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식 목사 / 수원성결교회 

“나의 자녀들아 너희 속에 그리스도의 형상이 이루기까지 다시 너희를 위하여 해산하는 수고를 하노니”(갈 4:19)

성탄절이 다가오고 있다. 교회력에 의하면 대강절에 들어섰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탄생의 배후에 있었을 하나님의 아픔을 잊어서는 안 된다.

본문의 말씀은 사도 바울이 갈라디아 교회 성도들에게 책망과 더불어 결의를 보여주시는 내용이다. 복음으로 참 자유와 해방을 주었건만 거짓 교사들에 의하여 율법주의, 조건주의 신앙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보고, 그는 너희를 대하여 의심이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낙심치 않고 그리스도의 형상이 이루기까지 다시 너희를 위하여 해산하는 수고를 하겠노라 다짐하고 있다.

바울의 이 같은 선언은 가르치는 자의 고통을 함축하고 있다. 진리를 가르치니 오히려 싫어하고 비 진리를 좋아하는 현실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그런즉 내가 너희에게 참된 말을 하므로 원수가 되었느냐”고 묻고 있다. 과연 강단에서 설교하는 사람의 고통은 해산의 수고에 해당한다. 왜냐하면 잉태하지 않은 생명은 탄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고통을 겪고 태어난 메시지라고 해서 성도들에게 잘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닌즉 더욱 고통이다. 무엇 때문에 설교를 하는가? 설교 없는 주일은 없는가? 씨름하다가 어떤 목사님은 주일날 설교 원고를 잊어버리고 진땀 흘리는 꿈을 꾸고 꿈속에서 고통을 당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옥동자를 탄생할 희망이 있기에 그리스도인들은 결코 낙심치 아니한다. 무릇 생명 있는 자는 생명을 잉태하는 법이며, 그 생명이 탄생하기까지는 고통이 따르는 것이다.

교역자뿐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사명을 위하여 창조적인 진통을 겪는 자이다. 이 아픔을 외면하는 자는 사명이란 말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목사는 강단에서 성도들은 저마다의 삶의 자리에서 진지하게 생명과 보람을 잉태하고 창조의 고통을 통하여 진정한 가치를 탄생시키는 기쁨을 맛보시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란다.

성탄절을 눈앞에 두고 철부지 어린아이들처럼 덮어놓고 기뻐하는 성도들이 아니라 이제는 독생자를 보내신 아버지의 사랑과 그 사랑 속에 숨어있는 하나님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시기를 바란다.
(월간 <교회와신앙> 1999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