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선 기자

북한강이 강원도에서 경기도로 이어지는 지점에 남이섬이 있다. 금강산에서 발원한 북한강은 화천과 춘천을 지나 가평에서 경기도로 흘러드는데 남이섬은 춘천과 가평 사이의 북한강에 떠있는 작은 섬이다. 춘천호에 떠있는 작은 섬이 중도이고 남이섬의 본래 이름은 하중도다.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만 해도 하중도는 홍수 때만 고립되는 밭농사 지역이었는데 지난 60년대 초, 그 하류에 청평댐이 완공되면서부터 사계절 섬으로 변했다.

남이섬은 남북으로 길쭉한 초승달 모양을 하고 있는데 그 둘레가 6km, 넓이가 14만평쯤 된다. 섬의 안쪽은 한때 골프장으로 쓰였던 잔디밭과 각종 놀이시설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섬 가장자리는 잣나무와 밤나무 숲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다. 남이섬은 행정구역상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방하리 198번지에 위치한다. 하지만 그 접근로는 경기도 가평읍 달전리에 맞닿아 있다. 달전리에서 남이섬까지는 여객선으로 5분 거리다.

선착장에 내려 출입문을 지나 2백여m쯤 걸으면 길 왼쪽에 커다란 묘비 하나가 나선다. 이 묘의 주인은 조선 세조 때 청년무관이었던 남이 장군이다. 장군은 아버지 휘와 태종의 넷째 딸인 정선공주 사이에서 태어나(서기 1441년) 16세에 무과에 급제하고 27세 때 병조판서에 올랐다. 하지만 장군은 병조판서에 오른 지 채 1년도 못 돼서 간신들의 모함을 받고 남이섬에 유폐되었다가 끝내는 죽임을 당했다.

“백두산 바위 돌이 다 닳도록 칼을 갈고 두만 강물이 다 마르도록 말을 먹여서 세상을 평정하겠다(白頭山石 磨刀盡 豆萬江水 飮馬無 男兒二十 未平國 後世維稱 大丈夫).”

생전의 호방함에 비하면 장군의 묘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하중도가 남이섬으로 바뀐 것도 장군의 묘가 있었기 때문이다.

섬의 중앙통로는 잣나무 숲길이다. 남북으로 1.5km 가량 뻗어있는 산책로를 솔잎 향기와 멧새 소리에 취해서 걷다보면 어느 새 낯익은 잔디밭이 좌우로 펼쳐진다. ‘겨울연갗라는 드라마에서 준상(배용준)이와 유진(최지우)이가 첫사랑을 키웠던 장소다. 수평대를 건너듯 유진이가 통나무 등걸 위에 올라 서자 준상이가 냉큼 손을 잡아주던 장면이 연출된 곳이다. 연인들은 이 곳에서 저마다의 포즈를 취하며 추억의 한 컷을 찍고 간다. 중앙통로의 중간지점에 놀이시설과 꼬마열차의 종착역이 있다. 남이섬의 중심가인 셈이다. 미니 동물원과 수영장, 사격장 등 각종 위락시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이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기 좋다.

꼬마열차 역을 지나면 은행나무 가로수를 중심으로 또 다른 두 개의 잔디밭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야외공연장이다. 강변 가요제나 음악 캠프 등 공개방송이 진행됐던 곳으로 이미 오래 전에 다녀간 이들의 낙서가 무대 주변에 빼곡히 적혀있다. 방갈로 강변에서 멀지않은 곳에 모터보트 선착장과 수영장이 있다. 수상스키와 바나나 보트, 제트스키 등을 즐길 수 있으며 모래사장에는 민물조개가 많다.

남이섬의 동남쪽 사면에 또 하나의 명소가 있는데 이름하여 ‘연인의 숲’이다. 우람한 튜울립 나무들이 강바람에 그 잎새를 나풀대고, 그늘이 드리워진 강변을 따라 나무의자들이 아담하게 놓여 있다. 지난해부터 방목했다는 토끼들이 의자 옆에 와서 풀을 뜯고, 열매를 까먹던 청설모들도 이따금씩 나무에서 내려와 사람구경을 한다.

한편 남이섬의 강변 산책로를 모두 돌아보려면 제법 다리가 아프다. 마부 할아버지의 추억담을 들으며 편안하게 마차 일주를 즐기거나 놀이터 근처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섬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문의) 031-582-2181
홈페이지  www.namisum.com

편의시설 이용안내
-남이섬 호텔 : 성수기 5만5천원, 비수기 4만5천원(2인1실 기준)
-방갈로 : 5인실 14만원, 8인실 18만원, 12인실 23만원
-모터보트 섬 일주 4만원(4인 기준), 수상스키 하루 6만원, 바나나보트 5만원(5인 기준)

찾아가는 길
남이섬은 서울에서 동쪽으로 63km 떨어져 있다. 승용차로 남이섬에 접근하려면 망우리 고개를 넘어 교문리와 도농 삼거리를 차례로 지나 경춘(46번)국도를 타야 한다. 가평 읍내로 접어들기 전에 가평 종합고등학교를 지나자마자 경춘 주유소 앞에서 우회전, 달전리 방향으로 2.4km쯤 더 운행하면 남이섬 선착장과 주차장이 나온다.
 올림픽 대로를 따라 팔당대교를 넘어 45번 국도에 오른 뒤, 새터 유원지를 지나서 46번 국도를 갈아타는 방법도 있다. 선착장에서 남이섬까지는 여객선으로 5분이면 닿을 수 있는데 왕복 승선료가 5천원(어른)이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려면
청량리역에서 하루 20회 운행하는 경춘선 열차를 타고 가평역에 내리면 된다. 가평 버스터미널에서 남이섬 입구까지 운행하는 시내버스가 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역에서 버스터미널까지는 걸어서 3분이면 닿을 수 있고 남이섬 입구까지 운행시간은 10분 정도 걸린다.
동서울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가평을 거쳐 춘천까지 운행하는 직행버스가 아침 6시부터 15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상봉동 터미널에서도 가평을 경유하는 직행버스가 수시로 있다. 운행시간은 1시간 정도, 요금은 4천500원.

돌박산 진달래

  - 주기철 모노로그 - 
                   
최병규 목사

봄이 좋은 사월
솔향기 간혹 흘러 오고
산언덕 오르는 길엔
진달래가 만발하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들
교우들 동지들은
내 몸,
내 낡아 찢어지고 헤어진 몸을
묻어주기 위해
돌들이 많은 산길을 오르네.

그들의 맺힌 사랑의 눈물엔
진달래 고운 빛 감돌고
그들의 지친 모습 뒤엔
한국의 소나무들 울울이 섰다.

이 내 한 몸
놓임을 얻었으나,
한국교회의 장래는 어찌 될 것인가!
어찌 될 것이란 말이냐!
내 가서,
하나님 앞에 가서
한국교회 위해 기도드리리.
평양 돌박산 진달래 만발할 제
내 오래 지친 몸은 흙으로


<예장고신 유사기독교 상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