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섭 교수(기독교상담학)

1)행복이란 무엇인가?   2)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한가? [지난기사보기]
3)행복한 사람들의 특징 [지난기사보기]

4) 행복의 조건: 무엇이 있으면 행복한가?

행복학을 연구하는 이들의 일관된 관심사는 “무엇이 있으면 행복한가?”, “어떤 생활조건이 행복과 관련이 있을까?”하는 것이다. 과연 행복의 조건은 무엇인가?

①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행복하다.
첫째, 연령과 상관없이 행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건강과 신체적 조화이다(Myers, p.76). 신체적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육체적 운동이다. 행복한 하루의 필수요소는 육체적 운동이다.
“나는 운동하는 동안이 아니라 운동을 끝내고 나면 언제나 기분이 좋다. 이런 이유는 운동을 하면 엔돌핀이라는 특정 마약과 비슷한 자연적 항 우울제가 나오기 때문이다. 매일 운동하는 것은 필수적 습관이다”(Koch, 2000, p.192). 16년간에 걸쳐 하버드 대학교 졸업생 17,000명을 조사해 봤는데 운동을 한 사람들이 안 한 사람들보다 장수를 누린다는 결론을 얻었다(Myers, p.76). 규칙적인 운동은 우울증에 걸리거나 스트레스에 시달릴 확률도 감소시킨다.

스위트(2001)는 “나이와 상관없이 하루에 30분씩 운동을 하면 체중은 줄어들고, 영적인 능력은 강화되며,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 …사실 걷는 것만으로도 에어로빅, 조깅, 라켓볼, 테니스 등을 하는 것과 같은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운동은 건강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심장병, 당뇨병, 고혈압 등을 막는 좋은 예방책”(pp.90~92)이라고 제안하고 있다.

② 웃음은 건강에 좋은 양약과 같다.
인체물리학적으로 웃음은 사람들이 슬픔과 모순에 부딪칠 때 윤활제 역할을 해주며,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심지어 면역체계를 강화시켜준다(스위트, p.34). 김경태(1991)는 웃음에는 건강작용과 친화작용, 집중작용, 그리고 기억작용의 효능이 있다고 했다. 웃음이 건강에 미치는 이점에 관한 연구가인 William Fry(1984)는 “건강한 영혼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은 적어도 하루에 100~400번 가량은 웃는다. 내적 조깅인 웃음은 아픔을 없애는 카타골라민의 생성, 칼로리의 연소, 동맥긴장완화, 소화효소 분비촉진, 내분비 계통의 자극에 영향을 준다.”(p.262)라고 말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라는 말은 어느 연령층에도 해당되는 좋은 말이다.

5) 행복한 생활에는 일과 여가와 휴식의 조화가 필요하다.

둘째로, 행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만족하고 여가와 휴식을 누릴 줄 아는 사람들이다. 일은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다. 일은 인간의 타락으로 주어진 형벌이 아니라 창세로부터 인간은 일을 하면서 살게 되어 있다. 다만 인간이 범죄함으로 즐거운 일을 힘든 일로 만든 것이다. “우리는 살기 위해 일하지 않고 일하기 위해 산다. 우리는 주어진 일을 통해 사명을 성취한다. 생명과 사명과 소명은 늘 함께 한다”(한기채, 2002).

노동이나 일은 해악임과 동시에 하나의 축복이지만 축복에 더 가깝다. 하는 일없이 무위로 보내는 것보다는 할 일이 있는 것이 더 좋고, 자기가 만족하는 일을 하는 것은 더욱 좋은 것이다. 러시아의 극작가 Maxsim Gorky는 “일이 기쁨일 때 삶은 환희요, 일이 마지못해 해야 하는 의무일 때 삶은 노예생활이 된다”고 하였다(Myers, p.129). 일에 얼마나 만족하느냐 하는 것은 곧 인생에 얼마나 만족하느냐에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무엇이 일에 만족을 느끼게 하는 것인가? 일이란 두 가지 이유로 우리에게 불만을 가져다 줄 수 있다. 하나는 우리가 일에 압도당하는 경우이고 또 하나는 일에 실망하는 경우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우리가 가진 시간과 능력에 비해 너무 클 때 우리는 불안해하고 스트레스를 느낀다.

