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 실시된 제17대 총선 결과 지역구에서 총 92명의 기독교인이 당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각 당의 비례대표 중에 있는 기독교인을 포함해 이번 17대 기독 국회의원의 숫자는 지난 16대의 112명에 근접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변화된 정치지형에 담긴 민심만큼이나, 이들 기독 당선자들이 당리당략을 떠나 크리스천이라고 하는 뚜렷한 자기 정체성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정치활동을 해줄 것을 바라는 한국교회의 기대 수준은 그 어느 때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후보자의 자료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전국 243개 지역구 중 약 38%에 달하는 92개 지역의 당선자가 기독교인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인 기독교인 당선자는 신계륜(성북 을, 우), 김한길(구로 을, 우), 이재오(서울 은평 을, 한), 박성범(서울 중구, 한), 이상열(목포, 민), 김학원(부여 청양, 자) 당선자 등이다. 정당별로는 열린우리당이 50명(54.3%)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한나라당 36명(39.1%), 민주당 3명(3.2%), 자민련 2명(2.1%), 국민통합21 1명(1%) 순으로 나타났다.

기독 국회의원 당선자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24명, 경기 23명이었으며 다음으로 전라북도 8명, 경상남도 8명, 부산 6명, 인천 6명, 전라남도 5명, 충청남도 3명, 광주·울산·충청북도·경상북도 각각 2명, 강원도 1명이 당선됐다. 그러나 대구, 대전, 제주 지역 당선자 중에는 기독교인이 한명도 없었다.

선거구를 기준으로 볼 때 가장 많은 기독교인이 당선된 지역은 전라북도였다. 전북은 총 11개 지역구 중에서 장영달(전주 완산 갑), 이광철(전주 완산 을), 채수찬(전주 덕진), 강봉균(군산), 조배숙(익산 을), 김원기(정읍), 최규성(김제 완주), 정세균(진안, 무주, 장수, 임실) 등 8명의 기독교인이 당선됐다. 

정치 신인들의 약진이 이번 총선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듯 기독교인 당선자 가운데도 초선의원은 48명에 달했다.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국회에 진출한 김충환(서울 강동 갑·명성교회) 당선자는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린다”며 “아직 여러 모로 부족하지만 주민들에게 내세운 약속을 성실히 이행해 하나님 앞에 지역 주민들 앞에 떳떳하고 실망시키지 않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당선자는 특히 열린우리당 이부영 후보를 제쳐 신인 돌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김선미(경기 안성) 당선자 역시 “초선의원인 만큼 처음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 책임을 지는 정치,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 정치, 소외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인의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기독교인 중 재선의원이 17명이었으며 이상득(포항 남구 , 울릉), 정몽준(울산 동구), 김덕룡(서울 서초 을) 당선자는 5선, 김원기 당선자는 6선 의원에 올랐다.  

기독 여성들의 국회 진출도 이번 선거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다. 특히 지역구 여성 당선자 9명 중 김희선(우), 이혜훈(서초 갑, 한), 김희정(부산 연제, 한), 김영선(고양 일산 을, 한), 김선미(경기 안성, 우) 당선자 등 5명이 기독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김희정 당선자는 올해 33세로 이번 선거에서 최연소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김 의원은 “가장 젊은 국회의원인 만큼 지금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열심히 뛰어다니겠다”며 “젊은 체력과 여성의 세심함을 바탕으로 말만하고 폼만 잡는 것이 아닌 깨끗하고 야무진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새로운 국회에 거는 국민들의 희망이 크듯 이들 기독인 당선자들에게 거는 기대감 역시 간절하다. 국가조찬기도회 장헌일 사무처장은 “이번에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국회라고 하는 선교지를 통해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유, 평화, 인권, 복지 등 철저한 기독교 신앙관에 입각한 정책을 반영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장 사무처장은 또 “크리스천이라는 것이 액세서리가 돼서는 안 된다”며 “끊임없이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고 기도하는 국회의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부재자투표운동본부 임왕성 대변인(명지대 총학생회장)은 “기독 정치인이 국회에 많이 진출한 만큼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고 나라와 민족의 발전과 평안을 위해 더욱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김성윤 목사(2004 총선연대 집행위원)는 “국회에 입성한 기독 국회의원들은 정당에 구애받지 말고 자신의 의정활동에 맞는 소신 있는 활동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라며 “특히 기독교 신앙의 가치라는 높은 기준을 부여 받았기에 정치적 도덕적으로 더욱 올바르게 행동해 타의 모범을 보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