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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눈보며 ‘한입 쏙, 사랑 쏙’
2002년 07월 17일 (수) 00:00:00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종로에 있는 수많은 노점들은 저녁이 되면 한곳도 빠짐없이 젊은이들로 붐빈다. 30여 개의 노점 중 약 70%가 떡볶이를 판다. 겨울에 비해 여름에는 상대적으로 매출이 떨어지긴 해도 떡볶이 노점에는 불황이 없다. 유행에 따라 여러 종류의 길거리 음식이 생겼다 사라졌지만 떡볶이만큼은 영원한 거리의 연인(?)으로 남아있다. 친구 또는 애인과 길거리에 서서 눈물날 정도로 매운 떡볶이를 먹던 추억들이 한 두 번은 있을 것이다. 불이 날 것 같던 입 속이 오뎅 국물 한 입에 어떻게 그리 쉽게 괜찮아지는지. 젊은 교역자, 주일학교 교사시절 아이들에게 떡볶이를 사주면서 슬그머니 주머니 속 돈을 세어보던 기억도 있을 것이다. 군것질 문화를 대표하던 차원을 넘어 이젠 우리의 대표 음식이 되어버린 떡볶이. 우리는 왜 떡볶이를 좋아할까. 

지난해 8월 서울시는 월드컵을 맞이하여 도시 미관과 위생상의 문제를 들어 ‘조리해서 먹는 음식’을 노점에서 파는 행위를 단속한다고 밝혔다. 즉 떡볶이, 어묵, 튀김 등의 음식은 규제하고 햄버거, 샌드위치 등 데워먹는 음식만 허가한다는 내용이었다. 서울시의 이런 규제에 대해서 시민들은 강력히 항의했다. 개고기 문화와 함께 우리 음식문화에 대해 자부심을 갖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여론에 밀린 서울시는 별다른 단속행위를 하지 못하고 월드컵을 치렀다.

이처럼 떡볶이는 우리나라 길거리 음식의 대표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사랑을 받고 있다. 어묵, 튀김, 순대, 김밥 등 떡볶이 외에도 많은 종류의 간식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메뉴도 떡볶이의 인기를 쫓아가지 못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떡볶이는 한국적이며 전통적인 떡이라는 재료로 만든 음식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튀김, 어묵 등은 물 건너온 음식이고, 순대는 역사는 오래됐지만 고기를 재료로 써서 먹기에 부담스럽다.

밥과 같은 재료인 쌀로 만든 떡은 밥 다음으로 우리 입맛에 가장 부담 없는 음식이다. 그러나 외국 패스트푸드의 진출과 가공의 번거로움 때문에 떡의 수요는 점차 줄어 이제는 인사동 외에는 떡집을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렇듯 사라져 가는 전통음식인 떡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유일한 음식이 떡볶이다. 그 떡 맛을 즐기기 위해 떡볶이를 즐겨먹는다.

떡볶이의 재료는 흰 가래떡이다.
수많은 떡 종류 중에 가장 기본적 형태인 가래떡이 유독 떡볶이라는 음식을 통해 끝까지 살아남아 떡의 역사를 이어가는 이유는 응용성과 순수성에 있다. 떡을 만들 때 팥이나 고물을 입힌 시루떡이나 인절미는 더 이상의 변형이 불가능하지만 순수 쌀로만 만든 가래떡은 변형이 용이하다. 고기국물에 담그면 떡국이 되고, 넓게 펼쳐서 무늬를 찍으면 절편이 되고, 쑥을 넣으면 쑥떡이 되고, 고추장을 입히면 가장 히트작인 떡볶이가 된다. 이처럼 떡의 본질에 가까운 동시에 변형이 손쉬운 가래떡을 재료로 했기에 변화하는 신세대 입맛도 잡을 수 있었다.

