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사립학교법은 잘못된 것이다. 국가는 교육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 손봉호 총장(동덕여자대학교)이 3월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기독교정치연구소(이사장 황우여)가 주관한 ‘제1회 크리스천정치아카데미’에서 “현 정부의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해 개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이날 ‘아브라함 카이퍼 속에 나타난 기독교정캄란 주제로 강연한 손 총장은 “학교가(동덕여대)가 정부의 원칙에 준하는 학교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공식적인 의견을 말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사학법은 잘못된 것이다”며 정부의 사학법 개정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유럽의 모든 대학이 국립대학이지만 학문에 대해서는 전혀 간섭하지 않고 있는 것을 예를 든 손 총장은 “미국의 경우 돈이 없어 사립대학을 갈 수 없는 사람에게 주립대학은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주지만 교육에 대한 커리큘럼을 정하지는 않는다”며 정부의 교육 간섭에 대해 비판했다.

“우리나라의 사립학교법은 청교도 정신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또한 기독교적 신앙은 국가가 간섭할 문제도 아니지만 교회가 국가에 대하여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해서도 안 된다. 회사가 직원의 가정 문제에 개입하면 월권이듯이 국가가 교육을 간섭하는 것은 월권이다.”

아브라함 카이퍼가 주장한 국가, 사회, 교회가 서로의 독립된 ‘영역에서 주권론’을 토대로 각각의 문제를 각자가 해결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손 총장은 “다만 두 영역 사이의 갈등을 국가가 조절할 수는 있지만 정부가 모든 영역에서 간섭할 수는 없으며 이것이 정치인의 임무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서 손 총장은 “우리나라 정치인은 사회의 곳곳에서 영향력을 크게 발휘하지만 정치가 안정되면 정치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며 “스위스에서는 총리가 누가 됐는지 관심이 없고 네덜란드도 총리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60%이지만 유명한 축구선수 이름은 모두들 아는 이유는 그만큼 안정됐기 때문이다”며 각자의 영역에서 책임감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손 총장은 “정치를 하라는 많은 부탁을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며 “나는 교육하는 은사를 가졌기 때문에 잘 가르치는 일만 하면 된다”고 말해 정권 교체 때마다 정권입문을 권했지만 사양했다고 밝혔다.

손 총장은 “정치는 공의와 분배를 잘하는 것이고 이것은 기독교인들이 기독교적 정치를 할 때 가능하다”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권한을 주신 것은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