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원 목사(신망애복지재단 이사장)

1983년 3월, 꿈에도 그리던 소원이 이루어졌다. 상가 3층 35평을 100만원 보증금에 세로 얻어 작업장으로 문을 열었으니 기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계단밖에 없어서 올라 다니기가 불편하기 이를 데 없었지만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작업장을 마련했다는 사실 때문에 가슴 벅찬 감격을 누렸고 이제는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꿈을 그리며 일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독지가들의 도움으로 청타 인쇄기를 구입해 인쇄소까지 차리고 기술을 가르치며 수입까지 올리게 되었으니 우리들로서는 마냥 행복할 수밖에 없었다. 칸을 네 개로 막아 유화 그림 작업장, 칠보공예, 각종 하청 작업장으로 구분하여 재활교육을 실시했다. 30여 명의 장애인들이 찾아와 같이 재활의 꿈을 일구고 있었다.
그러나 호사다마였다. 갑자기 많은 장애인들이 상가를 드나들자 이것을 이해하지 못한 상가 입주자들이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상가 전 입주자들이 건물주에게 장애인들을 내보내지 않으면 나갈 때까지 집세를 안 내기로 결의하고 건물주를 몰아부쳤다. 깜짝 놀란 건물주가 3층 통로를 봉쇄하고 법원에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우리가 건물을 임대할 때 장애인 작업장으로 쓰겠다고 말했으면 애당초 세를 주지 않았을 텐데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처분 신청이 받아 들여졌다.
정말 너무너무 매정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어쩌란 말인가? 기도하는 수밖엡. 밤에는 망우리 공동묘지에서, 낮에는 삼각산을 찾아 하나님께 매달렸다.
이 기도가 상달되었는지 극동방송국에서 전화가 왔다. 그는 소망교회 개척 맴버 중 한 분으로서 이름만 대면 다 알 수 있는 사장님의 사모님 조 집사였다. 그가 며칠 전 방송을 한 신망애 생각이 나면서 결과를 알고 싶은 궁금함과 동시에 조금이라도 동참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 전화를 했다고 한다. 결단의 기도회를 했다는 소식을 듣고 100만원을 보내주시겠다고 약속을 해 주셨다.

수요일 오전 11시경 소망교회 양집사라고 신분을 밝히신 분이 전화를 했다. 조 집사님한테서 신망애 소식을 듣고 기도하던 중 감동이 와서 400만원을 보내 주시겠다고 온라인 번호를 가르쳐달라고 했다. 다시 토요일 아침 9시 조 집사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양 집사님이 400만원을 해주시기로 했다는 소식을 알리자 두말없이 자기는 500만원을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900만원과 원래 있던 보증금 100만원으로 청량리 중심가에 80평짜리 2층을 1천만 원 전세로 입주하여 신망애 현대화의 기틀을 쌓게 되었다.

두 가지 큰 교훈을 얻었다. 고통을 통해 하나님이 역사하신다는 것과 엄청난 축복은 결단의 기도 후에 주신다는 것을.  그리고 시소게임이라도 하듯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신 신망애의 천사 조 집사님, 양 집사님, 두 분에게도 이런 기적의 역사가 함께하길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