의 생활들을 접고서 수련회에 참석해야할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2. 수련회에 대한 기대와 실패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변화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다. 수련회를 통해 사람이 변화되는 예가 드물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1) 영성의 후퇴:
 현대의 물질주의와 인간 소외는 하나님에 대한 갈급함을 상실하게 하고 오히려 감각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청소년들로 만들었다. 휴대폰이나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감성과 아이콘을 합성한 이모티콘 이라는 언어가 있고 언제나 이어폰을 통해 듣는 노래가 있다. 글도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삼행시가 청소년을 웃긴다.

2) 침체된 프로그램
 수련회라는 것이 비슷한 방식, 비슷한 내용으로 계속된 것이 아마도 30년은 족히 넘을 것이다. 그 동안 비슷한 수련회를 많이 참석해오면서 교사도 안일해졌고, 학생들도 신선한 기대를 거두어 들였다. 한 번만 반복되어도 싫증을 내는 청소년들에게 작년과 같은 프로그램과 늘 듣는 설교와 특강은 재미가 없다.

3) 목표선정과 교육방법의 편협성
 학생들이 살고 있는 사회적 환경이 매우 빠르게 바뀌면서 학생들의 필요 또한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변화의 핵심은 다양화라고 말할 수 있다. 다양한 관심과 환경, 다양한 직업과 전공, 다양한 매스컴과 생활양식들(음식, 옷, 사고, 가치)이 몰려와서 가히 세계화라는 말이 설득력을 가질 만큼 생활의 모든 영역들이 변화되고 있다. 한편 변화는 이렇게 빠른데, 그 변화에 익숙하고, 다양한 필요를 채움 받아야 할 십대 청소년들을 앞에 놓고 우리는 교육 목표의 설정과 방법론의 도입을 지나치게 편협하게 이끌어 왔다.

4) 장소 선정과 활용의 한계
 수련회는 거의 교회가 아닌 장소를 선택하게 된다. 자연의 품으로 나아가서 일정을 진행하는 것이 상례이다. 그런데 많은 돈을 교통비와 숙박비로 지출하여, 그리고 바늘 귀 같은 장소를 싸우다시피 얻어내고, 휴가철 지옥 같은 도로를 뚫고 수련회 현장에 도착하였지만 막상 프로그램은 장소가 가지는 특수성이라든지 자연의 풋풋함을 누리거나 경험하는 것과는 동떨어지게 짜여져왔다.

 그렇다면 어떻게 수련회를 계획하고 운영해야 할 것인가? 수련회에 다양성이 필요하다. 확고한 목표, 철저한 준비 그리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요구되어진다.

 3.프로그램

 프로그램은 전체 내용이 주제와 교육 목표에 맞도록 진행되어야 한다. 단순한 프로그램들을 너무 많이 계획하여 의미 없이 진행하는 것보다 의미를 잘 살릴 수 있는 복합적인 프로그램이 유익하다. 많은 프로그램을 해야만 유익한 것은 아니다. 또 어떤 특별한 프로그램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청소년기의 발달특성상 '재미있고 의미있는 원리(Funspiration)'에 기초한 프로그램을 계획한다. 더불어 모든 프로그램은 특정한 주제 지향적인 것이 되도록 의도되어야 한다.

 프로그램 작성원리는 다음과 같다.

①모든 프로그램은 주제의 구현을 목적으로 한다. 수련회 주제와 목적에 적합한 내용을 작성하여 학생들에게 일관성 있는 교육이 되도록 한다.
②프로그램을 통하여 나와 다른 사람, 자연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③책임의 이행, 생활과 훈련 중에 행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어야 한다.
④프로그램을 통하여 지식과 정서, 신체적 성장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⑤프로그램을 통하여 하나님을 만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⑥학생의 흥미와 욕구에 맞아야 한다.
⑦모두가 참여하는 것으로 해야 한다.
⑧조건과 자원의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⑨예배, 성서연구, 친교, 생활프로그램의 균형을 이루도록 한다.

 수련회를 운영함에 있어서 강조해야 할 몇 가지가 있다. 새벽과 아침에는 몸을 깨우고 영적으로 워밍업을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오전시간에는 정적인 프로그램으로 성경공부와 특강 또는 실내에서 하는 게임이나 경연대회를 할 수가 있다.