떡볶이의 기본은 가래떡에 고추장을 입히고, 갖은 야채를 넣어 볶는 것이다. 최근에는 변형된 형태가 많이 선보였다. 가장 대표적인 변형이 일명 신당동 떡볶이로 불리는 즉석 떡볶이다. 신속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으나 많은 부수적인 재료를 같이 넣어서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노점에서 떡볶이 옆에서 단짝처럼 조리되는 어묵은 이제 떡볶이에 함께 들어가는 고정메뉴가 됐다. 우리 국민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음식인 라면도 그 독특한 면발을 살려가며 떡볶이와 한 몸을 이룬다. 떡은 빠지고 라면으로만 조리하는 라볶기라는 변형형태도 나타났다. 요즘은 계란을 비롯해서 만두, 튀김, 쫄면 등 가능한 모든 재료를 같이 넣어 만든다. 이런 신당동식 즉석 떡볶이는 군것질거리가 아닌 한 끼의 식사가 되어 분식 집에서 당당하게 하나의 메뉴로 자리잡게 되었다.

또 다른 변형은 떡꼬치다. 핫도그, 햄버거, 샌드위치, 닭꼬치 등 바쁜 현대 사회에서는 들고 다니며 먹을 수 있는 메뉴가 각광을 받는다. 여기에 떡볶이도 도전했다. 가는 가래떡을 4∼5개 붙여서 꼬치로 끼운 후 살짝 구워서 그 위에 소스를 발라준다. 그 소스는 매운 떡볶이 소스가 아니라 단맛이 강조된 닭꼬치 소스와 비슷한 독특한 맛이다. 들고 다니기 편하고 맵지않아  어린이 입맛에 맞는 떡볶이로 자리잡았다.

어린이부터 청소년,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즐기는 떡볶이는 전통적 맛을 지켜가면서 시대의 요구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는 처세술을 무기삼아 오늘도 전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  종로 평정 떡순이

우리나라 길거리 음식 시장 점유율은 단연 떡볶이가 최고였다. 그 뒤를 이어 순대와 어묵이 뒤쫓고 있었다. 3위 진입을 목표로 재료의 다양화 전략을 펼치던 튀김은 결국 겨울철 폭발적인 매출을 올리는 어묵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 3위 탈환에 실패하여 수세에 몰린 튀김의 선택은 떡볶이와의 흡수합병이었다. 자신의 고유한 특징인 바삭함을 버리고 떡볶이와 같이 썩여 판매망을 넓히는 안전한 정책을 택했다. 부동의 1위를 고수하던 떡볶이는 튀김의 투항으로 더욱 힘을 받아 매출에 열을 올렸다. 그러던 몇 달 전 길거리 음식시장에 최대의 이변이 발생했다. 오랫동안 2위 자리를 유지하며 호시탐탐 선두탈환을 노리던 순대가 떡볶이와의 합병을 선언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떡순이’다. 떡볶이와 순대의 병합에 충격을 받은 3위 어묵(오뎅)도 선택의 여지없이 떡볶이에게 흡수 통합되어 떡순이에 이어 ‘오떡순’이라는 새로운 상품이 태어났다. 당분간은 이들 ‘떡볶이 3인방’의 독주시대가 계속될 것같다.

■  신당동 떡볶이의 변화

전통적인 맛을 고수해 오던 신당동 떡볶이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70∼80년대 교복세대 최고의 먹거리 장소였던 신당동 떡볶이 골목은 패스트푸드의 침공으로 해가 갈수록 찾는 이가 줄어들었다. 이에 대응하여 기존 떡볶이 골목에서 영업을 해오던 일곱 가게가 뭉쳐서 ‘아이러브 신당동’이란 연합 떡볶이 집을 6개월 전 개장했다. 우선 시대변화의 물결에 동승하기 위해 메뉴의 다양화를 시도했다. 기존의 신당동 떡볶이를 기본메뉴로 하고 불고기가 들어가는 궁중떡볶이, 떡살에 피자치즈가 들어있는 치즈 떡볶이, 매운맛을 강조한 눈물의 떡볶이, 김치 떡볶이 등 신세대 입맛에 맞는 다양한 메뉴를 개발했다. 새로운 메뉴들은 신세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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