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로 발행한 온라인연합복권 로또(Lotto)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앞장서 사행심을 조장해 가며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67억5천만 원에 달하는 국내 복권사상 최고액 복권 당첨금이 나오자 단방에 ‘인생역전’을 꿈꾸는 서민들은 일제히 복권판매소로 몰려들었으며,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복권을 대량으로 구입한 뒤 당첨금액을 나눠 갖는 ‘로또계’가 등장하는 등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다.

‘로또’ 신드롬의 주연은 단연코 정부다. ‘로또’를 발행하는 곳이 행정자치부와 과학기술부, 노동부 등 10개 정부부처라는 점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해준다. 복권문화의 재정립을 위해 만들었다는 당국의 주장과는 달리 ‘로또’가 사회에 만연한 대박문화를 더욱 부채질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각종 복권 뿐 아니라 연 매출액 11조원이 넘는 경마, 경정, 경륜, 카지노 역시 정부 주도 하에 이루어지고 있다. 공의정치포럼 윤환철 사무국장은 “국민들이 건전한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할 정부가 거꾸로 사행심을 조장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며 “국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정부의 정책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로또’ 광풍의 조연은 일부 언론들이다. ‘로또’ 발매 이후 연일 판매실적 보도에 열을 올리는가 하면 최근 2주 동안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자 ‘이번 주 당첨금 50억’이라는 선정성 기사를 연일 쏟아내 국민들의 사행심을 극도로 조장했다. 급기야 거액의 돈벼락을 맞은 주인공이 나타나자 언론사들은 앞다투어 당첨자의 신상을 소개하는가 하면 그가 꾼 꿈까지도 소개하는 등 ‘로또’ 띄우기에 앞장선 언론의 태도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복권 판매 수익금이 공공부문의 시설이 확충은 물론 부족한 예산 편성에도 도움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게 봐준다고 하더라도 정부와 언론이 국민들을 상대로 ‘속보이는 장사’를 하고 있다는 힐책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천문학적인 당첨금이 터질 수 있다는 기대심리의 확산은 당분간 ‘로또’ 광풍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안타깝게도 교계는 이러한 사행심리 확산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다분히 정치적인 현안에 대해서는 집단행동도 서슴지 않고 있다. 정부와 언론의 잘못을 지적하고 서민들을 바르게 인도할 수 있는 교계의 올곧은 목소리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