반면에 우리가 가진 시간과 능력이 해야 할 일에 미치지 못할 때에는 곧 싫증이 난다. Csikszentmihalyi(1990)는 이 불안과 싫증 사이 어딘가에 할 일을 다 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과 시간에 딱 맞아떨어지는 지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는 이 축복된 영역을 몰입(flow) 또는 최적체험(optimal experience)이라고 불렀다. 몰입의 특징은 집중과 몰두인데, 그러한 행복체험을 하려면 도전적이고 목표가 분명하며 기술이 필요한 과제에 직면해야 한다고 보았다.

몰입상태에 있다는 것은 가히 자기를 잃어버린 상태이다. 어린 아이들이 놀이에 몰입해 있는 것과 같이 “무용가,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사람, 의사, 작가, 등산가, 항해사, 도자기 굽는 장인, 농부, 청소년을 모두 두루 살펴보면 누구에게나 뚜렷하게 나타나는 원리가 하나 있다. 그것은 자기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일에 정신을 잃고 몰입하는 것처럼 신바람 나는 일은 없다는 점이다. 이런 신바람 나는 일은 우리의 자기 존중감을 높이고 자신감과 행복감을 올려준다”(Myers, p.133).

많은 연구결과들을 메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직업만족과 높은 상관을 보이는 일 특성들은 자율(46), 기술다양성(41), 효율성에 관한 피드백(47), 과제중요성(직무가 남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38), 과제정체(자신과 동일시할 수 있는 일을 완성함,32) 등이었다(Argyle, 1987, p.35). 행복감은 생각 없는 수동성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목적의식이 뚜렷한 도전에 있는 것이다(마이어스, p.174).

① 여가생활
여가란 우리가 한가로운 시간에 하고 싶어서, 재미가 나서, 그리고 금전적 이득이 아닌 자신을 위해서 하는 활동을 말한다(이훈구, p.198). 사람들이 여가를 어떻게 보내는지에 대하여 조사를 한 Csikszentmihalyi(1990)는 다음과 같이 보고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여가를 바란다. 그러나 막상 여가가 생겼을 때는 그것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잘 모른다. 이런 여가의 경우에 사람들은 더 수동적이 되고, 짜증을 내며, 슬퍼하고, 나약해 보이는 등 모든 경험이 나쁜 쪽으로 기울어진다. 마음의 공허를 메우기 위해서 사람들은 TV를 보거나 남이 하는 것을 구경하는 것 등으로 대리경험을 할 방법을 찾는다. 이러한 수동적인 여가활동은 일시적인 효과는 있겠으나 사람을 약화시키고 기력을 빼앗는 나쁜 역할을 한다”(p.136).

우리나라 사람들의 휴일여가활동방법은 TV시청(62.7%), 휴식, 수면(50.7), 가사, 잡일(33.5), 가족과 함께 보냄(22.8), 스포츠(8)순으로 나타났는데, 주5일근무제가 실시되면, 47.4%가 가족과 함께 보낼 계획이라고 응답하였고, 22%가 드라이브, 등산, 여행을, 15%가 자기계발과 독서, 연구하겠다고 응답하였다(조선일보 2002년감, p.465). Myers(1992)에 의하면, TV를 보는 사람 중에 3%만이 몰입현상을 경험하고, 39%는 냉담을 겪는다고 한다. 그러나 예술 활동이나 취미활동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47%가 몰입현상을, 4%가 냉담을 겪는다. 또한 여가 활동에 드는 돈이 적으면 적을수록 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더 행복감을 느낀다는 사실도 밝혀졌다(p.137).

② 휴식
대부분의 여가에는 사회적 요소가 가미되어 있다. 즉 대부분이 친구와 어울려 여가활동을 한다. 우리가 여가활동에 만족하는 것은 그것이 사회적 만족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여가활동이 제공하는 중요한 만족이 있는데 그것은 휴식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6일 동안은 일하고 제 7일에는 안식하도록 하셨다. 우리는 휴식하려는 강한 욕구 때문에 공휴일을 선호한다. 행복한 사람은 인생을 만끽하는, 능동적이고 부지런한 삶을 살지만, 고독과 휴식을 위한 시간을 따로 갖는 것도 잊지 않는다. 행복한 사람은 단잠을 잘 수 있는 사람이다. 지난밤에 잠을 잘 자고 나면 그 다음 날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지게 마련이다. 행복한 삶에는 적절한 휴식시간 즉 기분을 전환할 수 있고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의 여유가 필요하다.

