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의 창조 기사에서 에덴은 특별한 지역으로 창설되었다. ‘창설’되었다는 단어는 ‘심었다’라는 의미가 있는 동사이다. 즉 에덴은 고정된 지역이 아니라 점점 더 커지고 자랄 수 있는 특성을 지닌 동산이었다. 이곳에 하나님은 자신의 표현이 되는 사람을 만들어 살게 하셨다. 풍부한 자원과 과실 그리고 계속해서 넓어지는 공간은 인류의 수효가 늘어나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었다.

에스겔 31장 8절에 따르면 에덴은 ‘하나님의 동산’이다. 이 공간은 유토피아적 의미를 담고 있으며 단순히 물질적인 유익이 주된 기능을 한 곳은 아니다. 오히려 완벽한 관계성이 그 기능을 충족시켜 주는 공간이다.
에덴은 하나님과 그 창조물인 인간의 사이에 관계가 조화를 이루었다. 에덴에서 하나님과 인간은 인격적이고 또한 친밀한 교제를 나누었다. 아담과 하와는 동산을 거니시는 하나님의 임재(창 3:8)를 동산 전체에서 인식할 수 있었다.

이 하나님과 인간의 긴밀한 관계성은 아담과 하와 두 사람의 관계성을 유지하는 근원이 되었다. 이들은 벗었으나 수치심도 느끼지 않았다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으며 이들은 육체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이고 영적인 면에서도 서로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에덴은 시험이 있었다. 두 번째 나무, 즉 ‘선악을 알게 하는 지식 나무’는 이들에게 ‘윤리적 자율성’을 제시했다. 이것을 먹는 것은 그 자신이 지혜되시는 하나님의 관계성을 떠나, 다른 곳에서 지혜를 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인간은 자유의지에 있어 죄를 지을 수도 있고 짓지 않을 수도 있는 두 가지 자유의지를 포함하여 창조되었다. 그러나 인간은 선악을 알게 하는 지식나무의 열매를 먹음으로 하나님을 택할 수 있는 선한 의지를 상실하게 된 것이다.

에덴의 거룩한 공간은 오직 거룩한 자만이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악을 선택한 인간에게 다가온 하나님의 심판은 즉각적이고 매우 강렬한 것이었다. 그들의 죄가 하나님과의 관계를 단절시켰을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자신들이 벌거벗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들은 수치심과 죄책을 겪지 않기 위해 덮을 것을 찾았다. 인간 관계 속에 소외가 자리 잡게 되었다. 긴밀한 인간관계 속에서도 외로움을 느낄 수 있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하나님으로부터 도피한 아담에게 하나님은 심판과 함께 은총을 주셨다. 그들은 이제 거룩한 공간에서 쫓겨날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또 다른 거룩한 공간을 약속하셨다. 그것은 새 에덴이며 그 곳에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예비하셨다.

그들은 즉각적으로 죽음을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죽음이라는 것이 인간의 경험 속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이런 이들을 지속적으로 돌보겠다는 표시로 가죽옷을 입혀 주셨다. 또한 하나님은 당신의 임재가 있는 에덴의 터가 상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성막과 성전에서 만나주셨다.
하나님의 이런 은총은 인류에게 다시금 새롭게 회복되고 창조되는 새 에덴을 열망하게 했다.

하나님은 에덴에서 그의 백성과 만나고 친밀하게 하셨듯이 새 에덴에서 영원한 친밀함과 교제를 나누실 것이다. 새 에덴에서 구원을 받은 그의 백성은 옛 에덴에서 맛보지 못한 탁월한 교제와 하나님의 풍성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은 그 날을 예비하시면서 오늘도 성전된 그의 백성 가운데서 새 에덴을 경험할 수 있도록 허락하셨다. 그것이 바로 성령충만이며, 우리는 아직 오지 않은 그 나라의 임재를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맛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