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에 있는 세습, 재정비리, 인적비리 등 악한 것과 부정직한 것이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죄 때문이다.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지만 여전히 교회 안에서도 죄가 역사한다. 사탄의 공격 대상은 세상이 아니라 교회이며 하나님의 자녀이다. 이미 세상은 죄가 일반화되어 있기에 죄로부터 멀어지고자 하는 교회와 하나님의 자녀를 공격하는 것이다.”

강영안 교수(서강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공동대표)는 2월 9일 장로회신학대학 세계선교협력센터에서 열린 기윤실 대학생위원회 9기 입학식 개강예배에서 교회 안의 악의 문제를 죄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을 “하나님이 우리를 원칙적으로 의롭다 하셨고, 자녀 삼았지만(신학 용어는 성화, 거룩) 우리는 여전히 죄 가운데 있다”며 “교회는 성도들의 모임이지만 죄인들이 훈련받는 장소다”고 강조했다.

세상은 자기중심성이고 이것은 인간존재의 가장 깊은 욕망인 지배, 쾌락, 돈 등으로 나타난다. 강 교수는 이 세상의 욕망을 교회가 초월해서 타자중심적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기중심적이 되는 것이 문제라며 교회는 여전히 지배와 쾌락, 돈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이것이 교회가 세상적인 이유라는 것이다.

“돈을 사랑하는 이유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힘은 원인과 결과를 가져온다. 돈은 물리적 힘이 아니라 교환의 힘(구매력)을 가지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 시장이 형성되었다는 것은 모든 것을 사고파는 관계로 만든 것을 의미한다. 시장이 없을 때는 사랑, 공기, 물 등 사고 팔 수 없는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랑, 지식, 권력 등 모든 것을 살 수 있다는 확신을 주고 있다. 돈의 힘은 사고파는 관계가 있는 어느 곳에서나 발휘된다.”

강 교수는 교회에서 돈의 힘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거래를 없애는 것 즉, 거래 관계를 초월 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교회는 신앙과 하나님과의 관계를 거래관계로 연결시키는 것이 문제다. 그는 “주고받는 것이 아닌 관계, 주면 받지 않는 것, 기부하는 것”이 바로 교회가 돈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미성숙한 기독교인들이 “100만원 필요하면 십일조로 10만원을 미리 낸다”는 식의 투자 개념의 신앙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했다.

“기독교의 정신은 돈의 힘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거래가 아닌 감사의 표현일 때 세상에 하나님의 은혜를 확장해서 작용하게 된다. 힘은 섬김을 위해 주신 것이다. 그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십자가 사건이다. 절대 힘을 가진 분이 절대적 무력에 이른 것이다. 마가복음 10장 45절에서는 예수님이 오신 것은 세상을 섬기려 함이라고 이야기 하신다.”

또한 강 교수는 교회가 세상보다 더 세상적인 또 다른 이유는 “말씀을 통해 그리스도인의 성품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그저 듣고 생각하고 그칠 뿐 자신이 성경의 가르침의 성품으로 변화하지 못해 교회가 세상적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독인들의 성품의 변화는 말씀을 읽는 데서 비롯되지만 그릇된 성경읽기로 인해 전혀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했다. 강 교수는 “성경을 읽는 방식이 지적, 도덕적, 심리적 만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기독교적 성품을 형성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기 위해 읽을 때” 성품이 변화한다고 강조했다.

“시편1편의 ‘묵상하는 자로다’에서 묵상은 히브리어로 씹는다는 의미이다. 예레미아 15장 16절의 말씀을 얻어먹었다 할 때 먹는 것도 씹어 먹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이사야 31장 4절의 사자가 식물을 움킨다고 할 때 움키는 것과 같은 언어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꼭꼭 씹어서 소리 내어 읽어 그 말씀에 따라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 이것이 세상적이 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

강 교수는 말씀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키고 깊이, 열심히, 넓게 생각할 때 비로소 교회가 세상적인 것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