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들이 있어 살맛나는 세상이다. 세계 최고의 수영 스타로 발돋움한 박태환(18, 경기고) 선수,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연 이강석(22, 의정부시청) 선수, 세계피겨선수권에서 세계 최고 점수를 기록한 피겨요정 김연아(17, 군포 수리고) 선수 등 한국의 신세대 스포츠 스타에 세계가 놀라고 있다.

또 한국 펜싱 사상 처음으로 세계 정상에 등극한 땅콩 검객 남현희(26, 서울시청) 선수는 여자 펜싱(플뢰레)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 쇼트트랙 안현수 선수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연패를 달성하며, 다른 선수들이 감히 범접하지 못할 위업을 달성했다.

이뿐 아니다. ‘꿈의 무대’라는 샤넬 패션쇼에 패션모델 김다울(17) 양과 한혜진(24) 씨가 화려한 워킹을 선보였다. 세계 톱디자이너들의 패션쇼에 동양계 모델이 한 명쯤 등장하는 것은 관례. 아시안 모델은 아예 기용하지 않는 디자이너도 적지 않다. 패션계의 이런 현실에서 그들의 등장은 값진 쾌거가 아닐 수 없다.

박세은(18) 양은 세계적인 권위의 스위스 로잔 국제발레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지난해 9월엔 세계적 권위의 영국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를 동양인 최초로 김선욱(19) 군이 평정했다. 각종 세계 대회를 휩쓰는 한국 비보이(B-boy, Breakdancing boy)들의 대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주는 젊은이들의 선전은 놀라움을 넘어선다. ‘경악’이라는 표현이 나올 법도하다. 이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세계 최초’ 또는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의 장벽을 넘기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의 고정관념이, 젊은이들의 거침없는 행보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도전과 모험 없이 현실에 안주하려는 기성세대에 대해 젊은이들은 그야말로 ‘거침없이 하이킥’이다.

이제는 카리스마 시대가 아니다. ‘카리스마’의 우스개 표현인 ‘칼 있으마’의 ‘한 칼’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카리스마를 뛰어넘어 ‘포스’(Force)가 유행하는 세상이다. 과연, 우리 시대의 대한민국을 이끄는 젊은이들의 ‘포스’는 무엇일까?

혹독한 훈련, 단점을 강점으로 만든 비결
‘국민남동생’ 또는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가 나오기까지 수영은 우리와 거리가 먼 종목이었다. 수영은 아시아에서 어느 정도 성적은 올리고 있었지만, 세계 대회에서는 벽이 존재해왔다. 항상 예선 탈락을 도맡아 했다. 혹여 결승에 진출했다고 해도 최하위권 성적이었다.
그러나 이제 한국은 그로 말미암아 수영 강국이 됐다. 잘 알려진 대로 박 선수는 7살 때 천식치료를 위해 수영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초등학생 때 이미 또래 선수들의 기량을 훌쩍 뛰어넘어 성인 선수와 겨룰 수 있을 실력을 갖췄다. 유연성과 부력, 엄청난 폐활량 등 천부적 자질을 타고 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만하지 않고 정신력 하나로 하루 15km 이상 물살을 거르는 고된 훈련을 묵묵히 견뎌내며 기량을 가다듬어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한 마디로 노력형 천재인 것이다.

변변한 연습장 하나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굴하기는커녕 오뚝이처럼 일어나, 강렬한 투혼을 발휘해 세계 정상에 오른 김연아 선수도 박태환과 닮은꼴이다. 한국 피겨는 서구 선수들에게는 체격에서 밀렸고, 중국·일본에는 체계적인 육성 프로그램과 시설에서 한참 뒤졌다. 그래서 세계무대는 물론, 아시아권에서도 중국 일본 세에 끼어들지 못했다.

김연아 선수가 피겨를 시작하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언니가 타는 모습에 반해 고모가 버린 낡은 스케이트를 주워온 게 계기였다. 그 후 김 선수는 끊임없이 엄습해오는 허리 통증을 호소하면서도, 하루 18시간의 혹독한 연습을 감내해냈다. 그 역시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천재다. 승리는 끊임없는 단련의 결과일 뿐이었다.

이강석 선수는 꿈나무 시절 논바닥 스케이트장에서 실력을 키워왔다. 박세은의 어머니는 “발레 슈즈를 한번 사면 며칠밖에 쓰지 못하다 보니 평소 구입비용이 만만치 않았다”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들의 괄목할 만한 성적은 나름의 여건을 이겨내고, 자신의 여건을 최대한 활용한 데서 찾을 수 있다.

남현희 선수가 땅콩검객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154㎝의 단신 때문이다. 이제 남 선수는 고작 70여명의 여자실업 펜싱선수 속에서 피어난 보석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맥시멈크루’ ‘라스트포원’ 등 한국의 비보이 팀들은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했다. 거명하기도 버거운 수많은 비보이 대회를 휩쓴 우리의 젊은 영웅들은 시쳇말로 ‘숏다리’ 들이다. 세계 최고 권위의 쇼팽 콩쿠르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한 피아니스트 임동민·임동혁 형제, 그리스 마리아 칼라스 국제콩쿠르 남자 성악부문에서 1위 없는 2∼4위를 석권한 문정현·양태중·이응광·허종훈도 ‘하면 된다’는 희망을 현실로 옮긴 영웅들이다.

열정으로 사는 그리스도인
한국을 빛낸 요즘의 ‘젊은 그들’은 앞선 세대와는 다르다. 좋아하기에 힘든 훈련을 마다 않고 좋아하기에 온몸을 던진다. ‘헝그리 스포츠’ 시절을 뒤받치던 ‘배고픔의 힘’을 넘어서는 뭔가가 거기 있다. 대한민국 영파워들은 잔재주를 부리기보다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는 진리, 영광의 결과 뒤엔 최선을 다해 땀 흘린 과정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는 “심은 대로 거둔다”는 성경 말씀과 부합하는 삶이다. 세상의 어떤 것을 얻기 위해서는 고난의 순종을 통해서 가능하다. 고통과 어려움 앞에서 포기하면, 결국 평생 그런 삶을 살고 만다. 얻기 위해서는 뿌려야 하고 투자해야 한다. 하나님 나라의 원리 공식도 그렇다.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둔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만의 감춰진 금맥과 금광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 금맥과 금광은 새로운 도전을 통해 스스로 찾고 캐내고 발굴하지 않으면 영원히 묻히고 만다. 자신만의 노다지를 캐내는 작업이 바로 ‘열정’(Pathos)이다.

특히 그리스도인의 열정은 사람을 민첩하게 만든다. 다니엘은 마음이 민첩한 사람이었다. 민첩하다는 것은 아주 놀라운 영을 소유했다는 뜻이다. 성령은 민첩하게 만든다. 자발성과 기쁨이 있기 때문에 민첩해진다. 은혜 받은 사람은 주의 일을 위하여 민첩해진다. 성령은 새롭게 하는 영이다(딛 3:5). 성령으로 인해 민첩함과 신선함을 회복하여 열정으로 사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할 때다.

우리는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하이킥’을 해대는 대한민국 영파워들을 통해 ‘열정’이 주는 축복을 만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