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원 / 미주중앙일보 기자
 

▲ 사랑의교회 담임 김승욱 목사는 단기선교학교 비전을 '킹덤 드림'이라고 설명했다.

남가주 사랑의교회는 미주 한인교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중산층 동네로 알려진 남가주 오렌지카운티에 자리 잡은 크고 부요한 교회다. 성장과 풍요도 축복의 열매이니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다.

사랑의교회에서 다음달 13일 단기선교학교가 열린다. 대형교회에선 수많은 행사가 끝없이 이어지지만 이번 선교학교가 눈길을 끄는 연유가 있다. 남가주 사랑의교회는 한국 사랑의교회가 뿌리내린 전통을 이어받아 제자훈련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교회가 제자훈련으로 싹트고 커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인들을 상대로 집중적이고 광범위하게 펼쳐지는 제자훈련의 덕을 톡톡히 본 교회도 사랑의교회다. 개척 목회자인 오정현 목사가 한국으로 떠나고 후임 목사를 청빙하는 공백 기간에도 대부분 흔들림 없이 견고한 모습을 지켜갔다.

그러나 제자훈련은 내부 지향적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현실적으로 교회 구성원에게 전하고 가르치며 훈련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사랑의교회는 올해 각종 단기선교에 참여하는 교인이 1000명을 넘어 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선교 신청서에 서명한 사람들의 숫자를 감안한 수치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일 년에 80여 명 정도가 단기선교를 떠났던 점을 생각하면 엄청난 변화다. 지난해 550여 명으로 급증하던 게 올해는 1000명을 돌파하며 수직 상승하는 것이다.
제자훈련을 통해 안으로 응축됐던 에너지가 비로소 세상을 향해 폭발하는 형세라고나 할까.
담임 김승욱 목사는 오는 8월이면 부임 2주년을 맞는다. 이번에 처음으로 열리는 단기선교학교는 김 목사의 비전이 서려 있는 작품이다.

“단기선교학교는 우리 교인을 위한 행사가 아닙니다. 소형 이민교회와 타민족 교회 그리고 1.5세와 2세를 도우려 마련된 겁니다. 단기선교를 왜 가야하고, 어떤 자세로 참여해야 하며 돌아와서는 뭘 할지, 전문가들을 초청해 나누자는 게 목적이죠.”

매년 여름이면 곳곳에서 많은 단기선교팀이 떠나지만 체계적이고 수준 높은 훈련을 받으며 준비할 기회가 흔치 않은 게 사실이다.

대형교회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규모가 작은 교회서 전문적인 선교 교육을 마련하긴 벅차다. 또 영어권 한인 젊은이들이나 자생력이 약한 중국계, 베트남계, 히스패닉 교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단기선교학교에는 선교학으로 유명한 풀러신학대학원의 셔우드 링겐펠터 부총장과 더글러스 맥커넬 선교대학원장, 엘리자베스 브루스터 교수가 강사로 나온다.

또 선교행정 전문가인 도문갑 선교사와 1.5세 출신 백운영 선교사, 단기선교 저서를 쓴 백신종 선교사가 각각 강의를 맡을 예정이다. 좀처럼 보기 힘든 강사진임에는 틀림없다.

“저희가 받은 축복을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의 방향을 과감하게 선교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선교는 하나님의 요구이며 가슴입니다. 이민교회들이 자부심을 갖고 선교하도록 돕겠습니다.”

김승욱 목사는 선교가 이민교회에 주어진 사명이며 하나님의 비전이란 사실을 교인들에게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이민 1세와 2세가 하나 되는 고리가 다름 아닌 선교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킹덤 드림’이란 말을 자주 한다. 하나님의 나라 차원에서 꿈을 갖자는 이야기다.
선교를 중심으로 은혜를 사모하고 예배하며 킹덤 드림을 함께 안고 갈 때 다음 세대까지 교회가 반듯이 세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커뮤니티를 섬기는 일을 강조하는 배경도 물론 킹덤 드림이다.

김 목사는 토요다 캠리를 몰고 다닌다. 필라델피아 전임 교회도 그 지역서 가장 컸지만 중고 미니밴을 운전했다. 40대 초반 1.5세 목회자인 그는 한국어와 영어에 능통한 장점이 있다. 목회자의 권위를 겉으로 내세우지도 않는다. 여름이면 반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다닌다.

청소년 수련회에서 브레이크 댄스를 흉내 내는 그를 보고 어린이들까지 교회 복도에서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한다. 교회 사역자들과도 월남국수와 샌드위치를 나눠 먹으며 격의 없이 어울린다.

그러나 사랑의교회는 변화하고 있다. ‘하나님의 나라’라는 단단한 비전이 드리우는 내면의 권위가 리더십을 받치고 있는 까닭이다.
마치 거함이 대양에서 항로를 바꾸며 전투태세를 갖추듯 교회에는 요즘 사명감과 열정이 넘실거리고 있다. 단기선교학교는 커뮤니티와 함께 벌이는 연합작전의 첫 포성이 될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