 오후에는 동적인 프로그램으로 주제와 관련된 활동 프로그램을 코스별로 개발하거나 노는 것 위주로 해서 체육대회, 민속놀이, 인디언 캠프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또는 이동 중인 수련회라면 답사나 탐방을 통한 과제 수행을 할 수 있다.

 저녁시간에는 영적인 성격을 강조해서 찬양과 말씀집회 그리고 기도회에 주력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이 때 실천적인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프로그램에 앞서서 학생들이 원만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일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에어콘을 가동하는 집회와 예배 중에 부채질을 하는 환경은 결과에 있어서 천지 차이가 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기도로 준비하는 일이다. 영적인 준비가 없는 수련회는 결국 노는 것으로 끝나는 정도가 아니라 사탄의 방해로 인한 패전의 쓰라림이 남는다. 이로 인해 2학기의 교회학교 운영에 지대한 걸림돌이 된다.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위한 새로운 시도로 여러 가지를 교회들에서 시행하고 있다. 배낭여행, 전도여행, 해외 비전 트립, 과제수행형식, 산행형식 등이 있다.

 여기서는 사랑의 교회 고등부에서 홍정기 목사가 기획하고 실천해온 것들을 소개한다.

◇ 1차 년도 수련회

 이 수련회는 진행 형식은 전통적인 부흥회 스타일을 추구한다. 왜냐하면 오로지 말씀 앞에 끓어 엎드리어 말씀의 지배를 받고자 원했던 신앙선배들의 간절한 열정을 본받기 위함이다. 그들처럼 성령의 뜨거운 불길로 우리의 자아가 소멸되고 성령의 풍성한 임재를 체험하는 그야말로 말씀과 성령으로 새로워지는 위대한 체험을 목표로 하는 수련회이다. 이 수련회는 대개

 1)가능한 한 따로 격리된 장소를 선택하고 세상과 단절된 분위기를 만든다.
 2)하나님을 추구하고 은혜 받는데 지장이 될만한 프로그램이나 요소는 철저히 배제한다.
 3)말씀과 기도하는 시간을 대폭적으로 확대한다.
 4)찬양과 말씀, 기도를 강화하며 우리의 내,외적 환경에 대한 성경적 해답을 추구한다.
 5)성령의 임재와 역사하심을 간절히 기대한다.
 이러한 수련회로 97년도 여름 수련회가 개최가 되어서 뜨거운 기도원 수련회가 되었다.

◇ 2차 년도 수련회

 2년차 수련회는 청소년들의 생활무대를 그대로 교회로 옮겨와서 가감 없이 자신의 생활을 내어놓고, 말씀과 기도 그리고 공동체 안에서 문제의 해결을 시도하며, 함께 축제를 하는 형식의 문화적 요소가 가미된 수련회이다. 이렇게 하는 목적은 교회가 점점 탈 문화화된 고루한 집단으로 인식되는 것을 막고, 교회에서 현대문화의 양식을 빌어서 자신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뿐만 아니라 성경의 말씀이 수천년이란 시간적 문화적 간격을 뛰어넘어서 오늘의 우리의 언어와 문화로 구체화 될 수 있음을 보여 주어야 한다.

 1)가능한 언어적 전달은 줄인다.
 2)생활의 현장을 그대로 옮겨와 그 속의 자신과 문제를 상황화 한다.
 3)가능한 매체를 통한 접근을 시도한다.
 4)찬양, 말씀과 기도를 강화해 집단적으로 겪는 문제의 해결과 치유에 역점을 둔다.
 5)축제적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
 6)장소는 주로 교회에서 한다.

 이를 위해서는 94년도의 수련회가 대표적이다. 오전에는 주제제기 예배로, 오후에는 문화행사로 하여서 첫날은 텔레비젼에서 자주 보는 토크쇼, 음악경연, 음악발표 등의 순서로 진행하고 둘째날은 두 팀으로 나누어 너와나 관계프로그램과 동시에 극장에서 좋은 영화를 관람했고 셋째날은 과제 수행의 날로 정해서 서울역에서 전도를 한 뒤 산행에서 코스훈련을 하였다.

