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식 목사 / 수원성결교회

신학자 폴 틸릭은 1948년에 ‘흔들리는 터전’(The shaking of the foundations)이라는 첫 설교집을 냈다. 
그는 여기서 비틀어진 인간의 실존과 무너져 가는 문명의 터전을 분석 진단했다. 폴 틸릭 목사는 세계의 기초가 흔들리고 있음을 내다보고 오늘의 상황을 예언했다고 하겠다. 오늘 전 세계는 온통 진동한다. 정치, 경제, 문화, 그리고 종교계에 이르기까지 안정은 깨어지고 전쟁뿐이다. 이러한 때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겠는가? 히브리서 기자가 강조한 대로 “우리가 믿는 도리를 굳게 잡을지어다”(히 4:14)라는 말씀을 명심해야 하겠다.

첫째로 진리가 흔들리고 있다
적어도 문화민족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예로부터 자명의 진리를 믿었다. 인간으로서 마땅히 그 위에 서야할 기초로서의 도리를 의심치 않았다. 서구인들은 기독교적 진리를 믿었으며 동양인들은 인륜 지도를 믿었다. 그러나 오늘날 이르러 그리스도인들조차 하나님의 구원과 경륜을 의심하고 성경을 계시로서 믿지 않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절대성은 퇴락하고 상대주의가 판을 친다. 그 사이에 자리잡은 것은 금력과 권력의 절대화이다. 일본이 힘이 생기니 역사적 진실도 왜곡하려고 한다. 인간을 멸망에서 구원하는 도리가 진리라면 우리가 믿는 십자가의 도 외에 무엇이 있겠는가? 예수 그리스도만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임을 굳게 믿으시기 바란다.

둘째로 양심의 권위가 흔들리고 있다
인간의 양심은 하나님이 부여하신 피할 수 없는 자리로서, 하나님의 말씀 앞에 회개하고 결단하며 주체적으로 고귀한 생애를 살도록 하는 기능을 가졌다고 믿어왔다.
그러나 오늘날 사람들은 양심과 도덕적 생활을 경시하고 자신의 쾌락을 중요시한다. 미국의 독립선언문에는 인간의 자유와 평등 그리고 양심에 의한 정부를 선언했다. 그 기초 위원 중 하나인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1706∼1790)은 철저한 신앙인으로 매일 13가지의 덕목을 실천했는가 반성하며 84세까지 위대한 미국 건설의 초석이 되었다. 그는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굳게 잡았기 때문에 자신과 조국에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을 받게 했다.

날로 부패하고 타락해 가는 세상에 양심과 도덕적 삶의 권위가 흔들려버린 이때에도 우리는 더욱 굳게 하나님의 약속을 굳게 잡아야 하겠다.
“너희가 내 명령과 규례를 힘써 지키면 복을 받으려니와 거스려 악을 행하면 저주를 받으리라.”
(월간 <교회와신앙> 2000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