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이제 구원 중심의 십자가적 사역에서 오직 은혜 안에 거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의를 의지하는 성화의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

3월 7일 남포교회(박영선 목사) 창립 20주년 기념 학술축제에 발제자들은 한국교회가 구원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행함과 윤리적인 삶을 통해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구원 그 이후 : 성화의 은혜’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제에서 첫 발제자로 나선 박영선 목사는 “그 동안 한국교회는 성화의 점진적인 측면을 놓치고 즉각적 측면을 강조하여 시행착오나 실수들을 용납지 않고 구원 자체의 실패로 정죄했다”고 지적하고 “선교 백년 동안 한국교회는 순교적 신앙과 헌신적 전도와 봉사를 해왔다”며 이제 성화적 측면에서 한국교회를 바라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박 목사는 한국교회 성도들이 구원 이후 지나친 기대감으로 자신의 신앙생활에서 일어나는 죄책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정죄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며 “성화의 시작은 전적으로 예수께 의존해야 함을 아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발제자들은 성화와 관련 설교에 있어 은혜의 역할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브라이언 채플 총장(미국 카버넌트신학교)은 “설교자의 임무는 회중에게 정죄함으로 그들을 노예와 같이 의무에 굴종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와 놀라움을 찬송케 함으로써 그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가득 채우는 것”이라며 “회중들은 이런 설교를 통해 영적인 피로감이나 경쟁심, 그리고 무감각들이 점차 사라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기쁨과 연약한 자들에 대한 이해심과 상처로 아파하는 자들을 보살피는 일과 상처를 주는 자들을 용서하는 일, 그리고 심지어 타락한 자들을 사랑하는 일 등이 밀려오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의 구원과 성화’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영재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역시 한국교회는 초기 구원 설교에 치중하여 윤리적 삶에 치중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고 “은사중심적인 신앙운동은 초자연적인 세계와 기적에 대한 대중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거나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기복신앙을 부추기기 때문에 성도의 윤리적인 삶에 대한 설교를 통해 성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훈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는 ‘개혁신학의 구원과 성화’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성화는 칭의를 전제로 주어지며 성화에 대한 거룩한 삶의 변화의 가능성과 실행 능력은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온다”며 “부패한 인간의 성품과 싸워 나가도록 하시는 일에 있어서 인간은 철저히 수동적이며, 전적으로 하나님의 일이지만 하나님은 이 은혜의 실행을 사람이 제 2원인으로서 자유로운 존재를 경험하는 은혜를 맛보게 하신다”며 인간의 선택과 순종을 통한 열매가 나타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박영돈 교수(고신대)는 ‘오늘의 구원과 성화’라는 발제에서 성화에 대한 대안으로 “성령의 지속적인 충만”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성령충만은 결정적으로 성화된 사람의 실제, 즉 죄의 지배에서 자유한 거룩한 사람으로 살 수 있으며 성화의 근본 바탕을 이룬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런 성화의 삶은 단순히 성도 개인 차원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와 함께 이웃을 향한 선교적 목표로 나갈 때 온전한 성화가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