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우 / 대신총회신학원 교수, 초이화평교회 목사

어느덧 진달래,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는 봄이 왔습니다. 추운 겨울이 오자 분명히 만물이 다 죽은 것처럼 보였지만 그러나 다시 살아났습니다. 예수께서도 2000년 전에 십자가의 죽음에서 부활하셨습니다. 제도화된 종교지도자들과 로마 제국의 힘 앞에 죽으셨던 분이 살아 난 것입니다.

그 분이 죽으신 과정은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이뤄졌습니다. 유월절 닷새 전 예루살렘 성에 입성하셨고, 목요일 밤에 붙잡혀 금요일 오전 3시 (현재의 시간 오전 9시) 에 사형 집행을 당하셨고, 금요일 제 9시 (현재의 시간 오후 3시)에 운명하셨습니다. 안식일이 세 시간 밖에 남지 않았던 터라 안식일에는 통행 제한 거리가 있어 장례를 치를 수 없었기에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시체를 받아 세마포에 싸고 시체 냄새 없애는 향유를 바르고 새 무덤에 모셨습니다. 너무나 급박하게 처형되자 급히 장례를 했고 그 다음날 안식일에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으므로 더더욱 마음이 아팠을 것입니다. 그래서 안식 후 첫날 새벽에 보행 제한 거리가 풀리는 날이 되자마자 달려갔을 것입니다. 그들은 가면서 부활을 기대하고 간 것이 아니라 인간적 연민이 컸던 것입니다.

저도 1년 반 전에 아버지께서 소천 하셨는데, 저의 모든 것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만큼 아버지 목사님은 저에게 너무나 큰 존재 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으셨을 때 제자들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예수께서도 부활하였듯이 우리도 역사의 종국에 모두 부활할 것입니다. 그 소망을 갖고 있기에 우리는 승리적 관점을 가지고 살게 되는 것입니다. 저의 아버지 목사님도 부활하고, 할아버지 목사님도 부활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부활절을 맞이하여 죽은 우리의 역사가 부활할 줄 믿습니다. 한국 교회가 부활할 줄 믿습니다. 민중의 눈물겨운 살이가 부활할 줄 믿습니다. 우리의 심령이 옛사람에서 새사람으로 부활될 줄로 믿습니다.

지금은 자연도 십자가를 지고 있습니다. 환경오염을 봅시다. 생활하수로 말미암아 수십 년 전 빨래했던 중랑천에서 물고기가 떼죽음 당했고, 산업하수, 축산하수, 대기오염, 토양오염, 농약으로 인한 토지 산성화, 해양오염으로 인한 적조발생 등으로 생태계의 파괴는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스 큉이 말한 것처럼 지구 모든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하는데,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한스 큉의 대안대로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지구촌 윤리가 성립되어야 합니다.

교회도 십자가를 지고 있습니다. 방화 목사 사건, 강간 목사 사건, 강남길 부인 사건, 에이즈 걸린 목사 부인, 언론에 이미 철퇴를 맞았던 금란교회, 만민중앙교회 사건 등 많은 사건이 무거운 십자가로 지워져 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부활의 신앙이 그리워지나 봅니다. 부활을 한 예수는 창조 때 말씀으로 창조하셨던 바로 그 빛이셨습니다. 그 말씀이, 그 빛이 이 땅에 내려 오사 고난의 십자가를 지시고 우리 대신 형벌을 받으시고 다시 사심으로 부활이라는 새 창조를 하신 것입니다.

사복음서에 나타난 예수의 부활 사건만을 소개할 때는 그 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분은 태초에 말씀으로 창조하셨던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말씀, 그 빛이 우리 가운데 오셨다가 부활하신 것입니다. 천지창조 때에 무에서 창조하신 분이기에 무에서 부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부활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창조주이신 그 말씀, 그 빛을 보지 못하고 피조된 세계에 얽매여 살기 때문입니다. 창 1: 6-10에 보면 빛의 창조가 있었고, 창 1: 14-19에 보면 두 광명의 창조를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말씀의 명령으로 고정된 것들의 법칙을 창조하셨습니다. 창공에서 날들과 연한들과 계절들이 완전히 규칙적으로 영원불변하게 생성하고 있습니다. 이것들을 지배하는 것은 숫자라는 법칙입니다. 태양으로 인해서 숫적 개념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어리석게도 피조된 이런 숫적 개념에 얽매여서 오히려 그것들을 섬기고 있습니다. 태양을 섬긴다든가, 그저 시간에 얽매여서 자신의 연륜을 내세워 지연, 혈연의 사슬을 만들어 거기에 매여 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고정된 것이 인간의 삶에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서 인간이 이러한 세계 속에서 위로를 얻으려 합니다. 무신론자들은 고정된 것들의 법칙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 창조주 없이 독립적입니다.

