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균 기자

성산 장기려 박사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부산 복음병원의 파업사태가 한달 여를 넘기면서 갈수록 심각해져 오는 9월 23일 열리는 예장고신 총회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10면)

지난해 고신총회는 총회 결정에 반발한 복음병원 노조원 300여명이 현장을 점거해 하루 동안 총회 기능이 마비되는 시련을 겪은바 있다. 교단 총회가 노조로 인해 마비된 것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사건이다.

노조 최경조 선전부장은 “9월 9일 이사회를 지켜보는 게 현재 노조지도부의 방침”이라고 말하고 “이날 이사회 때 최선을 다해 협상을 벌여보겠지만 뚜렷한 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교육부와 고신총회를 상대로 투쟁을 벌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고신 총회 한 관계자는 “총회까지 다소 시간이 남아 있긴 하지만 총회때까지 타결이 된다는 보장도 없다”고 밝혀, 고신총회가 지난해와 같은 시련을 또 한번 겪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파업 기간 중 하루에 약 2억원의 손해를 보는 복음병원은 부도위기에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복음병원은 정상적인 진료행위를 할 경우 하루에 2∼3억 원의 자금이 순환되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진성어음 결제조차 힘들어져 부도위기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복음병원은 실제로 8월 20일 돌아올 예정인 12억 8천만 원에 달하는 어음지급 요청을 모 제약회사가 이를 연장해줘 가까스로 위기를 넘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법인사무국장 이정치 장로는 “노조가 파업을 철회하면 비상한 방법까지 동원해 어음을 막을 계획이지만 파업이 철회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방법은 없는 것 아닌갚라고 말했다.

한편 고신의 개혁그룹인 고신목회자협의회(고목협)은 최근“통제불능의 상황이 계속될 경우, 병원을 포기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 이번 파업사태에 대해 목회자들이 느끼는 심각성을 짐작케 하고 있다.
이 성명서는 교단이 계속 노조에 이끌려 다니는 상황을 질타한 것으로 교단이 파업을 강경 대응하지 못할 경우 아예 병원운영을 포기하는 ‘배수의 진’을 쳐야 한다는 주장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학교법인 고려학원 이사장 강규찬 목사가 파업기간 중 교육부로부터 직위승인취소 조치를 받아 중도 퇴진했으며, 노조의 표적인 구자영 의료원장의 신변도 매우 불안한 처지에 놓여있다.

8월16일에는 노조가 이사들을 하루동안 억류하며 의료원장 퇴진을 촉구하는 사태가 발생, 교단측의 감정을 극도로 자극해 사태 해결은 더욱 어려운 상황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