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택 목사(예장합신 이단사이비대책위원)

'88서울올림픽'이 열리기 전 온 나라가 올림픽을 훌륭히 치르기 위하여 떠들썩할 때 우리 한국교회에 마치 홍역을 앓았던 것 같은 일이 있었다. 그 일은 슈퍼스타 펄시콜레의 한국에서의 집회와 그를 초청한 사람들이 만들어 낸 회오리 바람 같은 악영향이다.

1988년 5월 8일에서 6월 18일까지 약 36일 동안 펄시콜레는 한국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그 당시 펄시콜레가 쓴 "내가 본 천국" "100가지 천국의 비밀"이라는 책이 불티나게 팔리고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그 책을 탐독하였다. 그와 함께 각 교회나 단체에서는 "천국성회" "천국간증"으로 떠들썩했고 천국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 수많은 대교회 목회자들이 그를 초청하려고 애를 썼고 심지어 양화진 순교자 기념관에서 펄시콜레의 86회 생일 축하 모임이 교계 지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기도 했다. 참으로 그는 백발을 휘날리며 대단한 슈퍼스타로 활약을 하다가 많은 강사료를 챙기고 돌아갔다.

문제점을 지적해 본다면,

첫째, 펄시콜레 박사라는 사람의 신분과 그의 목회 경력이다. 그에 대하여 별로 아는 이가 없을 뿐 아니라 그는 목회를 하고 있던 사람도 아니고 들리는 바에 의하면 사무실 하나 차려놓고 섭외를 하여 활동한다는 것뿐이었다. 그가 어떠한 사람인지 어디서 목회활동을 했으며 어떻게 목회를 했는지 어떤 사역을 했는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채 한국에서 집회활동을 한 것이다. 당연히 그의 집회는 은혜가 넘치는 말씀의 잔치가 아니라 이상한 간증, 이상한 축사, 이상한 행동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에게 지불된 강사료는 상상을 초월한 엄청난 액수였다고 한다.

둘째, 초청한 사람이 누구냐 하는 것이다. 초청한 사람은 한국에서 이단으로 지목을 받고 있는 김기동 귀신파 계열의 한국 예루살렘교회 이초석 씨의 부인인 김모애(전남 장성의 시온산 기도원 원장)씨다. 펄시콜레는 이초석 씨와 같이 활동했고, 또 "100가지 천국의 비밀"이라는 책을 번역한 사람은 1992년 주님의 재림과 지구의 종말을 주장하고 나선 이장림 바로 그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많은 목회자들이 그러한 사실을 간과한 채 펄시콜레를 가까이 하려고 애를 쓴 것은 망신이 아닐 수 없다. 결국 펄시콜레는 이초석 씨를 스타로 만드는 역할을 하고 돌아간 셈이다.

셋째, 펄시콜레가 쓴 책의 내용과 그의 간증이다. 그 책을 본 사람이면 누구나 느끼는 것이지만 너무나 황당하고 놀라운 사건들로 가득 차있다. 아무리 봐도 그 책은 성경적이라고 할 수 없고 신비주의자의 주관적인 추측이나 우화적 기록에 불과하다. 신학적인 견지에서 본다면 그것은 신앙, 감각적이고 망상적인 신앙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당시 통역을 맡았던 극동방송 부사장 송용필 목사는 성경에 없는 이상한 이야기를 마치 진실인양 말하는 바람에 그 내용을 그대로 전할 수 없어서 마이크를 던지고 하단하였고 방송을 통해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하였다. 특히 한영 중.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쇼는 대단했다. 펄시콜레가 강단에 등장하면서 갑자기 쓰러졌고 장정들이 서너 사람이나 일으키려 해도 안 되자 그 때 흰 옷차림의 이초석 씨가 가슴에 손을 얹고 무어라고 중얼거리자 펄시콜레는 다시 일어났었다. 바로 이것이 이초석을 스타로 만든 한 장면이었다.

많은 성도들이 신앙적 피해를 입었다고 기독 언론에서 증거하고 있다. 요즈음도 외국인 목회자를 초청하여 여러 가지 세미나나 집회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초청된 강사의 신분이나 신학적 배경, 그리고 목회경력 등 정확한 확인이나 검증이 없이 한국 강단에 세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느 유수한 신학대학원에서는 외국인 강사를 소개만 받고 세웠다가 강의 중에 더 이상 용납을 할 수 없는 내용이 나와서 강의를 중단시키는 일까지 있었다 한다.

