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식 목사 / 수원성결교회

추수감사절의 즐거움은 결실에 대한 감격에 근거한다. 결실의 신비한 의미와 교훈을 통해 상고해 보아야 하겠다.

첫째로, 결실의 신비는 그 다수확의 비밀에 있다.
한 알을 심었는데 30배, 60배, 100배의 소득을 얻는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라고 시편 기자는 노래하였다. 아브라함에게 소떼와 양떼를 많게 하신 하나님께서 대풍을 주시었으니 어찌 감사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아브라함에게 더 중요한 것은 소와 양들이 아니라 그의 믿음의 풍성한 수확이다. 그리하여 그는 믿음의 조상이라 일컬어지게 되었다.
이 땅의 교회들이 사람 수효를 모으는 다수확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이 나라 이 사회에서는 정의와 사랑, 진리와 자유를 수확하는 데는 실패한 것이 아니겠는가?

둘째로, 이 땅에서 하나님의 뜻을 다 수확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본문 말씀에 의하면 땅에 떨어져 썩지 않았기 때문이다.
밀알이 땅 속으로 들어가야 많은 결실을 얻는 법이다(24절). 가을이 되었어도 우리 인생의 소득이 빈곤하고 결실이 초라하다면 그 이유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 이유는 정녕 내가 땅 속으로 들어가 죽지 아니한 까닭이다. 우리 주님은 하늘 영광 버리시고 이 땅에 종의 형상을 입고 내려오사 곤고를 당하시고 매맞고 침 뱉음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죽으시고 땅 속에까지 내려가셨다. 그러나 우리는 올라가려고만 하고 살려고만 한다. 썩기는커녕 바늘 끝도 들어가지 않는 단단함이 그대로 살아있다. 여기서 어떻게 새생명이 움트며 다수확의 결실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셋째로, 우리의 결실이 초라한 또 하나의 이유는 우리 모두가 게을러서 그렇다.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는 책망을 들을 것이라고 말씀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럭저럭 시간 보내기 좋게 되어 있어서 거기에 빠지면 벗어나지 못한다.
바울 사도는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라고 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기도하시고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어 열심히 살아가시라.
아무런 열매도 없는 채 빈 껍데기로 이 가을을 보내는 것이 괴롭지도 않는가?
도끼가 나무 뿌리에 놓였다는 주님의 음성을 들으시기 바랍니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0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