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은 사모 / 비전사모센터 상담 실장. 천안대학교 기독교 상담학 강사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복하는 계절이 왔다. 대강절의 기간을 보내며 예수님의 오심에 대한 의미를 날마다 묵상하며 되새겨 본다. 오래 전 유대 땅 베들레헴에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오셨고, 단 번에 우리의 죄를 사하셨다면, 2천여 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가 습관적으로 맞는 성탄절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송명희 시인이 인터넷을 통해  “슬프다 구주 가셨네, 만 백성 울어라”라는 글을 쓴 것을 보았다. 우리는 등불 들고 깨어 있어 주 맞을 준비하라고 늘 찬송하지만 오늘 예수님이 다시 오신다면 어디에 누구의 마굿간에 머물 것인가? 화려하게 번쩍거리며 썰매를 탄 산타 할아버지가 공중에서 날아다니는 백화점에? 지붕에 닿을 만한 나무에 번쩍이는 장식을 화려하게 달고 산타 할아버지가 언제 선물을 가져올 것인가 고민하며 양말을 내다 거는 우리 집 아파트에? 이번 성탄절에는 예년과 다르게 어떤 프로그램으로 성도들을 놀라게 해 줄 것인가에 관심이 쏠린 교회에? 과연 어디에 예수님의 ‘짠-’하고 나타나실지 궁금하기만 하다.

다행스럽게도 몇 해 전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온 적이 있다. 아기 예수님이 태어나신 곳은 몇 개의 서로 다른 종파가 구역을 나눠 각자의 방식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안내원들의 안내와 사진 찍기 바쁜 관광객들 여기저기서 나는 향연기와 기도소리들…그 모습들이 그리 고요한 밤, 거룩한 밤으로 보이지 않았다. 예수님이 채찍 맞으며 걸어가신 ‘Via Dolorosa’ 언덕길에서도 좁디좁은 골목 양쪽에 늘어선 상인들의 외침만이 묵상하며 걸으려는 나의 의지를 어렵게 만들고 있었다.

오죽하면 가게들에 늘어선 긴 가죽 채찍모양의 끈을 보며 ‘예수님이 저 채찍에 맞으며 걸어 가셨겠구나’하며 가슴이 메어지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그건 채찍이 아니라 이슬람 사람들이 쓰는 머리장식에 사용하는 머리끈이라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2004년 오늘 예수님은 어디에 오시며 왜 오시는 것일까? 정말로 어린 아이 수준의 고민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나에게 해답을 준 글이 있어 소개하고 싶다.

 아버지와 형을 전장에서 잃은 한 젊은이가 있었다. 그에게는 보살펴야 할 어머니와 누이가 있어 대통령을 만나 이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 “대통령 각하는 만날 수 없소 지금 전쟁 중인 것을 모르시오? 대통령은 바쁜 분이요, 돌아가시오.” 그는 보좌관으로부터 거절을 당했다. 백악관 근처 한 벤치에 멍하게 앉아있는 그에게 한 꼬마가 다가왔다. 자초지종을 들은 꼬마는 그 젊은이를 데리고 백악관 뒷문으로 가더니 보초병들과 장군들 정부 관료들의 앞을 지나 링컨 대통령의 앞에 도착했다. “무슨 일이냐, 토드?” 대통령이 묻자 그 꼬마가 대답했다. “아빠, 이 아저씨가 아빠에게 할 말이 있대요. 들어주세요” 그 젊은이는 대통령에게 말할 기회를 얻었고 그 자리에서 군 복무가 면제되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 이야기를 통해 나는 예수님이 왜 이 땅에 오셔야했는지 쉽게 깨달을 수 있었다.  “얼굴이 안 좋아 보이는데 무슨 일 있으세요?” 혼자 외로운 나의 말에 귀를 기울이시며 내 사정을 아시는 분, 날마다 나를 아버지께로 인도하시며 중보하시고 중재하시는 분, 그런 예수님은 일 년에 한 번, 성탄절 때만 아니라 매일매일 오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