현재에도 외국인 목사가 세계적인 사역자 운운하면서 치유사역을 하고 있다는 정보이다. 그가 어떠한 사람인지 모르지만 확인되고 검증된 인물인지 의심스럽다. 오순절 성령이 오시기 전에 제자들 사이에 다툼이 있었기 때문에 성령이 10일을 늦추어 오셨다고 강조한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성령의 강림은 오순절 10일전에 오시기로 된 것이며 성령강림은 제자들의 다툼 때문에 제 때에 오시지 못한 결과가 된다. 어떤 근거를 가지고 말하는지 성경에 없는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성령강림은 하나님의 구속역사의 한 부분인데 사람들의 실수에 의해서 지연되거나 당겨진다면 때와 기한이 하나님께 있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변경될 수 있다는 논리가 도출된다.

주장하는 것이 객관적인 근거없이 자신의 깨달음이나 생각을 진실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단들의 특징이다.

성령의 사역은 반드시 성령의 열매를 맺는다. 많은 잘못된 사람들이 치유사역을 빙자하여 자기의 잇속을 챙기는 일들이 지금까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곤 하였다. 한국교회에 가장 많은 물의를 일으킨 분야가 바로 치유문제인 것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치유사역이 있을 때는 먼저 치유사역자의 인격이 성령 안에서 변화를 받았는지 확인해야 하고, 둘째는 치유가 성령의 역사인지 확인해야 하며, 셋째는 치유를 한 후에 대가를 요구하는지 안하는지 살펴야 하고, 넷째는 하나님께 겸손히 영광을 돌리는지 살펴야 한다. 한국의 이단 거의가 처음에 능력의 치유를 자랑하던 사람들이다.

마지막 때에 거짓 그리스도들과 거짓 선지자들이 일어나 큰 표적과 기사를 보이며 할 수만 있으면 택하신 자들도 미혹하게 하리라(마 24:24) 하신 말씀을 경계의 말씀으로 삼아야 한다.

지금도 성령께서 역사하시며 성령의 능력으로 치유의 역사가 일어난다고 믿는다. 필자의 요지는 성령의 능력이나 치유의 역사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능력과 치유를 빙자한 거짓된 영의 역사를 분별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교회는 가끔 열풍에 휩싸인다. 근간 수년동안에 한때는 성경공부 제자양육 열풍으로 뜨거웠고, 한때는 찬양과 경배 열풍으로, 이제는 제3의 물결, 빈야드 운동의 열풍, 능력 전도 능력치유의 열풍이 불고 그 기운이 남아 있는 지금 열린 예배 새들백 운동이 불어닥치고 있다. 요즈음 신문에는 전도훈련이나 세미나 광고가 눈에 띄게 늘어 전도운동의 열풍도 불어 올 전망이다.

따라서 교회가 하나의 운동을 분석하고 적용하기도 전에 또 다른 운동이 바람처럼 불어닥친다. 그런데 이러한 운동들은 조그만 개척교회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대교회를 중심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대중화가 되는 데 빠르게 확산된다.

기독교 신문에는 각종 집회와 세미나 광고로 가득 차있고 심지어 바람을 일으켰던 교회들을 탐방모집하는 광고도 자주 등장한다. 주로 대상이 목회자들이다. 아마 각종 세미나와 집회에 몰리는 목회자들, 그리고 한국에 바람을 일으킨 교회들을 방문하고 배우고자 수없이 밀려드는 목회자들은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열정을 보여 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강단의 말씀 선포에 능력을 잃어버리고 자신감을 상실한 목회자들의 방황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강단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약화될 때 목회자들은 다른 것으로라도 이 부족한 부분을 대체하려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목회자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다.

요즈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는 젊은 목회자들이 있다. 그들 모두는 강단을 살리고 예배를 살리자는 외침이다. 교회의 갱신은 현재의 교회의 체제나 예배의 형태, 교회의 프로그램을 바꾸는 것이 아니고, 죽어 가는 강단을 살리고 외식화된 예배를 살아 있는 예배로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변한다.

목회자들이 기도하는 것과 말씀 전하는 것을 전무하여 영적 능력을 회복하고 주의 손에 붙잡히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어느 교단의 설문조사에서 '이단의 발생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하는 질문에 가장 많은 사람이 지적한 것은 목회자의 말씀 선포의 약화 때문이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 불어닥치는 열풍에 정신을 잃지 말고 말씀을 위탁받은 자로서 하나님의 심정을 가지고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말씀의 강단을 살리는 길이 한국교회를 살리는 길이라 여겨진다.
(월간 <교회와신앙> 1997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