그러나 창조자를 믿는 우리는 참된 시간 개념을 알게 되었습니다. 날들과 연한들과 시간들을 규정하는 숫자는 하나님의 명령에 의하여서만 보존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숫자는 하나님의 창조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고정된 것에 지배를 받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하나님의 지배를 받는다는 사실을 믿습니다. 그래서 고정된 법칙을 뛰어넘는 초자연적인 역사가 있다는 것을 압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그 세계의 창조자로 믿습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인간은 고정된 것이 우리와 하나님 사이를 단절시켜서 보았습니다. 이런 삶은 고정된 법칙이 인간을 지배한다고 보아서 자신의 이성의 오만함의 카테고리를 벗어나면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고정된 것은 현실적인 오늘의 시대에 자기 자신의 독립적인 존재를 내세워 하나님을 대항하고 자기를 높이며, 창조주에게서 자신의 힘을 탈취하여 갖게 됩니다.

이렇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의 죄과 때문이며, 태초를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현대 과학은 창조주 없이 고정된 것을 이해하려고 하였습니다. 법칙과 수를 알지만 무신성에 빠진 그것들만 압니다. 하나님 대신 자신을 독립 존재로 보는 자들입니다. 여기에서 세속주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황우석의 사기 사건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무신화 된 피조의 세계를 넘어서 그 피안에 있는 하나님을 믿고 있습니다. 빛이 있기에 태양이 있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태양보다 먼저 있었습니다. 빛은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 하는 것입니다.

사실 살아가면서 일정한 법칙을 가지고 움직이는 내 작은 몸도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지 못하고 살지 않습니까? 감히 하나님의 물리학을 우리가 어찌 다 알 수 있다고 오만하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창조주를 인정치 않는 오만함 때문에 부활을 믿지 않는 것입니다.

창 1: 11-13 과 1: 20-25에 식물과 새, 물고기, 육축의 창조가 나옵니다. 최초에는 형태가 없는 것이 창조되었고 그 다음에 율동 속에서 형태가 나타나고 그 다음에 법칙과 수 속에서 제2의 형태가 창조되었습니다. 창조자는 피조물들이 순종하여 하나님의 작품인 것을 인정하기를 바라십니다. 이 순종의 모습으로 자기 작품이 자신을 영화롭게 하기를 바라십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하나님의 명령은 죽은 것 속에서 산 것을 창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돌들 속에서 아브라함의 자손을 일으키게도 할 수 있고, 죽은 대지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부활하도록 불러낼 수 있으신 분입니다. 대지가 생물의 모체가 되어 대지의 캄캄한 죽음 속에서 생명이 솟아 나오게 하셨습니다. 하지만 생물과 창조된 것은 신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시기 바랍니다. 그러므로 피조물을 섬기고 우상시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단지 창조된 피조물일 따름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잘 보전할 의무가 있는 것이지 그것을 섬길 필요는 없습니다.

저절로 만들어진 피조물은 없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만 존재한 것입니다. 법칙과 생명을 창조하는 생명은 무에서부터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것입니다. 그 작품 자체가 좋습니까? 아닙니다. 그 피조물 작품에 대하여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라고 말씀함으로써 좋은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좋으려고 경배와 찬양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닐까요?

이 창조와 부활의 사건은 말씀이 없이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의한 창조입니다. 태초에 창조하셨던 말씀이 우리에게 또 말씀으로 오셨습니다. 그 이유는 탐욕으로 타락하여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진 우리를 십자가와 부활의 사건으로 새 창조 하려고 말씀으로, 그리고 빛으로 오신 것이 아닐까요? 나는 주 안에서 죄와 정사와 권세를 잡은 사탄의 세력에서 벗어나 새 피조물이 되었습니다.

오늘날도 하나님의 보존이 아니면 저절로 갈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모든 생물은 하나님을 떠나서는 그 의미는 ‘무’입니다. 인간은 생명을 떠나면 물건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하나님의 생명을 떠나 오직 하찮은 것들, 즉 돈과 권력과 명예와 탐욕을 좇아 사는 옛사람의 모습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생물의 원천은 ‘무’입니다. 말씀에 의해서만 법칙이 나왔기에 법칙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됩니다. 법칙의 주를 인정해야 합니다.

