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창선 목사 / 화곡 그리스도의 교회

전창선 목사(화곡 그리스도의 교회)는 교회 담임 목사이기도 하지만 한국그리스도의교회학원 이사장이기도 하다. 그의 직함이 말해주듯이 목회에 전력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능숙한 사냥꾼이 아니면 어렵다. 하지만 전 목사는 두 가지 일을 잘 처리하는 지혜로운 목회자다.

“80년에 학교 이사가 되었습니다. 그 때는 내가 울산그리스도의 교회의 담임을 맡고 있을 때입니다. 학교에 문제가 생기면서 그 일을 처리하느라 16년 동안 목회하던 교회를 소홀하게 되더군요. 그 때는 처음 이중직을 갖게 된 터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가 울산그리스도의 교회로 부임한 것은 1974년이다. 그는 그곳에서 전도하는 교회로, 전도하는 성도로 교인들을 훈련시켰다. 교인 스스로가 모든 삶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고 전도인으로 살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한 것이다. 그것이 교회 부흥의 원동력이었다.

“처음부터 그런 목회를 구상한 것은 아닙니다. 교인 중에 한 분이 ‘전도하지 않는 것은 살인자와 같다’며 금식을 했습니다. 그것이 내게는 큰 도전이 되었습니다.”
교인 따라 금식을 시작한 전 목사는 집에서 40일 금식을 했다. 그리고 그는 나중에 산에서 텐트를 치고 40일 동안 금식을 또 한번 했다. 산에서의 금식은 그의 목회에 큰 담력과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학교에 문제가 생기면서 그는 거의 목회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울산교회 예배당을 새롭게 증축한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그는 결국 1990년에 서울 화곡교회로 부임하면서 새로운 목회를 시작해야 했다.
“학교문제로 골치를 썩으면서 개인적인 영성은 엉망이 되어버렸습니다. 영적 침체를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비록 화곡교회를 맡았지만 학교문제에 매달려 있던 나로서는 목회를 제대로 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야 할 만큼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런 기간을 통해 저를 훈련시키셨습니다. 너무 기진맥진해 있다보니 이러다가는 지옥가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의 회복은 예배당 증축이 전환점이 되었다. 1997년 예배당을 증축한 이듬해 여름수련회에서 그는 장애를 지닌 목사의 열정적인 부흥회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겉은 번지르 하지만 속은 죽은 나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그것이 계기가 되어 신앙재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짐을 싸서 곧바로 기도원으로 갔다. 큰 비가 내려 기도원에서 꼼짝도 못했던 그는 성경을 사서 소리내서 읽었다. 아무 감동없이 성경을 읽으면서 그는 비로소 자신의 심령이 얼마나 완악해져 있는가를 깨달았다.
기도원에서 읽기 시작한 성경을 열 번 완독했다. 그리고 그는 비로소 목회에 열중할 수 있었다. 그는 목회는 기술이나 프로그램이 우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목회자의 은혜의 회복과 하나님 앞에서의 삶이 가장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 목사가 영적으로 회복되면서 화곡교회 목회도 조금씩 변화되었다.
“거의 9년 정도 방치하다시피 한 교회를 활성화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학교와 교회를 번갈아 가면서 성도들의 신앙에 필요한 영적인 힘을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성경공부부터 시작했다. 그룹성경공부를 통해 제자화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성도들에게 무엇을 요구하기 전에 성도들 안에 있는 잠재력을 일깨우는 데 주력했다. 그렇게 일년을 보낸 그는 작년에 젊은 성도들에게 아예 교회계획을 세워보라고 맡겼다. 중직자들이 염려를 했지만 그의 생각을 맞아떨어졌다. 젊은 성도들은 자신들이 세운 교회계획을 책임감 있게 세우고 실행했기 때문이다.

“목회자가 멀찍이 먼저 가서 따라오라고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교회의 여러 부분은 전문성 있게 나누고 자기 개성과 은사에 맞게 봉사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것이 구역이 되고 그 구역을 통해 성도들의 교제와 결속이 강화되었습니다.”
교회 안에 잠재된 은사를 개발하자 교회는 매우 활동적이면서도 또한 재미있는 모습으로 변했다.

전 목사는 새해에는 남자 성도들이 교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다. 성도들에게 임명장을 줄 때 아예 임명장 뒤에 성도가 맡은 사역의 할 일을 기록했다.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을 성도들에게 맡긴 것이다. 전 목사의 이런 목회는 성도들이 교회를 사랑하고 책임감 있게 교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다.

목회자는 코치 역할을 하고 성도들에게 필요한 것만 가르쳐주면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또한 성경공부와 제자 훈련을 통해 영적인 신앙성숙도 도모하고 있다.
“목회자의 영성과 올바른 기도생활이 결국 교회를 세워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을 통해 받은 훈련으로 하나님께 온전히 복종할 때 비로소 교회는 바르게 세워집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스스로 하시지 않고 하나님께서 하시도록 하신 것과 같습니다.”
전 목사는 목회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것을 그대로 흘려 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것이 아닌 하나님의 것을 말이다. 그런 가운데 건강한 교회 코이노니아를 이루면 그것이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