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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개혁 조치 내용과 전망
개방 몸짓인가, 고육책인가?
2002년 07월 24일 (수) 00:00:00 이영종 yjlee@joongang.co.kr


   
▲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1월 당정 간부들과 김종태 전기기관차 공장을 방문해 현지 지도하고 있다
“나의 사상은 붉다. 내게서 어떤 변화도 기대하지 말라.”
지난 94년 7월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평양 정권을 물려받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이런 말로 북한식 사회주의의 고수를 강조해왔다. 90년대 초부터 동구권과 소련의 해체와 함께 사회주의 체제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지만 북한만은 정치, 경제 등 각 분야에서 체제유지를 위한 고삐를 더욱 바짝 당기겠다는 다짐이었다.

그런 북한에 변화의 바람이 일 조짐이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7월초부터 북한이 배급제를 폐지하고 노동자의 임금을 크게 올렸으며 화폐제도까지 손질을 가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한 내용은 급여를 10배 이상 인상했다는 것이다. 또 독립채산제를 도입해 근로자들의 생활비(급여)를 차등 지급하는 등 자본주의적 요소를 가미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와 함께 통화단위인 ‘원’과 보조단위인 ‘전’ 가운데 ‘전’을 폐지해 ‘원’으로 일원화하고 태환(兌換)지폐도 없앴다고 한다. 만약 이것이 모두 사실이라면 북한당국이 ‘우리식 사회주의’ 체제를 포기하고 중국식과 유사한 사회주의 시장경제로 전환하려는 개혁조치를 시행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자칫 북한이 고수해 온 사회주의 경제제도의 근간을 뒤흔들 내용이 적지 않은데다 허약한 북한경제의 토대로 미뤄볼 때 후유증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무엇보다 관심이 가는 대목은 북한의 이런 움직임이 과연 개혁과 개방을 향한 몸짓이냐 아니면 체제고수를 위한 고육책이냐 하는 점이다.

하지만 북한전문가들은 아직 정확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배급제 폐지는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어서 실상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생활비와 식량 배급 가격(국정가격)인상은 최근 탈북자와 북한과 무역하는 중국인들의증언 등을 통해 볼 때 대체로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70년과 76년, 92년에도 근로자들의 생활비를 공식 인상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새삼스런 조치는 아니다. 92년 당시 북한당국은 근로자들의 평균생활비를 43.4% 높였다. 90년대 중반 경제난으로 국정가격과 농민시장의 가격 격차가 너무 벌어지자 생활비와 국정가격을 대폭 올린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실제 배급제도의 핵심인 쌀의 경우 1㎏당 국정가격이 8전이라지만 농민시장에서는 지난해말 기준 49원 50전(통일부 조사)으로 무려 600배 넘게 차이가 난다. 게다가 북한의 식량사정은 올해 626만t이 필요하지만 생산은 395만t에 불과해 231만t이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물가를 현실화하고 당원·군인은 물론 근로자들의 임금을 올린 것도 같은 맥락일 수 있다. 돼지고기(kg당 138원 40전)·콩기름(kg당 202원 60전)·비누(82원 50전) 등 생필품의 농민시장 가격과 근로자 월평균 임금(100원)을 비교할 때, 배급체계와 암거래의 왜곡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경제를 다잡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고육책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무상에 가깝던 식량배급을 암시장 가격수준으로 올리고 노동자임금을 20∼30배 인상했다면 일하지 않는 사람이 먹고살기 힘들게 될 것”이라며 “공장가동률이 20%이하로 떨어진 산업현장으로 노동자를 유인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배급제 폐지는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즉 배급제의 완전 폐지라기보다는 일부 손질을 가한 것일 것이란 얘기다. 또 실시된다 하더라도 북한정권이 안을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전역에서 동시에 실시하기보다는 일부에서 시범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무튼 이번 조치는 시장경제 요소의 도입이 아니라 외화벌이와 가내작업, ‘개인 상업’ 등으로 늘어난 주민들의 소유 자금을 국가재정으로 흡수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의 사경제(私經濟) 규모는 대략 1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돼 왔으나 최근 한국은행은 ‘북한의사경제부문 연구’란 보고서에서 북한 국내총생산(GDP, 167억9천만 달러)의 3.6%(6억1천만 달러) 수준으로 추정했다. 90년대 후반 사경제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북한은 갈수록 생활여건이 어려워지는 당원·군인, 평양시민 등 핵심지지층의 불만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여전히 배급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배급량이 줄고 시장의 물가가 폭등하면서 불만이 팽배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이런 움직임이 중국이 개혁·개방 초기를 취했던 경제분야의 변화조치와 유사한 점이 있다고 평가, 실태파악과 함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일부 등은 베이징(北京)을 중심으로 나도는 북한관련 정보가 부풀려진 전례가 적지 않았음에 유의하면서도 이번경제관련 조치가 비교적 구체적이란 점에 주목한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배급제를 손질하고 임금·물가체계를 개선한다 해도 근본적으로 주민들에게 공급할 식량·생필품이 모자라는 상황에서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러 가지 결과 분석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제체제의 내부에 무언가 변화를 향한 중요한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김정일 위원장은 “내게 변화를 기대말라”던 다짐보다는 지난해 1월 중국 방문 때 상하이 푸둥 지구를 둘러본 뒤 느낀 상전벽해의 감회를 가슴에 더 인상깊게 새기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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