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은 사모(비전사모센터 상담실장 / 천안대학교 기독교상담학 강사)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이 잘못된 길을 가더라도 끝까지 참고 기다리셨다. 백성의 선택을 믿었고 그 선택이 하나님 보시기에 잘못되었더라도 그들이 결국은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과 확신을 가지셨다. 당신의 백성이 잘못된 길을 선택했더라도 그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셨고 그에 대한 벌을 내리시되 그들과의 관계를 지속시키셨다.

요즈음 우리 부모들은 어떠한가? 절대 자녀가 잘못된 길을 가는 것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전적으로 자녀의 삶에 개입해서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녀를 돌려놔야만 마음이 놓이고 행복감 또는 쾌감을 느낀다.
그러한 삶의 결과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요즈음 아이들의 특성은 책임을 질 줄 모른다는 것이다. 엄마가 시키는 대로 했는데 왜 내가 책임을 지느냐고 따져 묻는다. 실상 그러한 추궁에 할 말도 없다.

한 사형수가 마지막 유언을 남기는 자리에서 자신의 어머니를 불러달라고 하였다. 그는 어머니의 귀에 무언가 유언을 남기려는 듯하다가 갑자기 어머니의 귀를 물어뜯었다고 한다. 그 이유인즉 자신이 이렇게 되도록 왜 그냥 내버려 두었냐는 것이었다. 자신이 잘못된 길을 갈 때 조금만 누가 잡아주었다면, 부모가 바른 길을 제시했더라면 하며 야속한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다만 마지막 죽음의 순간에조차 자신의 삶의 모든 책임을 어머니에게 지우고 죽음을 순조롭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의 삶과 죽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얼마 전 한 통의 상담 전화를 받았다. 중년의 한 아주머니가 자신의 고1인 딸이 화가 날 때면 자신을 자주 폭행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어머니를 폭행하는 딸을 욕하고 책망하기 이전에 그 어머니의 대답이 더 가관이다.
“왜 딸이 어머니를 폭행합니까?”
“제가 맞을 짓을 했어요.”

어머니 자신이 딸의 기분이나 비유를 잘 맞추지 못해서 딸이 화가 났고 그래서 자신이 맞을 짓을 했다는 것이었다. 이 어머니는 딸의 잘못되고 어그러진 삶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고 있다. 이들 모두 잘못된 자아상을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하여 아무도 그들의 삶을 책임질 수 없는 혼란의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내 삶의 결과는 자신의 책임이라는 것, 이것이 성경에서 말하는 자녀교육의 기본적인 원리다. 하나님은 우리 삶에 적극적으로 뛰어드셔서 자신의 뜻에 합당한 길로 가도록 개입하지 않으신다.  
내 자녀의 인생의 걸림돌을 우리가 미리 다 치워줄 수는 없다. 친구도 가려서 만들어 줄 수 없으며 선생님을 택해줄 수도 없다.

지금 우리는 어떠한가? 사귀어야 할 친구와 그렇지 않은 친구를 미리 구분하여 주고 선생님과 학교가 마음에 안 들면 이사 가고 전학시키면 되고 아이의 장래희망이나 직업도 심지어는 배우자까지도 내가 선택해 주어야 마음이 놓인다.

성경이 자녀에게 떠남의 원리를 말해주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우리 자녀의 삶에 적극 개입하여 그의 삶을 좌지우지하기보다 옳은 판단력을 갖고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며 가정과 교회, 사회 내에서 책임을 가진 인격으로 성장하도록 믿고 기다려야 할 것이다.
자신의 삶에 대해 책임을 질 줄 아는 자녀가 바로 건강한 자녀이고 이 세대에 필요한 자녀이다.  하나님이 그의 자녀를 믿고 기다리심같이 우리도 우리의 자녀를 믿고 인내하며 기다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