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규 목사/ 분당 샛별교회

요즘 사람들은 물질을 행복의 바로미터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물질을 잘 사용하는 것’은 행복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지만 ‘물질 자체’는 행복의 바로미터가 아닙니다.

솔로몬은 노년에 입술을 열어 고백했습니다. “전도자가 가로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사람이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자기에게 무엇이 유익한고”(전 1:2~3) 이 고백이 얼마나 실감나게 들립니까? 솔로몬이 이 고백을 하기까지의 인생 역정을 상상해 가며 이 고백을 묵상하면 이 고백이 얼마나 실제적이며, 얼마나 정확하며, 얼마나 엄청난 진리인지 깨닫게 됩니다.

솔로몬은 최고의 지위와 최대의 특권을 가진 왕이었습니다. 그에게는 개인적인 병거 1천400대와 호위병 1만2천 명이 있었습니다. 후비 700명, 빈장 300명, 도합 1천 명의 여인을 통해서 낮이건 밤이건 자신의 육적인 욕망을 마음대로 채울 수 있었습니다. 애굽에서 수입한 은을 가지고 궁궐의 벽돌처럼 사용했고, 레바논의 백향목을 뽕나무처럼 사용했습니다. 그는 무엇이든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었습니다(전 2:10).

그런 솔로몬이 “모든 것이 헛되다”고 하니 얼마나 실감나게 들립니까? 만약 많이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이 “헛되고 헛되다”고 하면 “가져보지도 못한 주제에 별 이상한 소리도 다 한다”고 핀잔을 들을 것입니다. 그러나 솔로몬이 “헛되고 헛되다”고 하면 아주 의미있는 말입니다.

솔로몬은 즐거운 것을 추구할 때마다 항상 동일한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 결론이란 그 어떤 즐거운 것도 자신에게 진정한 만족을 주지 못한다는 결론이었습니다. 물론 순간적인 황홀함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만족처럼 느껴지는 황홀감은 너무나 순간적이었고 곧 이어 찾아오는 공허감은 만족의 정도를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솔로몬이 가진 소유는 그의 공허함의 정도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였을 뿐이었습니다.

솔로몬의 고백은 하나님이 보증하지 않는 소유,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되지 않는 소유가 얼마나 비참한 것인지를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고백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정상을 정복하면 산 아래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그들을 만족시킬 만한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정상을 정복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솔로몬은 매우 솔직하게 “그것은 만족을 주지 못할 것이다”라고 권고합니다.

하나님이 없는 물질주의자에게 진정한 만족은 없습니다. 좋은 침대는 돈으로 살 수 있지만 꿀잠은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화려한 옷은 돈으로 살 수 있지만 교양은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으리으리한 집은 돈으로 살 수 있지만 가정의 화목은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음식은 돈으로 살 수 있지만 밥맛은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사람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은 마음의 평안, 양심의 위로, 하늘의 소망과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것들은 돈으로 얻을 수 없습니다. 또한 인간의 ‘무엇’으로 얻을 수 없습니다. 이런 것들은 ‘무엇’으로부터 얻는 것이 아니라 ‘누구’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누구로부터 얻을 수 있습니까? 바로 하나님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없는 물질주의자의 삶은 결국 불행을 준비하는 삶입니다.

사람들에게는 돈과 성공이 대답하지 못하는 어떤 인생의 문제가 있습니다. 인생길에서는 돈보다 귀한 것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돈보다 가치 있는 것을 붙들어야 합니다. 진리의 세계에 잡히려는 처절한 자기 시도가 없이 물질주의적 삶에 매달리면 진정한 행복은 멀어지지만 하나님께 매달리고, 진리에 매달리고, 가치 있는 삶에 매달리면 어느새 행복은 내 곁에서 미소 짓고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