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국 청소년교육선교회 총무. 염광교회 협동목사

청소년 문화의 특징은 배움의 문화이다. 청소년은 학생층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학습활동에 투자하게 된다. 주로 학교의 교실에서 이 문화가 형성되며 가정에서의 학습과 학원수강 등으로 연장된다. 이 배움의 문화는 자발적인 총체적 문화 형성이라기보다는 입시 지옥이라는 독특한 한국적 상황에서 형성된 기형적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들이 그들의 생활 속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 낸 문화가 아니고 입시제도에 의해 강요된 획일적인 문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대중문화의 상업성은 성인문화를 퇴폐적이고 쾌락적인 경향으로 이끌어갈 뿐 아니라 청소년들에게 정서적 병폐를 안겨 주고 있다. 특히 획일적인 학습문화에 찌들린 청소년들에게는 하나의 욕구 분출을 위한 통로로 성인 문화상품을 음성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을 갖는다. 이 뿐만 아니라 직접 청소년 시장을 겨냥한 상업적인 문화상품도 대량 생산되고 있다.

최근 한 조사에 의하면 중학생의 62%가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80%가 주로 게임을 위하여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컴퓨터를 소유한 학생의 62.9%가 음란 영상물(디스켓)을 접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주로 게임과 정지사진 활동사진들을 통해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를 통한 음란물과 폭력물은 부모들이 모르게 경험되고 구입이나 복제가 쉬워 청소년들에게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CD롬 등 멀티미디어화 됨에 따라 선명한 해상도의 음란 CD롬 들이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 음란물을 볼 수 있다는 선정성 신문보도가 많아지면서 컴퓨터 통신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났다. 현재 천리안을 통해 성인들을 대상으로 성 관련 잡지에 실린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또한 통신을 통해 음란 디스켓이나 음란물의 판매광고를 보고 구입 할 수 있는 방법이 나타나고 있어 조금만 관심 있는 청소년들은 음란물을 쉽게 주문하여 습득할 수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스포츠신문과 주간신문을 도배하는 음성정보서비스광고도 청소년에게는 독이 되고 있다. 음성정보 서비스에 대한 설문조사를 보면 중고생의 85%가 전화음성정보서비스를 알고 있으며 그중 90%가 이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노래방 등 오락 프로그램이지만 성 관련 서비스가 우후죽순 많아지면서 이에 대한 유혹이 많은 실정이다. 음성정보 서비스는 정보제공의 기능보다는 청소년들에게 오락이나 호기심 충족 차원에서 이용되고 있음이 조사 결과 나타났다.

다음의 내용은 서울지역의 중고등학생 963명(중: 551명 고: 395명 / 남: 556명 여: 385명)을 대상으로 98. 3. 14 - 3. 21에 정보통신윤리위원회와 음대협에서 {전화정보 서비스 청소년 이용실태}를 조사한 것이다.

1. 전화정보 서비스 이용경험

 전화방 등의 국내 폰팅, 국제 폰팅 그리고 700음성정보 서비스를 포함하는 전화정보 서비스에 대한 청소년들의 이용경험에 대한 조사결과, 700음성정보 서비스 이용 경험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963명의 응답자 중 605명이 700음성정보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답함으로써 응답자의 62.8%가 이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중고교생의 10명 중 6명 이상이 700음성정보 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폰팅과 국제 폰팅의 이용 경험은 각각 9.9%(95명)와 3.6%(35명)를 차지했다.

2. 전화정보 서비스 이용 정도

 전화정보 서비스 이용 정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주 1회 정도로 가끔 이용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비스 이용자 중 국내 폰팅 이용자의 3.4%, 국제 폰팅 1.7%, 700음성정보 2.9%가 거의 매일 이용한다고 답함으로써 소수이긴 하지만 전화 정보 서비스에 중독된 청소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전화정보 서비스 전화번호를 알게 된 경로

 전화정보 서비스의 전화번호는 친구를 통해서 가장 많이 알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복 응답이 가능한 이 질문에 대해 응답자 중 201명(20.9%)이 친구를 통해서 알게되었다고 답했으며, 그 다음이 스포츠신문(20.1%), 광고전단(18.6%), 주간신문(16.8%), 생활정보지(13.7%)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에는 구체적인 내용을 기입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내용을 파악할 수가 없었다.

4. 전화정보 이용 후 상대방을 만난 경험

 전화정보 서비스 이용을 통해 상대방을 직접 만나는 경우는 약 9%로 나타났다. 이용자 10명 중 1명 정도가 직접 만난 적이 있다는 것이다.

5. 만남에 이용한 서비스

 전화정보 서비스 이용을 통해 상대방을 직접 만난 경우 이용한 서비스는 국내 폰팅이 가장 많았고(31.6%), 700 음성정보서비스가 다음으로 많았다.

