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신학대학(감신대, 총장 김득중) 여교수 재임용 탈락을 둘러싸고 학교측과 해임 교수간의 불협화음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감리교신학대학교 성차별 바로잡기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위원장 조화순 목사)는 강남순, 권희순 교수의 재임용 탈락과 관련, “12명의 초빙교수 중 유일하게 부부교수로 재직중인 두 여교수만 탈락한 것은 명백한 성차별”이라며 “이번 인사결정은 무효”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 대해 학교측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인사결정이었다고 일축하고 있다. 지난 1월 9일 감신대 인사위원회(위원장 이원규)는 ‘초빙교수 임용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이번 인사결정은 합당한 절차에 의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인사위원회는 “교수 임용에 있어 누가 적격자인지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인사위원회의 고유 권한”이라며 “각 분야를 담당할 보다 적합한 지원자를 뽑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부교수이기 때문에 탈락했다는 의견에 대해 인사위원회는 한번도 ‘부부교수 불갗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못 박은 뒤 “두 여교수의 탈락은 해임이 아니라 단순히 계약기간 2년이 끝났고 신규 채용이 안 돼 계약이 만료됐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새로 임용된 교수자격 논란에 대해 인사위원회는 “새로 임용된 여성학 분야 초빙교수는 여성학 교수는 여성과 관련한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10년 간 서울대학교, 서강대학교 등에서 강의한 경력을 가지고 있어 자격에 아무런 하자가 없으며 오히려 훌륭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감신대 총동문회 역시 최근 성명서를 발표하고 “모교 인사위원회의 결정은 적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동문회는 성명서에서 “계약이 만료된 두 교수의 자리에 남성이 채용됐을 경우 성차별에 해당된다고 말할 수 있으나 일정한 자격을 갖춘 여성 교수가 채용되었기에 성차별이 될 수 없다”며 “학교당국의 고유권한에 속한 교수 인사권을 존중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문제를 놓고 여성계가 ‘강한’ 움직임을 보이자 학교측도 적잖게 당황하고 있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학교측 관계자는 “예전의 사례로 봤을 때 학교측이 이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일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조화순 목사를 중심으로 한 여성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진다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공대위는 2월 5일 감신대에서 이 문제를 놓고 기도회를 개최했으며 앞으로 매주 목요일 두 여교수 복직을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기도회 참석자들은 “감신대는 양성평등을 추구하는 대학이 되어야 한다”며 “성차별적 인사결정은 무효이므로 두 여교수는 반드시 복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대위 위원장 조화순 목사는 “이번 사태가 감신대의 위상을 높이고, 교단도 새로워지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우리의 요구가 반드시 관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