6) 사랑하는 관계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사랑하지 않고 행복한 사람은 없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행복의 필수조건이다(이다 도시, 2002). 삶의 질, 행복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일과 사랑 두 가지이다(홍숙기, p.169). 사람은 대개 일과 사랑의 영역에서 행복을 추구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창조주는 처음 사람을 만들고 난 다음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못하다”(창 2:18)는 말로 인간의 사회적 특성을 선언하였다.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 가운데는 친근한 관계를 맺고 싶은 소속감과 사랑에 대한 욕구가 있다. Glasser(1984)는 이것을 소속감의 욕구, 즉 사랑하고 나누고 협조하고 싶은 욕구라고 하였다. 우리는 이 욕구를 우정과 가족관계를 통해 충족시킬 수 있다.

① 우정
Kelley(1983)는 ‘가까운 관계’를 “상당기간 지속되는 강하고, 빈번하고, 다양한 상호의존”(p.38)이라고 정의하였다. 친구관계는 그러한 가까운 관계의 원형으로서 누구의 요청이나 강제에 의한 관계가 아닌 자발적 관계이며, 사회계층이나 제도에 의한 공식적인 관계가 아니라 각자의 개인적인 특성과 수준에서 형성되는 비공식적인 관계이다(윤진, 1984, p.95).

심리학자 John Bowlby(1980)는 애착관계(attachment)의 중요성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다른 사람들과 친밀한 애착관계를 맺는 것은 유아기나 아동기뿐만 아니라 청소년기, 장년기, 그리고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전 생애를 통해 삶의 중심점 역할을 한다. 이런 애착관계를 통해 삶에 필요한 힘과 기쁨을 맛보게 되고, 그가 공헌하는 바를 통해 남에게도 힘과 기쁨을 줄 수 있다. 애착관계에 대한 사실이야말로 현대과학과 전통적 지혜가 의견의 일치를 이루는 문제다.”

우정은 대등하고 민주적인 관계를 전제로 한다. 이런 의미에서 우정은 권위주의적인 위․아래, 지배․종속관계가 아닌 민주적 관계라 할 수 있다. 가장 만족스러운 관계는 친밀한 관계이다. 친구란, 지금 자신의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관계로 스스로를 꾸미지 않고 열어놓을 수 있는 관계이다. 행복과 자기노출 사이의 관계는 양면적이다. 행복하면 자기노출을 잘하고, 자기노출을 잘하면 행복해진다. 기분이 좋으면 우리는 개방적이 되고, 기분이 언짢으면 움츠러든다. 따라서 우리가 우리들의 생각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들이 있을 때 기쁨은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반으로 감소한다.

친구관계의 양상에는 성별에 따른 차이가 있어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더 가까운 우정을 맺고 더 친밀한 대화를 나누며 자기개방을 더 잘한다(윤진, 1984; Argyle, 1987). 남자들은 같은 운동을 하거나 활동을 함께 함으로 친해지나 여자들은 대화를 나눔으로 친밀감을 느낀다(정동섭, 1994).

우리는 친구와의 사귐을 통해 우리 자신을 발견하고, 친구와의 정신적 교류와 공동의 활동 속에서 ‘하나됨’을 체험하고, 친구와의 갈등과 긴장을 겪는 가운데 변화, 성장해 간다. 우정이 계속 자극적인 것으로 남으려면, “친구에 대해 점 점 더 많이 알게 되고, 그의 독특한 개성의 새 면모를 발견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개성을 개방”(Csikszentmihalyi,1990, p.188)해야 한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사는 삶은 유익하고 건강한 삶이다. 많은 사람과 건강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간그물망’은 우울증, 질병, 심지어 사망을 치료하는 좋은 약이다. “세계도처에서 행한 다양한 실험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으로 따듯한 유대관계를 갖고 있거나 안정된 인간관계를 맺고 있으면 면역기능이 강화되고, 삶의 질이 향상되며, 암과 관상동맥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낮아지며, 나이에 비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된다”(스위트, p.50).