◇ 3차 년도 수련회
 이 수련회는 분명한 교육 목표 아래 자연에 나아가 그곳을 무대로 함께 먹고, 함께 자고, 함께 놀고, 함께 쉬고, 함께 일하면서 타(자연, 이웃, 역사 등...)를 경험하게 하는 캠프형식의 수련회이다. 즉 사고와 경험의 영역을 넓혀주어 성장을 자극하는 실험교육의 장인 것이다. 이 구상은 체험적인 지식의 필요성을 염두에 두면서 새로운 환경, 새로운 경험 속에서 얻어지는 도전과 갈등에로 학생들을 직접 집어넣고 배우게 하는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각각의 체험 속에서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행동하고 의미를 발견해 가는 안목을 길러 주는 것이 중요한 목표이다. 다시 말해 현장이 경험을 통해 배우되, 교회 속에서만 기독교인이 아니라 함께 경험하고 만나는 사람과 상황 속에서 기독교인이 되도록(기독교행동 양식의 습득) 하는데 이 수련회의 목적이 있다.

 1)집결지를 옮기면서 다양한 경험을 가능케 한다.
 2)과정 중 교육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과업을 개발한다.
 3)하나님이 지으신 자연과 사람을 교과서로 살아 배우되 그 속에 숨긴 하나님의 섭리들을 발견케 한다.
 4)과정을 겪어 가는 중에 상담적인 접근을 한다.
 5)소그룹을 기초단위로 하며 가능한 대그룹을 지양한다.
 6)교사와 학생의 영적 준비를 철저히 하여 사전 예상되는 위험과 사고를 방지한다.
 이를 위해서는 95년도 있었던 수련회로 서울 출발하여 대전, 계룡산, 대천, 두레 마을을 다녀오는 체험적인 수련회였다.

 프로그램은 전체 내용이 주제와 교육목표에 맞도록 진행되어야 한다. 단순한 프로그램들을 너무 많이 계획하여 의미 없이 진행하는 것보다 의미를 잘 살릴 수 있는 복합적인 프로그램이 유익하다. 많은 프로그램을 해야만 유익한 것은 아니다. 또 어떤 특별한 프로그램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청소년기의 발달특성상 '재미있고 의미있는 원리(Funspiration)'에 기초한 프로그램을 계획한다. 더불어 모든 프로그램은 특정한 주제지향적인 것이 되도록 의도되어야 한다.

4. 수련회 후속 프로그램

수련회는 출발이다. 그러므로 후속적인 관리가 되지 않는다면 출발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수련회 사후관리는 계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수련회를 은혜스럽게 잘 마쳤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어떤 선교사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이 분은 남미 산악지대에서 살고 있는 원주민들에게 선교를 시작했는데, 이 원주민들이 산악지대에서  얼마나  빨리  달리는지 이 사람들을 잘 훈련시키면 육상대회에서  금메달은 문제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들이 사는 지역은 평평한 곳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얼마가 지난 후, 그 지역에 헬리콥터가 착륙할 수 있도록 산을 깎아서 비행장을 만들기 위해 넓은 운동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들을 데려다가 달리기를 시켜보았더니 최고 기록이 23초였다는 것이다. 이들은 산악지대에서만 훈련받아서 평지를 달리는 근육은 전혀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우리의 신앙도 특별한 기간에만 잘한다고 해서 좋은 신앙이 아니다. 진정한 신앙은 평소의 삶에서 잘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수련회 때 아무리 잘하였어도 일상생활에 돌아와서 잘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비정상적인 신앙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수련회가 끝난 후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수련회가 지나치게 감정적이었을 경우, 그 때의 체험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의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래서 신앙심이 저조해지기도 하고 교회에 안 나오는 학생도 생긴다. 또 수련회의 일정을 너무 타이트하게 했을 경우, 신체적인 피로 때문에 1주일 이상을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런 때 교사는 자기 반 학생들에게 전화해서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새로운 문제가 생겼으면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수련회를 통해 새롭게 교회에 나오게 된 학생들을 잘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또 수련회를 통해 새롭게 결단한 학생들을 한층 더 성장시킬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면, 수련회 동안 하였던 큐티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 수련회 때 뜨겁게 기도했던 기도의 열기를 지속하는 것, 새 친구들을 초청할 수 있도록 친구초청잔치(총동원전도, 문학의 밤)를 계획하고 함께 모여서 준비하도록 하는 것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여름이 오고 방학이 된다는 것은 청소년들에게 기대가 되는 기회가 오는 것이다. 하나님을 향한 갈증이 이번 여름에는 흔쾌히 해결되는 우리 청소년들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를 위한 우리 중고등부 지도자와 교사, 그리고 부모들의 눈물어린 기도와 땀나는 섬김을 통해 [그리스도의 계절]이 임하길 기도한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0년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