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왜 그토록 음향 시스템을 중요시하는가. 그것은 설교와 그 외에 어떤 성격의 집회도 소리를 전달하는 매체, 즉 음향기기를 빼 놓고는 말 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예배의 과정상 많은 교인들이 앉아서 목회자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일 때에도 당연히 ‘소리’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며, 또한 목회자들은 대개 ‘소리’가 좋고 나쁨에 따라 교인들이 말씀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달라진다고 믿고 있는 것이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목회자의 목소리를 교인들에게 전달하는 매체로서의 음향 시스템에 대해서 목회자들의 관심이 큰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가끔 교회의 음향 시공이나 찬양 팀의 행사관계 때문에, 음향에 관련된 많은 분들과 이야기해 보면, 음향시스템에 대해 많은 불만이나 아쉬움을 표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사례들이 있다.

우리 나라에서 교회와 직간접으로 관련된 음향기기가 전체 음향기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반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 음향기기를 제작하거나 수입 및 시공하는 업체들이라면 교회는 가장 영향력 있으며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시장에서 교회 음향설비는 과연 그러한 비중만큼 대접을 받고 있을까하는 데는 확실한 답을 내리기가 어렵다.

이것은 단지 시공업체와 수입업체의 잘잘못을 가리기 이전에 교회도 음향기기의 시공과 설치에 있어서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교회와 시공업체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교회 측에서는 “믿을만한 시공업체가 없다”라고 말하고, 시공업체는 “전문가 없이 이 사람 저 사람 나서는 교회를 상대로 일하기가 너무 힘들다”라고 말한다.

일반적인 음향 입찰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교회는 여러 업체들에게 입찰 공고를 하고, 업체들은 교회의 상황에 맞추어 견적서와 시공계획서를 제출한다. 그리고 교회는 그것을 검토해 보아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곳을 선정해 계약을 하고, 업체는 계약에 따라 성실하게 시공을 완료하면 된다.

그러나 일차적으로 시공이 완전하지 못한 이유는 업체의 기술력 부족을 들 수 있는데, 아무리 화려한 도면을 제시하고 다양한 시공 경험들을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소리를 만드는’ 기술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결국 그것이 많은 문제를 야기 시킨다.
교회에서 음향기기를 필요로 하는 목적과 용도를 고려한 시스템 디자인 그리고 총체적인 시스템 구성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복합적이고도 기술적인 노하우가 있어야만 하는 높은 난이도의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기술력이 뒷받침이 되더라도, 대개 교회 재정에 의하여 그에 맞는 시스템으로 다시 수정되기를 반복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며 좋은 소리와 거리감을 만드는 이유다.
사실 어떠한 시공이든 예산을 고려하지 않은 시공은 없지만, 적은 예산 자체가 그러한 노력들을 보상하기에는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또한 공간 안에서 ‘좋은 소리’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내장과 인테리어의 조화가 절대적이라 말할 수 있다. 대개의 교회가 이 부분에 취약해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완벽한 시스템 구성을 보인다고 하더라고 공간의 디자인과 내장재가 음향적으로 열악한 공간을 만들어 낸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문형만 집사
대림악기 교회음향담당이사
상지대·원주대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