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도를 더해 가는 교회 내 분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예수님이 끝없는 ‘사랑’을 강조하셨듯이 교회의 가장 큰 사명이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는 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이들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작금의 한국교회의 모습을 살펴보면 사랑대신 끝없는 싸움과 질시, 반목이 뒤엉켜 있는 모습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대다수의 교회들이 주어진 사명을 충실히 감당하며 사랑을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일부 교회가 보이고 있는 심각한 이전투구(泥田鬪狗)의 모습은 한국교회의 초라한 자화상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가장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교회는 ‘강남제일교회’(지덕·지병윤 목사)다. 작년부터 시작된 분규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교회는 지덕·지병윤 목사의 사임을 요구하는 개혁추진위원회와 이를 반대하는 양측으로 나뉘어 예배를 드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간의 충돌도 자주 일어나고 있어 급기야 지난 1월 4일에는 본당에서 예배를 드리기 위한 양측간의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개혁측 관계자는 지 목사측이 예배를 방해하기 예배당 문을 철거했으며 이제는 전기까지 끊어버렸다며 더 이상 목사라고 할 수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개하고 있다. 개혁측은 또 지 목사가 매주일 사설경호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동원하고 있다며 “지덕, 지병윤 부자만이 할 수 있는 코미디 같은 일이 교회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지 목사측은  “폭력배 동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나를 보호하기 위해 지인들이 보내준 사람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지 목사측은 개혁측 핵심인사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으며 개혁위는 지 목사측을 공금횡령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이들의 분쟁은 법정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도 많은 교회들이 목회자 불륜, 횡령, 부동산, 세습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분규에 휩싸여 있다. 이러한 분규는 양측의 의견이 너무도 확고해 해결점을 찾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문제는 이러한 모습으로 인해 많은 불신자들에게 교회에 대한 이미지를 나쁘게 하는 선교적 악영향이다. 목회자 불륜을 둘러싸고 성도들이 양측으로 갈라져 수개월 동안 교회 안팎에서 싸움을 벌였던 모 교회 성도는 “주일마다 벌어지는 싸움 때문에 인근에서 교회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였다”며 “교회를 떠나는 성도들은 물론이고 지역사회에 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손상된 것이 가장 큰 손실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러한 교회 내 분규를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이 한국교회의 가장 큰 숙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주명수 변호사(밝은교회 담임목사)는 앞으로 이러한 분규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지적한 뒤 “교인들의 의견을 따라가면 분규는 없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변호사는 “교인들이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의식이 많이 성숙했다는 것”이라며 “목회자는 교인의 2/3이상이 반대한다면 자신과 의견이 다르더라도 그 의견을 따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분규 발생 초기에 사태를 진화할 수 있도록 교회가 소속된 노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진우 목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 건강교회운동본부 위원장)는 “교회 문제를 세상법정까지 끌고 가는 것은 좋지 못하다”며 “각 노회는 지나친 경직성을 버리고 교회 분규에 대해 신속히 대처해 초기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또 서로 다투기에 앞서 목회자와 성도 모두가 말씀에 입각해 자신을 돌아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교회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버리고 한 걸음씩 양보하려는 자세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교회내의 치리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를 위해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으로 각 교단이 가지고 있는 ‘헌법’을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노영상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는 “교단마다 헌법이 명백하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규가 끊이지 않는 것은 헌법의 내용이 오래 전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 시대에 맞도록 헌법을 세분화 해 교회의 치리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 교수는 또 “규정만 있어서는 안 되고 헌법에 의거해 실제적으로 치리를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 뒤 “교단별로 외국 등 다른 교단의 헌법을 살펴 교회 행정과 치리에 대한 규정을 자세하게 만든다면 교회 내 갈등은 상당부분 제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