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균 기자

기독교방송(CBS)에 이어 기독교TV(사장 감경철)도 심각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다.
기독교TV측은 임원 이하 직원 59명 가운데 25명만 남기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으며 노동조합(위원장 최기봉)은 적절한 노사협의 없는 일방적인 직원감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감경철 사장은 지난 9월 노조측에 “3년 연속 15억원 이상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2001년도 누적 결손금이 300억원에 이른다”며 경영합리화를 위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 송영우 본부장은 10월4일 직원 회의에서 “관리직 13명과 본부직 12명 등 25명만 남기고 나머지 직원은 자회사로 분리시키겠다”고 언급, 사측의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이 서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노조측은 사측의 경영압박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으며 대량 해고를 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노조측 김용민 사무국장은 “사측이 내세운 경상수지 결과를 보면 전년에 비해 적자 폭이 크게 줄었들었고 임금이 전체 지출 중 3분의 1에 불과해 사측의 대량 구조조정 주장은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노조측은 현재 구조조정 1순위로 꼽히는 제작부와 기술부 직원들의 경우 대다수 노조원들이라는 점에서 이번 구조조정이 노조 무력화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고 보고 있다.
한편 기독교TV가 과거 전 직원 160여명에서 몇 차례 구조조정을 통해 최소 인력인 60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대규모 감축은 곧바로 방송의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방송제작팀 한 관계자는 “직원 감축에 따라 자체 프로그램 제작 대신 온누리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사랑의교회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을 그대로 방송하게 될 것이다”고 말하고 “이럴 경우 기독교TV는 사실상 한국교회 대표가 아닌 개교회에 좌우되는 방송국이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