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안수 문제는 어떤 개인이 안수 받을 권리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성(性)이나 인종의 차이 때문에 성직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에서 제외되는 한, 그리스도교 집단 전체의 문제다.”

한신대학교 김애경 교수는 6월 7일 한국여성신학회와 한국여신학자협의회가 주최한 ‘2004 여성신학 심포지엄-다시 여성 안수를 논한다!’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고 “여성 안수와 교역의 문제가 교회 공동체 안에서 근본적인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도외시하고 억압하면서 하나님, 그리스도, 성령, 교회와 종말론적 구원을 계속 운운할 수는 없다”고 못 박았다.

‘여성 안수와 참된 교회공동체’를 주제로 발표한 김 교수는 신학자 폴 쥬(Paul Jewett)의 말을 인용, 여성 안수 반대론자들의 입장을 △남성들로 하여금 성적 충동을 일으키게 하여 예배의 목적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남자들보다 열등하게 창조된 여성들에게 성직을 맡길 수 없기 때문에 △12사도들이 모두 ‘남성성’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애경 교수는 “여교역자들이 남자들의 성적 충동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여자를 악마의 통로로 여긴 터툴리안의 사고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이러한 사고는 남자들로 하여금 수녀들조차도 성적 위험물로서 각인시키기에 이르렀고 나아가 14세기에 시작된 마녀사냥을 통해 백만 명에 이르는 여성들을 살해하게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목회자의 권위에 관한 부분에 있어서 김 교수는 여성들이 성직자의 위치로 진출할 때, 이들로 인해 사역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야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성들은 이전의 교회 지도자들의 계급주의적, 위계질서적 이해에 도전을 하며, 여성 지도자들은 상호간에 공동으로 협력하며 참여하는 스타일의 지도자 모습을 강조하는데, 이는 평등주의적 교회 이해와 많은 유사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예수를 비롯한 제자들이 남성성을 가졌기에 여성 목사 안수를 거부하는 것과 관련해 김 교수는 “모든 신자들이 제사장이라는 것을 강조한 마틴 루터는 하나님과 인간을 이어주는 중재자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 중재자와 상관없이 모든 신자들이 각자 하나님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다”며 루터의 만인 제사장설을 재확인했다. 그녀는 끝으로 “여성의 은사에 대한 가부장적 평가절하와 억압은 성령을 거스르는 죄라는 것을 배워야 한다”며 “여성 안수를 반대하는 것은 하나님과 인간 평등에 대한 신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교회와 신학을 기형적으로 만드는 일”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