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명수 / 목사. 변호사

개정된 형법에 의해 1997. 1.1일부터는 성인범에게도 집행유예나 선고유예 선고시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명령을 병과할 수 있게 된다. 사회봉사명령은 원래 소년법에 의하여 소년부 판사가 16세이상의 소년에 대하여 보호처분을 내릴 때 동시에 병과하여 명할 수 있는 제도이다. 그런데 이 사회봉사명령제도가 이번 개정 형법에 의하여 성인범에게도 적용되게 되었다. 이 사회봉사명령제도의 성패는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대상자로 하여금 어떻게 하면 법원의 명령에 의하여 사회봉사를 한다는 의무감으로서가 아니라 자발적 참여에 의하여 사회봉사의 즐거움을 깨닫게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 있을 것이다.

개정된 형법에 의하건 소년법에 의하건 사회봉사명령은 국가가 죄를 지은 사람에게 그에 상웅한 벌을 주면서 그것에 병과하여 내리는 의무임에는 틀림없다. 어떻게 보면, “사회봉사”와 “명령”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의미이다. 사회봉사는 자발적으로 나를 희생하여 다른 사람들의 유익을 위해 일한다는 마음으로 행할 때 진정한 의미의 봉사라고 할 수 있고, 국가의 명령에 따라 의무감으로 행하는 자기 희생은 더 이상 봉사가 아니라 강제노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의무감으로 행하여지는 봉사로부터는 기쁨을 얻을 수 없다. 기쁨이 없으면 만족을 얻을 수 없다. 봉사를 통해 만족을 얻을 수 없으면 이 인격이 변화되지 않는다. 자발적인 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비록 그 일이 힘이 드나 그 일로 부터 기쁨을 얻는다. 기쁨을 얻는 만큼 자기 자신의 존재에 대해 자존감을 갖게 된다. 그 자존감을 갖게 될 때 그 사람의 인격이 변화되는 것이다.

사람은 봉사를 통해서 다른 사람의 귀중함을 알 수 있고 자기 자신의 귀중함을 알 수 있다. 봉사를 통해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는 사람은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웃을 기쁘게 하는 사람은 자기안에 계신 성령님을 기쁘게 하는 사람이고 이웃을 기쁘게 하지 않는 사람은 자기안에 계신 성령님을 기쁘시게 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리고, 국가나 사회봉사시설 등은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대상자가 의무감이나 또 다른 강제노역이라고 생각들지 않도록 특별한 배려를 하여야 한다. 강압적인 방법이나 또는 죄인을 다루듯이 사회봉사를 시켜서는 아니된다. 항상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대상자는 국가가 나로 하여금 올바른 사람이 되라는 큰 뜻에서 사회봉사의 기회를 주는 것으로 알아 단 마음과 자원하는 마음으로 사회봉사에 임해야 할 것이다. 사회봉사를 법원의 명령에 의하여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사회봉사를 하나님의 명령에 의하여 한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이런 믿음위에 근로의식이 생겨날 것이고, 사회를 보는 시각이 변할 것이며, 사람과 사회를 대하는 마음이 변화되어 사회에서 필요한 존재가 되어 질 것이다.

사회봉사제도는 반드시 성공을 거두어야 한다. 사회봉사명령제도가 성공을 거두면 재범율은 지금보다 훨씬 떨어질 것이고, 그 봉사정신으로 말미암아 더욱 밝은 세상이 될 것이다.
(월간 <교회와신앙> 1996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