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선  목사 / 명성 감리교회

김홍선 목사가 경기도 안산의 명성교회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0년이다. 충남 연기군 남면 양화리에서 시골 목회를 6년 했던 그가 명성교회에서 부목사로 꼬박 3년을 사역하고 부산 영도에 있던 청학교회로 청빙을 받아 갔다. 그가 청학교회로 부임하려 했을 때 명성교회 성도들이 그를 붙잡고 놔주질 않아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정들대로 정든 부목사가 갑작스럽게 떠나는 것을 못내 아쉬워한 성도들은 그의 집을 아예 점거하고 짐을 못 싸게 막기도 했다. 달래고 얼러 겨우 부산으로 이사를 했지만 성도들은 얼마나 좋은 대우를 받기에 가느냐는 농담 섞인 말을 하며 이삿짐 날라준다는 이유로 부산까지 따라왔다. 그리고 초라하기 그지없는 목사 사택을 보고 울면서 안산으로 올라갔다.
사람이나 조건 좋은 목회지를 보고 목회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름이 있으면 어디든지 간다는 목회관을 가진 김 목사는 부산에서 8년을 보냈다.

“부산은 감리교의 교세가 열악하고 목회하기가 수월한 지역이 아니라고 감리교에서는 유배지처럼 여기는 지역입니다. 하지만 청학교회는 전통이 있는 교회이고 감리교 특색을 살리면 된다는 생각에 열심히 목회를 했죠.”

그의 말대로 청학교회가 부흥되고 지역사회를 섬기면서 부산기윤실에서 건강한 교회 1호로 꼽을 만큼 든든하게 성장했다. 하지만 청학교회를 떠나는 일이 벌어졌다. 명성교회가 분란이 나고 교회가 어려움에 처하면서 김홍선 목사에게 교회를 맡아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부산에서 뼈를 묻을 생각을 했던 그에게는 난감한 일이었다. 이제는 부산보다 열악해진 상처난 교회를 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청학교회는 40주년을 맞아 각종 비전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터였다. 그러나 김 목사는 청학교회 성도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하나님의 교회를 위한 일이라고 설득했다.

청학교회 성도들도 결국 김 목사의 결단에 손을 들어주었다. 좋은 목회지가 아닌 힘든 길을 택한 목자의 심정을 이해하고 기도로 후원하기로 한 것이다.

그가 안산 명성교회로 다시 왔을 때, 교회는 거의 쓰러져가는 형국이었다. 4백 명이 넘던 교인들은 뿔뿔이 흩어져 150명 정도가 출석하고 있었다. 게다가 분열로 인해 성도들의 마음은 상처로 얼룩져 있었다.

“부임 첫 화두는 ‘상처의 치유와 교회의 영광의 회복’이었습니다. 성도들에게 40일 새벽기도를 시작하게 했습니다. 뭘 하겠다는 것 보다 50년이 되가는 교회가 분열로 인해 지역사회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고 교회의 명예는 땅에 떨어져 짓밟혀져 있었습니다. 나이 값, 이름 값, 자리 값 못하는 교회가 다시금 일어나기 위해서는 교인들의 마음의 상처부터 치료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그는 2004년에 50주년이 되는 것을 감안하여 희년의 해로 생각하고 교회가 환골탈퇴하는 해로 잡았다. 그리고 잃어버린 자신감, 패배의식와 망연자실한 마음에 용기를 주고 지역사회로부터 돌 맞던 교회가 꽃을 받는 교회로 변할 것이라는 비전과 희망을 제시했다. 그리고 제자대학을 통해 교인들의 체질개선을 시작했다.

안산이 신도시가 되면서 새로 유입된 성도들과 기존 성도들의 사이에서 빚어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는 설교와 교육시간, 제직세미나를 통해 수시로 성경이 말하는 교회를 가르쳤다. 교인들의 눈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해마다 1백 명이 넘는 교인이 등록하면서 희년이 된 올해는 교인들의 재적이 5백 명이 넘었다.

“전에는 교인들이 전도를 해도 다른 교회에 출석하도록 권할 만큼 교회에 대한 긍지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교회에 대한 긍지가 대단합니다. 열정이 회복되고 교인들의 세대가 어린아이부터 노년까지 골고루 분포되어 있고 또 교인들의 생각도 젊어졌습니다.”

그는 희년이 된 기념사업으로 12월까지 각종 행사를 준비하고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일명 쌀산타라고 불리는 ‘사랑의 쌀나누기’를 전교인이 기쁨으로 참여하여 매달 셋째 주마다 직접 교인들이 쌀자루를 매고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가고 있다. 지역 어르신 초청에는 5백 명을 예상했는데 7백 명이 넘게 초청되었다. 시각장애인 개안 수술지원은 희년 숫자에 맞춰 50명을 돕기로 했다가 성도들이 적극 참여하여 90명이 넘는 이들을 개안수술해 주었다.

“희년 행사에 ‘하나님께 영광을, 이웃에게 사랑을, 차세대에게 비전을’이란 표어를 세웠습니다. 이 중에 ‘이웃에게 사랑을’이란 것을 좋아합니다. 성도들이 희년 행사를 통해 이웃을 섬길 수 있다는 것을 매우 기뻐합니다. 좋은 교회는 성장하고 얼마만큼 많이 쌓았느냐가 아니라 얼마만큼 베풀었느냐 입니다. 명성교회는 성 쌓는 교회보다 길 닦는 교회를 지향합니다. 모아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흩어 나누는 교회가 좋은 교회의 척도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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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는 자기관리 철저해야”

  “목사는 삼무(三無)가 있어야 합니다. 물질·이성·명예를 멀리해야 합니다. 또 성도들에게는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너무 가깝게도 너무 멀게도 하지 않는다는 거죠. 이것은 공과 사를 구별하기 위한 자기관리입니다.”

  김홍선 목사는 11시에 잠자리에 들어 4시에 일어난다. 새벽기도 후에는 서재에서 설교준비와 독서 그리고 하루 일정을 점검한다. 그가 목회초기부터 시작했던 자기관리의 목회 자세이다. 그는 목회자가 신발이 닿도록 심방하고 무릎이 닿도록 기도하고 성경책이 닿도록 성경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더구나 건강한 목사가 되려면 영성·전문성·도덕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건강한 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목사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목회에 필요한 공부는 물론 목회의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양질의 목회를 성도들에게 서비스하는 것입니다.”

  김 목사는 성도들에게 자신의 부족한 것을 모니터링하고 그것을 놓고 기도해달라고 부탁한다. 서로의 허물을 비난하고 헐뜯고 비난하는 관계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격려하고 기도해주는 관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