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위기에 놓인 지리산 일대의 기독교 유적을 보존하기 위한 ‘지리산 기독교 유적지 보존위원회’가 발기인대회를 열고 박천일 목사(한기총 총무)를 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등 구체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2월 16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중강당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그동안 지리산 유적지 보존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예장 통합, 한국기독교총연합회, KNCC 등 각계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설교를 맡은 김순권 목사는 “언젠가부터 문명의 발달과 함께 지난날의 역사를 소홀히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불교의 역사에 비해 선교 120년의 기독교 역사는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또 “지리산 유적을 잘 지키고 보존하는 것이 후대 자손들에게 귀중한 유산을 물려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독교 역사학자인 이덕주 교수(감리교신학대학)는 특강을 통해 지리산 유적지의 선교사적 의의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지리산 유적지를 보존하는 것은 이 땅에 복음을 전한 선교사들의 노고에 한국교회가 보답하는 길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한국기독교사의 신앙의 뿌리를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리산 유적지를 돌보고 있는 인요한 박사(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외국인진료소장)는 지리산 노고단과 왕시루봉에 위치한 기독교 유적지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함께 활용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보존위원회는 창립취지문을 통해 “지리산의 유적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역사와 함께 했던 선교사들의 유적을 보존 계승해 한국 기독교의 현장을 보존하고 잊혀진 역사를 보존하는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