7) 결혼 및 가정생활

안녕감은 행복하고 편안한 가정생활에서 비롯된다. 실제로 전체적인 일상생활에서 만족, 행복해 하는 정도는 가정생활에 만족하는 정도와 높은 관계가 있다(한국갤럽, 1990; Myers, 1992). 친숙한 인간관계에 관한 연구에서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 친한 친구관계나 친밀한 결혼관계보다 높은 수입과 직업적 성공 그리고 개인적 위신을 더욱 선호하는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두 배 정도 자신을 “꽤 불행하다”거나 “아주 불행하다”고 기술하고 있다.
▲ “당신의 행복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하는 질문이나 “무엇이 당신의 삶을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든다고 생각하는가?”하는 질문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 친구, 연인들과의 원만하고 친숙한 관계라고 대답한다. 태양은 웃으면서 식사하는 가정을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내려다본다. 행복은 가정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현명한 사람은 적게 일하고 많이 거둔다』에서 저자 Koch(2000)는 “행복한 삶을 위한 7가지 전략”에 “소수의 행복한 친구를 만들어라”와 “당신의 배우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라”를 포함시키고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배우자 선택문제는 우리가 인생에서 행복을 결정하는 몇 안 되는 결정 중 하나이다. 행복하지 않은 배우자와 살면 자기 스스로도 불행해질 가능성이 높다. 만일 행복하고 싶다면 행복한 배우자를 선택하라(p.197)고 Koch는 조언하고 있다.

8) 누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는가?

Nick Stinnet(2002)는 6000쌍의 부부를 상대로 한 연구에서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하는 부부들은
① 서로의 유익과 행복을 증진하는 일에 헌신되어 있고
② 서로를 인정하고 칭찬해 줄 줄 알며
③ 훌륭한 대화기술을 가지고 함께 이야기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으며
④ 서로 질적으로도 실속이 있고 양적으로도 충분한 시간을 함께 보내며
⑤ 확고한 신앙을 공유하고 있으며
⑥ 스트레스 관리기술을 갖추고 있으며 위기에 긍정적인 방식으로 대처한다 것을 발견하였다.

어느 나라에서든지 대등한 동반자 관계를 누리기 위해서는 부부가 지배와 종속의 수직적 관계를 지양하고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수평적 동반자관계로 발전하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세 쌍이 결혼하고 한 쌍이 이혼하는 추세에 있다. 이혼한 사람의 75%가 다시 재혼하고 그 중 절반가량이 다시 3년 안에 재혼한다. 사람들은 외로움을 극복하고 행복하기 위해 결혼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이혼한다. 불행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면서 정서적 이혼상태에 있는 부부도 많이 있지만, 아직은 결혼한 부부가 이혼하거나 별거하는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고 더 오래 살고 더 건강하다는 것이 통계적으로도 입증되고 있다(Waite & Gallagher, 2000; Wallerstein, 2000).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갈구한다. 사랑을 위해 살고 사랑을 위해 죽기도 한다. 그런데 사랑이라는 것이 뭐 길래 그러는 것일까? 사랑이 중요한 것에 비해 우리 사회는 사랑이 배워야 하는 기술이라는 것을 가르치지 않았다. 사랑하려면, 상대방의 역사와 성격, 남녀차이, 가치관, 습관과 기호에 대한 지식, 그리고 대화기술 및 문제해결기술이 필요하다. 우리는 감정을 전달하는 법과 남녀차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법, 결정을 하고 갈등을 해소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는 법을 배울 때 우리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Mace, 1988; 정동섭, 1994; Chapman, 2000; Parrott, 1998; Harley, 1986).

오래 지속되는 행복을 위한 마지막 지름길은 자신과 배우자가 원하는 생활방식을 개발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자신의 직장생활과 가정생활, 그리고 사회생활 간의 조화된 균형이 필요하다.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원하는 삶의 질을 유지하고, 집안일과 사회생활에 참여할 시간을 가지며, 직장 안과 직장 밖에서 만족을 누릴 때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9) 건강한 신앙이 있을 때 사람은 행복할 수 있다.

행복을 연구하는 학자들(Stinnett, Parrott, Myers 등)은 한결 같이 신앙이 행복과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신앙심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는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 이론이 있다.

예수님은 “내가 온 것은 너희로 풍성한 생명을 누리게 하려 함이라”(요 10:10)고 말씀하시고,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어 너희 기쁨을 충만하게 하려함이라”(요 15:11)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고 그리스도를 신뢰할 때(행 20:20) 마음에 평안과 안식, 희망과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프로이드는 이와 반대로 종교는 정신적 건강을 해치는 허상으로서 일종의 병일 수도 있다고 힐난하였다. 종교는 죄책감과 억제된 성욕, 억눌린 정서를 수반하는 ‘강박노이로제’현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종교심리학자 William James가 강조했듯이, 종교는 사람들을 주눅 들게 할 수도 있고 활기 있게 할 수도 있다. 사람들을 병들게 할 수도 있고 건강하게 할 수도 있다. 모든 종교적 이데올로기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부작용이 따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북미와 유럽에서 실시한 조사연구에 의하면, “신앙심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않는 사람들보다 삶에 행복과 만족을 더 느끼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Myers, p.183).

