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로 교수 /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3. 북한인 목회자를 위한 훈련
교회를 설립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개척교회를 시작하고자 하는 목회자의 강력한 개척 열정과 개척에 관한 영성이다. 교회를 설립하는 일은 본질적으로 하나님의 명령을 수행하는 일이다. 교회는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는 주님의 명령(마 28:18~20)을 실행하는 공동체이다. 이 복음명령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교회의 본질이요, 더 나아가 교회개척의 근본적인 의미이다. 따라서 교회를 설립하려는 사람은 믿음과 열정이 있어야 하며, 영혼을 사랑하는 영적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비전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북한인 사역자는 성경말씀과 신학에 대한 교육 및 훈련이 잘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특히 목회자는 자기 자신의 내면에서 회심이나 변화의 체험이 있어야 한다. 내면적 변화의 경험이야말로 목회자가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될 것이다.

또한 신학교육과 훈련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모형으로서 교회의 의미를 알고 성직자로서의 사명의식을 분명히 가져야 한다. 기도와 말씀묵상에 열심을 다하고 교육과 훈련을 통해 인성과 지성과 영성을 갖춘 목회자로 준비되어야 한다.

북한동포 사역자의 목회교육과 훈련을 위해서는 한국교회에서 목회자의 경험을 쌓은 후에 교회개척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한국교회에서 영성과 지성과 인성을 훈련받는 기회를 갖는 것은 교회개척에 매우 유익하다.

또한 한국적 상황에서 북한동포 목회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교회에 들어가 교회운영에 필요한 여러 가지 경험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교회는 예배와 교육, 친교, 선교, 봉사하는 공동체여서 목회란 단지 말씀전파만을 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상담과 교제와 행정, 교회법 등 많은 부분을 이해해야 한다.

한국교회의 목회경험을 쌓기 위해서 북한인 목회자로 헌신하고자 하는 신학생들은 학부나 대학원에 재학하는 동안 남한교회에서 사역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개교회별로 통일선교부나 북한선교부서가 있고, 북한인 사역과 북한선교를 위해 일하고 있다. 북한동포 신학생들이 이 부서에 파트타임이나 협동사역자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또한 북한인 목회자를 인성과 지성과 영성을 갖춘 능력 있는 목회자로 준비시키기 위해 신학생들을 위한 구체적인 신앙훈련 프로그램이 있으면 매우 유익할 것이다. 북한인 목회를 하기 위해서는 특히 목회자 본인이 내적 치유를 받고 올바른 인성을 갖춘 후에 사역에 임해야 한다. 학교의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북한동포신학생들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갖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4. 문화사역에 대한 준비
북한인교회도 향후 북한에 문화선교를 감당하기 위해서 교회 내에 북한문화 사역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발달된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영상시설과 찬양사역을 활발히 해야 할 것이다. 현재 한국교회의 문화적 변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선교적 관점에서 북한선교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찬양과 예술활동은 대단히 중요하다. 백두한라예술단, 한민족예술단과 같이 통일을 대비한 문화선교사역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점에서 탈북자교회도 설립시작부터 북한선교에 초점을 맞추어 찬양과 문화사역을 함께 병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5. 북한동포 목회자 네트워크를 통한 협력체계 구축
북한동포교회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로 앞으로 얼마나 많은 교회가 설립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현재까지는 각 교단 신학대학을 배경으로 교단별로 대표적인 교회를 설립하였다. 따라서 교단차원에서 각 교단의 모델사례로 홍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먼저 설립된 교회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신학생들이 교회를 개척해야 하겠다는 목적보다는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신학대학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모든 신학생들이 교회개척에 당장 뛰어들 상황은 아니다. 따라서 당분간 북한동포교회간에 갈등이나 경쟁은 그리 심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지역적으로 서울의 특정 지역에 몰리게 되는 경향이 있어 향후 교회개척의 경쟁과 갈등 현상도 나타날 것이다. 교회개척은 지역사회에 걸맞는 규모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지역 특성을 최대한 살려 단위 교회로서 그 기능을 갖추어야 한다. 현재 북한동포교회는 양천구 일대의 북한인 밀집지역에 국한되고 있으며 강북의 북한인 밀집지역인 노원구 일대나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지방에는 북한인교회개척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노원지구와 수도권 및 지방의 도시에도 북한동포교회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동포 사역을 하는데 따르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인 목회자들의 협의체를 만들어 운영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교단배경을 가지고 교회를 개척했지만, 지나친 교단간 경쟁의 폐해를 막고 연합적으로 북한동포들을 복음화하는 협의기구가 필요하다. 한정협에서 주관하는 이 모임을 연례적으로 개최하여 ‘북한동포목회자협의회’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다.

북한동포 목회자들 간의 이러한 연합적 모임을 통해 북한동포들을 복음화하기 위한 지혜를 모으고 이단을 방지하는 대책들도 세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자립적 지역교회로 만들기 위해 북한동포 목회자들이 서로 협력하고 연합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한국교회에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북한에 교회를 세울 때는 교단을 없애고 초교파적으로 개척해야 한다는 열망이 크다.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하더라도 북한동포을 위한 교회는 교파를 초월한 진정으로 연합하는 교회를 세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

Ⅴ. 맺음말

북한동포들을 대상으로 한 교회설립은 부정적 측면과 문제점이 없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 필요성에 의해 시작되었다.  공산주의 체제의 억압 속에서 신앙을 유지하고 있는 북한교회의 전통과 탈북의 험난한 과정에서 체험적으로 얻은 북한동포들의 신앙을 바탕으로 북한동포교회가 상실되어 가고 있는 참교회의 모습을 회복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