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은 사모(비전사모센터 상담실장 / 천안대학교 기독교상담학 강사)

가족은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행복한 가족, 그리고 불행한 가족. 그 중간은 없다. 올해 들어 가족의 의미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는 것 같다. 늘어나는 가정의 해체와 청소년 범죄의 증가, 가족들의 동반 자살 등 병리적 사회현상 등이 더 이를 강조하게 만든다. 어머니를 위해 20년간 정원을 지었다는 아들, 거짓말 하는 딸을 야단치고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말하는 엄마, 상심한 남편에게 ‘괴로워도 슬퍼도…’ 손을 흔들며 노래를 불러주는 아내….  TV 광고 속에 등장하는 가족들의 모습들은 그 어느 것 하나 의미 없는 것이 없다. 

최근 ‘가족’이라는 영화가 개봉되어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딸의 실수로 눈을 잃은 아버지, 그로 인해 강력반 형사도 그만두게 되고 그 딸이 평생 죄책감을 갖고 살아갈까, 비밀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지만 딸과 아버지의 인생은 기차 철길처럼 갈등으로 계속 어긋나기만 한다. 마음은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입술에서는 “왜 왔어? 나가,  나가서 네 식대로 살어…” 라고 말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한없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왜 우리는 마음이 말하는 대로 말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나의 내면에 또 다른 나,  ‘상처받은 내면 아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내면의 아이는 분노와 두려움에 가득 차 다른 가족을 이해하지 못하게 하고 ‘나는 그를 사랑하지 않아!’라는 거짓 신념을 갖게 한다.
가장 깊은 영혼의 치유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누구일까? 아마도 그것은 상처 입은 우리 자신일 것이다. 우리는 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는 것일까? 때로는 자신의 무능감과 열등감 때문에, 때로는 수치심과 죄책감에서, 때로는 무의식적인 과거의 상처 때문엡  때로는 근원을 알 수 없는 두려움과 분노로….

우리는 때로 유치한 방법을 동원해서까지 남에게 상처를 주기 원하지만 전혀 동요하지 않고 상처받지 않는 그의 모습 때문에 도리어 상처를 받게 된다. 다른 사람이 상처받기를 원하는 우리의 숨겨진 의도는 어떤 것일까? 변화에 대한 두려움, 미지에 대한 두려움, 상처에 대한 두려움, 관계에 대한 두려움, 남겨짐에 대한 두려움….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는 사랑은 하나님의 사랑이다. “너희는 두려워 말라, 보라 내가 영을 너의 속에 두리니…”(이사야 37:6,7),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함이라…”(이사야 41:10). 하나님의 아가페적인 사랑은 내 안에서 두려움을 몰아내며 상처를 치유하며 타인을 사랑하도록 도와주신다. 내 안에 두려움이 없을 때, 그동안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사람은 내 가족이 아닌 그 안에 있는 ‘상처 입은 내면 아이’였음을 보게 되고 그제야 그의 행동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며 관심과 사랑을 주게 된다.

 ‘하나님의 시각’으로 사람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가족 간에 입은 깊은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을 용서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내 안에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할 때 나는 그들의 상처를 이해하고 그의 영혼까지 치유할 수 있는 것이다. 
<영혼을 치유하는 사랑>(예영 커뮤니케이션). 이 한 권의 책이 상처 입은 나의 내면 아이를 치유하고 이 가을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