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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복지사업, 어떻게 할것인가
“더 많이, 더 다양하게”
2002년 07월 24일 (수) 00:00:00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박경숙 (경기대학교 교수)


‘사회복지’ 하면 사람들은 막연하게 ‘자선사업을 하는 것’,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 정도로 생각한다. 그러나 사회복지의 역할에 대하여 크게 두 가지의 상충되는 관점이 있다.  하나는 잔여적(residual) 관점이요 다른 하나는 제도적(institutional) 관점이다.

잔여적 관점에 의하면 사회복지의 역할은 개인들의 욕구가 가족이나 시장경제 등 다른 사회제도에 의해 충족되지 못할 때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예컨대 부모가 없어 가족이 아동을 양육함에 있어 제기능을 하지 못할 때 그 아동을 도와주는 것이 여기에 속한다. 장애로 인하여 일을 못하게 된 경우에 그 사람을 도와주는 것도 여기에 속한다. 그런데 잔여적 관점에 의하면 젊고 일할 수 있는 멀쩡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들은 우선 노동에 참여하여 그에 대한 보상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잔여적 관점은 개인들의 욕구가 가족이나 시장경제 등 기존의 사회제도에 의해 충분히 충족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젊고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노동시장에 참여하도록 하지 않고 먼저 도와주는 것은 오히려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 잔여적 관점에 의하면 어떤 개인이 빈곤하고 문제가 있는 것은 그 자신에게 있다. 본인이 게으르거나 나태한 것 또는 개인적인 결함이 그 원인이라고 본다. 따라서 이렇게 문제가 있는 개인을 잘못 도와주게 되면 오히려 의존성과 나태근성을 길러주고 악을 조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제도적 관점에 의하면 사회복지는 현대산업사회에서 개인이 자신의 꿈을 성취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제도이다. 현대산업사회는 개인의 홀로서기를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인 환경을 가지고 있다. 경제순환은 필연적으로 경제후퇴기에 실업자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 우리 모두  1997년에 IMF로 인한 실업증가를 경험한 바 있지 않은가? 교통사고 사망률이 세계 1위인 우리나라는 가장의 사망으로 인해 온 가족이 갑자기 거리에 나앉게 되는 일이 흔하지 않은가? 그리고 우리나라가 경험하는 급격한 고령화와 그에 따른 노인들의 빈곤과 질병문제는 핵가족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가족이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일까? 빈곤, 실업, 질병, 장애 등 현대산업사회의 문제들은 개인의 결함에 그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이 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제도적 관점의 전제이다.

제도적 관점에 의하면 현대산업사회에서 나타나는 사회문제들은 사회구조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해결도 제도로서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그 제도가 바로 사회복지제도이다. 이때 사회복지제도는 가족, 경제, 사회, 정치, 종교 등 사회의 다른 제도들이 제 역할을 못할 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제도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오히려 가족을 건강하게 만들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등 타 제도가 건전하게 설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잔여적 관점은 서유럽에선 1900년대 초까지, 미국에선 1930년대 중반까지 사회복지 분야를 주도했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중반까지 이러한 잔여적 관점이 사회복지 분야를 주도했다. 이 잔여적 관점이 잘 나타나는 사회복지정책이 공공부조이다. 공공부조는 노인, 장애인, 임산부, 아동 등 주로 일할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 한하여 제한적인 생계비보조를 해준다. 일할 수 있는 사람이 공공부조를 받으려면 생계비보조를 받는 대가로 일을 하도록 요구받는다. 이 공공부조를 받는 사람들에게는 ‘낙인’이 따른다. 게으른 사람, 문제가 있는 사람, 의존적인 사람 등으로 취급받는다. 그래서 이 공공부조를 받는 것을 사람들은 부끄럽게 생각하고 될 수 있으면 안 받으려고 한다.

그러나 제도적 관점에서 제공되는 사회복지정책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다르다. 서유럽에서 대체로 1900년대부터 실시되기 시작한 사회보험이 제도적 관점을 전제하는 대표적인 사회복지정책이다. 사회보험에는 국민연금, 의료보험, 산재보험 그리고 고용보험이 있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후반에 국민연금과 의료보험이 전국민에게로 확대되면서 제도적 관점이 사회복지분야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회보험은 빈곤, 실업, 질병 등의 문제들이 현대산업사회에서 사회구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개인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에 사회보험료를 지불하며 참여한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사회보험급여를 받을 권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보험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노령연금이나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을 때 떳떳하다. 그들에게는 어떠한 낙인도 찍히지 않는다.

현재 사회복지제도는 잔여적 관점만 전제하거나 제도적 관점만 전제하지 않는다. 이 두 가지 관점이 공존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사회구조도 문제를 야기시키고 또 때로는 개인적인 결함도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잔여적 관점만이 또한 제도적 관점만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오직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제도적 관점이 잔여적 관점보다 주도적으로 사회복지제도를 이끌고 있다. 교회에서 사회복지사업을 할 때 개인에게 문제의 원인을 두는 잔여적 관점을 택하기 쉽다. 교회는 믿음을 강조하고 믿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신앙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빈곤한 사람에게 가난은 십자가에 못박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능력으로 새롭게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교회에 나오면서도 가난하고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개인적인 믿음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고 이해한다. 그래서 믿음, 전도, 선교를 먼저 강조하게 되고 남을 돕는 것은 ‘구제’라는 소극적인 단어를 사용하여 뒤로 쳐지게 된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사회구조적 문제를 인정하고 사회복지도 제도적인 관점에서 발전시키고 있다. 사회문제를 예방하고 가족의 책임을 서로 공유하고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보편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해나가는 것이다.
교회도 이러한 사회복지제도의 발전과 걸음을 같이하여야 한다. 제 힘으로 혼자 설 수 없고 아주 빈곤한 노인, 장애인, 아동만을 물질적으로 돕는 구제차원의 사회복지참여로부터 더 발전해야 한다. 사회복지에서는 사회문제를 미리 예방하는 것들도 사후치료만큼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좀더 적극적으로 사회적 약자인 더 많은 노인들, 더 많은 장애인들, 더 많은 여성들, 더 많은 아동들을 모두 돕는 대상으로 하여야 한다.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하여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도입하여야 한다. 어떤 프로그램들을 해야 할지는 다음에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믿음이 개인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임을 부인하는 기독교신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에는 아직 믿음이 있는 사람보다 없는 사람이 많다. 믿음이 없는 사람들을 돕는 방법도 이 시대에 맞게 발전적으로 하면 더 쉽게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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