죄와 정사와 권세를 잡은 사탄의 세력에 속한 사람들은 부활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피조물을 창조하신 그 분께서 피조물의 법칙을 지배하시기에 능히 부활하실 수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러면 부활절을 맞이하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부활절에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사람으로 회복되어야 합니다. 창 1: 26-27을 보시기 바랍니다.

피조물이 창조자에게 영광을 돌리기에 하나님께서는 그의 작품을 사랑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도 자연환경을 아끼고 사랑하고 보전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마구 파괴되는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실천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창조된 것은 법칙화 된 것이고, 법칙 속에 구속된 것이고, 제한된 것이며 자유로운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하나님의 경륜 속에 동참하게 하시려고 우리를 불러내신 것입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함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그의 형상으로 창조하셨습니다. 이 유비는 관계의 유비(analogia relations)입니다. 관계의 유비는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설치한 관계입니다. 하나님께서 제정한 이 관계에서만 비슷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인간은 진화의 과정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습니다. 언제나 하나님의 새롭고 자유로우며 아무런 제한도 없는 작품입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믿음으로 사는 사람만이 태초를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을 빛으로 나타내셨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우리는 하나님의 성품을 닮았습니다. 그래서 생명을 볼 때마다 하나님의 성품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로봇으로 창조하지 않으셨습니다. 그의 경륜으로 예정하시고 택하셨으나 죄는 창조하지 않으셨기에 인간이 굳이 범죄 하겠다고 우길 때 “허용적 작정”을 하신 것입니다. 우리 인간은 하나님의 창조에 순종할 때에만 진정한 자유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에만 자유로운 존재가 됩니다. 인간은 창조자를 찬양하기 위해서 자유로운 것입니다. 이 자유는 관계성입니다.

창조주는 자신을 위해서 인간을 자유롭게 하였습니다. 여기에 우리 믿음의 파라독스가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위해서 자유로울 때 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주의적인 자유의 개념은 결코 자유라고 볼 수 없습니다. 내 욕심만 채우려고 사는 것은 자유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 살 때만 자유로운 것이다.

태초에 남자와 여자를 창조했습니다. 인간은 홀로 있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서로 간에 의존되어 있는 존재입니다. 소극적인 자유는 “~로부터의 자유”이지만, 적극적인 자유는 “~를 위한 자유”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단절될 때 그것은 부자유입니다. 인간은 피조된 세계의 주인이며, 통치의 위탁과 능력을 부여받았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으로부터 통치의 위탁과 능력을 부여받은 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간을 억압하거나, 자연을 억압해서는 안되고 잘 보전해야 합니다.

그런데 왜 피조세계가 일그러져 갈까요? 오늘날 우리가 잘 다스리지 못하는 이유는 인류가 세계를 하나님의 창조물로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통치권을 받은 것으로 보지 않고 그 통치권을 자기 욕심 속으로 강탈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 형제와 자연환경은 모두 하나에 속한 것입니다.

최초에 우리 인간이 지녔던 하나님의 모습은 어떠했을까요? 하나님과 타인을 위하여 인간이 자유롭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세계에 대한 인간의 통치권에서 인간이 피조물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 부활절에 여러분은 “전적 타자의 삶”으로 새롭게 부활하시기 바랍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전적 타자의 삶”의 극치인 십자가의 죽음으로 우리가 죄로부터 자유를 얻었고, 그 분이 부활하심으로 우리는 승리적 관점을 가지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태초에 말씀으로 창조하셨고, 범죄한 우리 인간을 위해 말씀으로 오신 분을 믿지 않으면 세파에 찌들고, 근심과 두려움, 죄의 속박 속에 살게 됩니다. 말씀의 빛이 우리 심령에 비칠 때에 우리는 부활의 신앙을 갖게 됩니다. 눅 24: 1에 보면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후 사흘 후 여자들이 무덤으로 갑니다. 시체가 보이지 않자 눅 24: 4에 보면 “근심”하였습니다. 생전에 부활하리라는 말씀과 시 16: 10-11에 예언되었던 말씀을 잊었을 때는 근심에 휩싸였습니다. 말씀을 잊은 삶은 근심과 두려움, 분노와 초조감 등으로 얼룩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 여인들에게 눅 24: 6에 “갈릴리에 계실 때에 너희에게 어떻게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라”는 말씀을 하자 8절에 “말씀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이들은 부활을 증거 하는 “전적 타자의 삶”으로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부활의 말씀을 듣고 이 세상에서 전적 타자의 삶, 그리고 종국적 승리를 바라보며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네가 그렇게 살기를 바라거나, 내 형제가 그렇게 사는지를 감시하는 자세, 평가와 비판하는 자세를 갖지 마시고 내가 먼저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