종교적으로 활동적인 사람들에게서 행복지수가 높다는 것이 보고되고 있다. 신앙은 위기를 극복하는데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활발한 신앙심은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질병을 줄이는 일에도 도움이 된다. 교회에 정기적으로 출석하는 사람들이 범죄를 범할 확률이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신앙인이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보다 알코올중독이나, 이혼, 불행한 결혼생활, 자살을 할 확률이 훨씬 낮다는 것이 밝혀졌다(Myers, p.185). 종교적 활동이 활발한 사람들은 육체적으로도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산다.

신앙심과 정신건강 및 행복감 사이에 이와 같은 긍정적 관련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에게는 “서로 돌봐주는 공동체와 연관을 맺고 있는 것,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 겸손과 깊은 용납을 경험하는 것, 우리의 한계를 넘어서는 초월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 죽음을 비롯한 비극을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Myers, p.186).

Martin Seligman은 오늘날 만연한 우울증의 원인이 “공동선에 대한 헌신적 태도가 없는…엄청난 개인주의”라고 하였다. 현대인에게는 뭔가 모자라는 부분이 있는데,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 소속감, 상호관련, 사람들의 일부라는 생각 등이다”(Bellah, 1985).
종교 공동체, 교회와 성당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공동체 경험이다. 이와 같이 종교는 삶의 의미와 목적을 제공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행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우리의 삶의 다른 모든 사소한 목표들에게 의미를 제공해 주는 하나의 커다란 목표와 통일된 삶의 주제를 향해 흘러가는 것이다(Csikszentmihalyi).

건강한 종교심은 우리를 이타적이 되게 하고 불행한 사람들을 돌아보게 한다. 정말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자비의 손길을 뻗는 것보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일은 없다. 하나님께서는 남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하면 내가 그만큼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셨다(벧전4:10).

신앙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도와줄 뿐 아니라 영원의 시각에서 사물을 바라보게 도와준다. 내세에 대한 확신과 소망을 준다. Billy Graham(1975)이 말한 것처럼, 진정으로 죽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만이 살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기독교신앙은 종말론적 관점에서 현실에 충실하게 하는 특징이 있다.

“행복의 진수는 차분한 마음으로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주어진 귀한 것들을 음미하는 것이다. 내게 있어서 이것은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는 것,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는 것, 꾸부정한 자세로 글을 쓰는 것에서 시작하여 나의 아내와 이야기를 하다가 잠드는 순간까지, 내가 주어진 하루의 순간순간을 최대로 보내는 것을 뜻한다. 우리의 삶을 전체적인 긴 안목으로 살펴보면 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가족을 포함한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과 맺는 인간관계이고, 그 이외의 모든 것은 그 밑에 딸린 것이라고 생각한다”(Myers, 992, p.203).

< 나가는 말>

행복이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이 행복한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우리는 이러한 질문에 답변을 시도하는 가운데, 행복은 나이나 성별, 인종이나 지역, 교육 같은 것과 상관없이 누구나 다 누릴 수 있는 것임을 살펴보았다.
행복과 직접 관계되는 것들은 육체적 건강, 웃음과 여가, 단잠을 잘 수 있고 가끔씩 고독을 즐기는 것, 자긍심이나 자제력 낙천주의와 외향성 같은 특성, 우리의 정체감을 고양시키고 우리를 몰입의 경지로 빠져 들어가게 하는 일이나 기타 활동들, 우리를 지지해 주는 친구나 배우자, 그리고 다른 사람을 돌아보게 하고 내세에 소망을 주는 종교적 신앙이라는 것을 검토해 보았다.

우리나라는 2002년 월드컵을 치르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을 경험하였다. 하나된 일체감과 성취감으로 많은 이들이 행복감을 맛보았다. 우리의 과제는 이제 행복한 사회, 행복한 복지국가를 이루는 것이다. 위에 열거한 행복의 조건들은 결국 “행복한 삶의 지침서”(신 10:13)라고 할 수 있는 성경이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가운데, 즉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나 자신처럼 사랑함으로, 일과 휴식과 여가, 그리고 사랑과 우정이 조화를 이루는 삶을 누려야 할 것이다. 행복은 올바른 삶의 결과로 우리에게 주어지는 열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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