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급한 마음에 카드부터 쓰고 빚을 지게 되었는데 제가 감당한다고 이것저것 돌려막기를 하다 그제서야 이자에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 시간이 흐를수록, 이것이 아닌데 하는 갈등과, 불만과, 불평함이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저희 목사님도 하나님께 기도하기보다는 사람을 의지하고 사람에게만 빚 해결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결과가 저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함인 것으로 생각되어 가슴이 슬픔으로 가득하고 후회가 가득합니다. 믿음으로도, 살지 못한 죄책감도 있고요.

A : 온 국민을 빚쟁이로 만든 카드라는 플라스틱 조각의 힘은 대단합니다. 최근 사모들의 상담 마당에는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고민거리가 자주 올라오는데 다름 아닌 카드 빚입니다. 카드 빚이라는 것이 성도들의 삶뿐만 아니라 목회자의 가정에까지 급속하게 파고들면서 목회자와 사모 그리고 그 가정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있습니다.

개척 교회 생활이 어려워, 아이들 학비도 병원비도 없고 심지어는 교회 임대료까지 내지 못해 빚을 지게 되는 경우는 어쩔 수 없다 치고, 부모 형제의 보증부탁에 야박하게 거절하지 못해 ‘설마 괜찮겠지’하는 마음에 덜컥 싸인을 한 것이 그만 잘못되어 빚을 지게 되고 그 이자를 갚기 위해 이리 저리 돈을 구하다보니 카드 빚은 어느새 눈덩이로 불어나게 된 것으로 봅니다. 심지어는 신용불량자가 된 목회자도 있고 빚쟁이들이 집은 물론 교회까지 찾아와 돈 내놓으라고 시끄럽게 해서 목회를 접은 목회자도 있었습니다.

목회자 가정이기에 재물과 경제생활에 대한 성경적 해답을 알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로 힘들어하는 사모님들이 나날이 늘어가는 것을 볼 때 함께 몇 가지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우선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해 너무 인간적 생각이 앞서지 않았나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갑자기 큰돈이 필요할 때, 급한 돈이 필요할 때 카드를 생각합니다. 하지만 카드는 우선 빚이고 다음달에 갚을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제 날짜에 갚았을 경우 그 수수료는 얼마 되지 않지만 그렇지 못하고 연체되었을 경우 그 이자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다음 달에 어떻게 되겠지’하는 막연한 기대는 정말 막연한 생각이고 다음 달이 되면 또 다른 카드로, 계속 돌려 막기가 시작되고 맙니다. 그래도 안 될 때는 근심이 깊어 영성이 흐려진 나머지 사람을 의지하게 되지요. ‘누가 나의 이 빚을 갚아줄 사람이 없나?’ 사람에 의지하게 되고 사람에게 실망하게 됩니다.

이미 카드 빚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목회자와 사모님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어떠한 말도 그분들의 고통을 위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고통 가운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목회자와 사모님들께 당부를 드리고 싶습니다. 돈을 잃을 수는 있어도 가정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돈보다 귀한 것이 부부관계임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자녀들에게 우리 가정은 돈은 없어도 사랑은 있다는 것을 자주 일깨워주고 확인시켜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너무 어렵다보니 하나님의 것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죄를 범할 수 있습니다. 빚을 갚는 것 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하나님의 것을 구분하여 물질의 원천이 그분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아무쪼록 힘들고 답답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지혜를 입는 귀한 사모님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