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의 주제는 무엇인가? 극단적 성경해설가들은 사도요한, 이긴자, 생명나무 등으로 말한다. 이만희 씨는 사도요한이라고 하며, 김풍일 씨는 생명나무라고 하며, 이영수 씨는 이긴자라고 한다. 그들은 각자 주장하는 용어들이 자기 자신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모두다 자신만이 요한계시록을 해설하는 독특한 존재임을 드러내려고 하는 것이다.

이 단어들은 모두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용어들이다. 극단적 성경해설가들에 의해 그것이 일반 성도들을 설득하는 데 주요하게 작용된다. 그리고 이들은 이러한 단어들이 주제가 되도록 처음부터 성경을 그렇게 해석해내려고 노력한다. 문제는 일반 성도들이 그 해석을 접하고는 무릎을 치며 그것이 옳다며 미혹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교회에서 전혀 듣지 못했던 것이라며 큰 의미를 스스로 부여해가며 좋아한다. 기존 교회에서 그러한 주장을 들어보지 못했던 것은 당연하다. 정상적인 교회에서 ‘특정 목회자 = 사도요한(또는 생명나무, 이긴자)’이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즉, 새로운 주장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위의 극단적 성경해설가들의 주장이 틀렸다면 과연 요한계시록의 주제는 무엇인가?
위에 언급한 단어들인가. 그리고 그 단어들의 의미하는 바가 정말 교주 개인을 말하는 것인가.   마크스트롬은 “복음이야말로 요한계시록을 이해하는 열쇠이다”고 언급하고 있다(Markstrom, Symphony of Cripture, 오광만 역. <성경교향곡>서울: IVP, 1997. p.329). 그는 계속해서 “성경은 독립된 이야기들과 선한 충고들을 모아 놓은 책이 아니다”며, “그의 아들(예수 그리스도)을 만물 위에 높이시고 그 아들의 죽음과 부활로써 독특한 백성을 창조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을 기록한 책이다”고 강조했다.

즉, 성경의 어느 한 권도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성경 전체가 ‘예수 그리스도’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또 그분을 주제로 삼고 있다면 요한계시록도 예외는 아니라는 말이다. 몇 개의 주요 단락들(1:5~18; 4:1~5:14; 7:9~17; 12:1~17; 19:1~16; 21:22~22:5)과 대단히 많은 짧은 본문들(11:15; 14:1~5, 14~16; 21:6~7)에서 요한은 계속하여 예수님이 죽음을 이기심으로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권세를 가지셨음을 강조하고 있음을 그는 언급했다. 이것이 바로 요한계시록의 핵심 주제라고 말하다. 결코 극단적 성경해설가들이 언급한 몇 개의 단어가 또는 그 단어가 갖는다는 의미가 요한계시록의 주제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레엄 골즈워디 역시 요한계시록의 주제를 ‘복음’으로 보고 있다(Graeme Goldsworthy, The Gospel in Revelation, 김영철 역. <복음과 요한계시록> 서울: 성서유니온, 1996. p.17). 그는 “복음을 그 책(요한계시록)과 떼어서 다루면 안 된다”며, “요한계시록의 환상들은 반드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 목표에 이르게 되는, 성경의 통일된 메시지에 비추어 이해되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음을 주제로 따르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잘못된 경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요한계시록을 구약성경에 나오는 수많은 예언들에 대한 ‘응답’이라고 보는 시각을 비판한 것이다. 본고에 언급된 극단적 성경해설가들의 잘못된 성경접근 방식을 날카롭게 지적해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요한계시록의 주제를 다르게 표현하는 신학자들도 많다. 이필찬 교수는 ‘교회’로 언급하고 있다(Pilchan Lee, The New Jerusalem in the Book of Revelation: A Study of Revelation 21~22 in the Light of its Background in Jewish Tradition. St.Andrews, Scotland, United Kingdom. 1998). 또한 헨드릭슨은 그의 주석에서 ‘교회의 승리’라고 언급하고 있다(William D Hendricks, Revelation, <요한계시록> 서울: 아가페 출판사, 1895. p.8). 그렇다면 신학자들마다 모두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인가? 비록 주석가들의 견해가 이렇듯 다양하지만, 그 안에서 핵심이 되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다. 복음, 교회, 교회의 승리 등은 모두 예수그리스도로 집중되고 있다. 신학자들은 이 견해를 결코 놓치고 있지 않다.

그러나 본고의 비판 대상자들이 보는 성경 요한계시록의 주제는 이와 다르다. 초점이 ‘예수 그리스도’로 모아지는 것이 아니다. 어느 ‘특정인’의 등장과 그들의 생애의 여정을 중심 내용으로 삼는다. 그 특정인은 바로 교주 자신을 말한다. 들어보자.

“성경의 경우는 그 예언이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 무엇보다도 큰 권능을 들고 이 땅에 나타난 ‘이긴자’의 출현이 그렇다(계 2~3장 참조). 이 모든 현상만 놓고 보더라도 오늘날 우리가 성경으로 돌아가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되고도 남는 것이다”(이영수, <계시록 강해> 서울: 집문당, 1975, p.6).

“계시록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인류의 앞날에 대한 예언서이다. …그것을 풀 때와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다(단 12:9, 계 2:17 참조). 그러니까 계시록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실은 뚜껑을 엎어놓고 있는 셈이다”(위의 책 p.8).

“계시록은 앞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마지막 날에 이루어질 여호와의 감추인 경륜이 기록되어 있으므로, 문맥상으로도 감추워진 대목이 많다. 마귀가 알면 훼방을 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마지막 때까지 인봉해 두었다갗(단 12:9) 때가 되면 여호와의 기름부음을 받은 종이 떼게끔 되어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부터 내가 이상 중에 직접 보고들은 것을 중심으로 이 책을 풀어 나가려고 한다.”(위의 책 pp.16~17)

이는 이영수 씨가 주장한 내용이다. ‘이긴자’라는 특별한 존재가 등장해야 할 필요를 요한계시록을 해설한다면서 언급하고 있다. 이때 이긴자는 물론 교주 이영수 씨 자신을 말한다. 이씨로 인해서 성경 특히 요한계시록이 소위 ‘풀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이영수 씨만의 특허품(?)은 아니다. 이만희, 홍종효, 김풍일 씨들도 같은 논리를 따르고 있다.
  사실, 극단적 성경해설가들이 주장하는 내용의 상당 부분은 해당되는 성경 본문만 사심 없이 꼼꼼히 읽어보기만 해도 성경의 본 뜻이 그들이 의도하는 바가 아님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