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암교회/ 김성일 목사

오순절의 성령강림과 함께 신약의 교회는 능력이 눈에 보일만큼 강하게 역사하면서 성장했다. 그러나 초대교회 성령의 역사는 그렇게 지속적인 증가를 나타내지는 않았다. 바울은 희한한 능력을 가진 사도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지역에서 설교를 했지만 회심한 성도를 얻지 못하고 쫓겨났다. 그러나 교회를 향한 강한 핍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고 또 자라고 있다.

교회 성장은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각양 각색으로 자라고 성숙된다. 그것은 누룩이 번지는 것처럼 소리 없으면서도 분명한 성장을 한다. 일암교회는 바로 소리 없는 성령의 역사 가운데 조용하면서도 분명한 성장과 성숙이 있는 교회이다.
“목회자가 된 뒤에 가진 목회에 대한 비전이라면 성도들을 성숙된 신앙인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성숙된 신앙이란 한국교회가 늘 고민하던 문제이기도 합니다. 교회는 다니는데 삶이 변화가 없고 구원을 받았는데 여전히 세상적인 습관에 사로잡힌 성도들의 신앙성숙이 문제라고 보았습니다.”

일암교회는 1994년 9월 고양시 일산신도시에 상가를 분양받아 설립되었다. 그가 처음에 생각했던 신앙성숙에 대한 목회비전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고 한다. 본인 스스로가 부족하다는 생각과 함께 부사역자로 있던 때와 달리 직접 개척하고 보니 이상과 현실은 거리가 너무 멀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성일 목사는 자신이 생각했던 목회 철학과 비전을 곧바로 접지 않았다. 그것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고 그것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많은 장애물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잠언에 보면 죽은 사자보다 살아 있는 강아지가 낫다고 합니다. 개척을 하다보니 내가 추구하려고 했던 목회철학을 밀어붙이는 것이 녹록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신앙이란 경력이 많다고 해서 살아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웃이나 사람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없는 신앙은 죽은 신앙입니다. 신앙이 죽은 교회는 교회다워질 수도 없습니다.”

김 목사는 살아 있는 신앙의 첩경은 기도라고 강조한다. 기도는 하나님을 만나는 길이요 기도를 통해 신앙이 살아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개척부터 심야기도에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교인들이 와서 마음껏 기도하고, 그것을 통해 하나님과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리를 놓자는 생각에서이다. 그는 심야기도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해서 해왔다고 한다. 그리고 아예 교회 중직자가 되려면 심야기도에 참석하라고 교인들에게 일침을 놓기도 했다.

하지만 신앙성숙을 위해서는 기도와 병행해야 되는 것이 말씀이다.
“말씀은 우리의 근본을 흔들고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우리의 감동과 감정이 아무리 뛰어나도 우리는 변화시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말씀과 관련된 신앙성숙은 단기간에 승부를 내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이 제대로 들려지면 성도를 변화하게 되어있다고 말한다. 사람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역사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운동력이 있고 좌우의 어떤 날선 검보다 예리하기에 사람의 혼과 관절을 쪼갠다. 김 목사 스스로가 경험한 것을 목회에 적용한 것이다.   그래서 그의 목회는 뜨거운 것을 지향하지만 냄비식은 아니다. 오히려 뚝배기처럼 오랜 동안 식지 않고 끓는 그런 뜨거움이다. 이런 목회는 요란하지 않지만 성령의 역사는 아주 강하게 나타나기 마련이다. 성도들의 삶에 열매들이 있고 또한 지역에 큰 영향력을 끼친다.

“교회에 책방이 있습니다. 신앙서적 중에 좋은 신간들을 비치하여 성도들이 읽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많이 확보하지 못했지만 성도들의 영적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500여 권의 장서가 보관된 일암책방은 바로 김 목사가 성도들의 신앙성숙을 돕게 하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일암교회는 다른 교회처럼 요란한 행사프로그램이 없다. 그렇다고 아예 아무런 프로그램이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성경공부도 있고 또 지역사회를 돕기 위한 사역도 한다. 고양시에 시민운동단체인 천사운동이 있다. 이 단체의 회원들은 한 달에 만원씩 회비를 낸다. 이 회원들의 회비로 불행을 당한 사람들이나 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는다. 이 단체의 본부장이 김성일 목사이다. 작년 10월에 결성되어 첫 번째 한 일이 희귀병을 앓고 있는 한 어린이의 수술비 천사만원을 주었다.

이제 시작단계이지만 김목사로서는 보람 있는 일이다.
그의 지역사회에 대한 섬김은 바로 신앙과 삶의 일치라는 신앙성숙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다.  일암교회는 3월이면 지역사회를 위한 어린이 도서관을 개관한다. 교회 옆에 있던 상가를 매입하여 일산 탄현지역의 어린이 도서관을 마련한 것이다. 초등학생들이 와서 편리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준비중이다.

“4천여 권의 장서가 들어갑니다.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듭니다. 하지만 지역의 섬김은 교회의 사랑의 표현이자 그리스도의 섬김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의 섬김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독거노인들을 방문하여 돌보고 여선교회에서 두 주마다 밑반찬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남선교회에서는 보일러 같은 전문인력의 성도들이 어려운 이웃을 직접 돕기도 한다.

“교회는 늘 살아있어야 합니다. 교회마다 모양이 다르고 사역이 다르지만 일암교회는 삶과 신앙이 일치하는 신앙 성숙을 지향하는 기도와 말씀이 있는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