6. 청구된 이용 요금의 최고액

 전화정보 서비스를 이용한 후 전화요금이 가장 많이 나왔을 때의 금액으로는 10만원 미만이 40.4%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20만원에서 50만원 사이(5.8%)였다. 100만원 이상이라고 응답한 이용자도 15명이나 있었으며 이용자의 2.2%를 차지했다.

7. 폰팅 이용 동기

 폰팅을 이용하는 동기에 있어 가장 긍정적인 답변('매우 그렇다')을 많이 한 항목은  '심심풀이로 폰팅을 이용한다'였으며 그 다음이 '새로운 이성친구를 만나고 싶어서'로 나타났다. 이는 폰팅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과 이성친구에 대한 기대감으로 많이 접근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8. 폰팅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

 폰팅을 함에 있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는 일대일 직접통화(32.8%)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 다음이 남녀 신상소개를 포함하는 사서함 서비스(31.1%), 여러 명 동시통화(21.9%) 순으로 나타났다.

9. 폰팅의 주된 통화 내용

 폰팅을 통한 대화 내용은 주로 일상적인 내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중 통화내용이 주로 일상적인 내용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58.5%이고, 다음으로 성과 관련된 내용이 40명(25%)으로 나타나 청소년들의 성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개인적인 고민은 14%, 기타 내용은 12%를 차지했다.

10. 폰팅 이용 이후의 느낌

 폰팅을 이용한 후에 느낌에 대해서는 '재미있었다'가 41.9%로 가장 많았다. '꺼림칙했거나 후회스러웠다'는 경우도 49%에 이르러 부정적인 느낌으로 남는 경우도 절반에 이르렀다. 통화 내용이 머리 속에 남아 한 동안 맴돌았다고 응답한 이용자가 11.4%로, 이는 폰팅이 이용자에게 끼치는 영향력의 지속성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11. 응답자의 전화정보 서비스에 대한 판단

1) 폰팅의 좋은 점(총536개의 응답)
①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다(195개, 연예가 소식/간단한 생활정보9114, 161, 112 일기예보 등/야구중계, 토정비결, 오늘의 운세, 퀴즈, 해외소식, 법률상식, 의료상식, 대입정보, 전화번호정보).
②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노래방, 못했던 이야기를 해서 속이 후련하다).
③ 고민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할 수 있다(31개).
④ 친구를 사귈 기회를 마련해 준다(21개).
⑤ 노래를 듣거나, 노래편지를 보낼 수 잇고, 호출기 멘트 녹음이 가능하다(32개). 
⑥ 뽑히면 상품을 탈 수 있다(12개).
⑦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6개).
⑧ 성에 대한 많은 지식을 알 수 있다(7개).
⑨ 재미있다(60개).
⑩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40개).
⑪ 없다(40개).
⑫ 모른다(59개).

2) 나쁜 점(총 539개의 응답)
① 전화비가 너무 많이 나온다(361개).
② 건전하지 못하다(120개, 무분별한 정보의 남발로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해롭다, 안 좋은 대화내용은 듣기에 거북하다).
③ 중독성이 있다(16개).
④ 상품 받기가 힘들다(1개).
⑤ 시간을 때우기 위한 멘트가 너무 길다(16개).
⑥ 나쁜 길로 빠질 수 있다.
⑦ 시간 낭비(14개)
⑧ 음란한 나쁜 서비스가 많다(38개, 성에 관한 이야기, 이성체험고백, 야한 이야기).
⑨ 나쁘다(12개).
⑩ 없다(9개).
⑪ 모른다(32개).

청소년기의 고독을 해결하고 인간의 원래적인 만남을 필요로 하는 청소년들에게 우리 교회가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째, 교사들이 학생들의 마음을 읽고 따뜻하게 용납할 수 있는 대화의 시간을 자주 갖도록 한다.
둘째, 전문상담 교사가 학생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반을 맡는 담임을 복수로 하여 한 사람은 가르치는 일을 하고 다른 한 사람은 학생을 관리(생활지도)하는 역할 분담을 통해 보다 실제적이고 전문적인 접근을 하도록 한다.
넷째, 가정에서 부모와 학생들이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부모교육을 실시한다.
다섯째, 학생들이 하나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훈련을 하도록 한다. 큐티 교육이나 제자훈련을 통해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도록 지도한다.
여섯째, 청소년 대상의 찬양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킨다.
일곱째, 공동체 프로그램을 통해 반 학생들이 서로 친밀한 관계를 계발하도록 지도한다.

여중학생의 원조교제가 문제가 되고 이제는 남자고등학생들의 역원조교제가 나타나고 있다. 성에 관한 한 우리의 의식은 마비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이미 우리들은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르고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대안은 하나일 수밖에 없다. 절박해지면 절박해질수록, 그리고 안타까우면 안타까울수록 해야할 일, 그것은 관계의 회복이다. 비뚤어지고 탈색되어 버린 전도된 우리들의 인간 관계를 다시금 본래적이고도 도덕적인 인간관계로 되돌리는 일, 그것은 신앙과 신뢰 위에서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바로 우리 교회와 가정에서 말이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0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