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식 목사 / 수원성결교회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지라 해 아래는 새것이 없나니”(전 1:9)

새해를 맞아 모두가 신년 인사에 바쁘고 새 계획에 들떠 있다. 그러나 과연 무엇을 새것이라 하고 새해라 하는지 분명한 성서적 해명이 먼저 필요하다.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것이라 한 것이 있으랴? 본문에서도 질문되고 있다. 사실상 새해는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것을 근거로 해서 눈금을 그어 놓은 시간 개념이다. 고대의 사람들은 자연계의 순환과정을 통해서 얻은 지식으로 시간을 이해하였다. 자연히 시간이란 돌고 도는 것이요. 처음도 끝도 없는 것으로 보게 되었다. 환갑이란 곧 60년만에 한 바퀴 도는 시간 계산법이다. 과연 전도서의 말씀처럼 해 아래는 새것이라 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야곱의 말과 같이 다만 “험악한 세월의 나그네 길”이며 보아도 족하지 않고 들어도 차지 아니한 피곤한 것이 인생이요 새 것은 없다.

그러나 예수님은 새로운 피조물을 선언하였으며 베드로는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았다. 그렇다. 해 아래 세상과 자연만을 볼 때 새 것은 없으나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바라볼 때 하나님께서 2000년에 개입하신다면 새것이 창조되는 새 해가 될 줄로 믿는다.

그러면 2000년 초에 우리는 어떠한 자세로 새해를 맞이하는 지혜가 있어야 할까? 언젠가는 우리의 시간이 끝난다는 시한부의 삶에 대한 지각이 있어야 할 것이다. 새해가 열두 달뿐인 것처럼 우리는 시간 속의 존재이다.

어떤 공무원이 병으로 6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는 의사의 선언을 듣고 그 남은 시간들을 어떻게 살까 생각하였다. 놀이터가 없는 아이들을 보고 사유지의 공터에 놀이터를 만들어 주고 어느 날 저녁 그 놀이터의 그네 위에 앉아서 숨을 거두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에게는 의사의 시한부 선언이 보람있는 창조적 삶을 가능케 했다.

무의미한 인간사 속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시간의 의미를 부여하셨고, 우리가 남은 여생에 무엇을 해야 할지를 가르쳐 주신다. 12개월 밖에 안 남았다는 시한부 정신으로 창조적인 인생을 살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새해를 축복하시기 바란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0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