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규 목사 / 분당 샛별교회

요즘 우리 사회에 이혼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이혼해도 될까요? 이혼은 다양한 상황에서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 윤리를 따르면 이혼 문제는 대답하기가 어려운 문제가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거리낌도 없이 하나님의 원리대로 “이혼은 안 된다!”고 이혼 문제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가져야 합니다.

신명기 24장 1절에는 모세가 제정한 이혼법이 나옵니다. “사람이 아내를 취하여 데려온 후에 수치 되는 일이 그에게 있음을 발견하고 그를 기뻐하지 아니하거든 이혼 증서를 써서 그 손에 주고 그를 자기 집에서 내어보낼 것이요.” 즉 아내의 부정을 발견하면 이혼 증서를 써주고 이혼해도 된다는 말입니다. 그 율법을 보면 하나님이 이혼을 허락하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모세가 이혼법을 세운 것은 이혼을 허락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였습니다. 당시 유대 사회에서는 힘과 권력을 가진 남성이 본인이 싫으면 아내를 버리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 사회적 관습 속에서 여성들의 권리를 최소한이라도 보호하기 위해서 함부로 아내를 버리는 일이 없도록 이혼 증서 얘기를 하고, 이혼법을 세운 것입니다.

법이 없으면 인간사회는 절대적으로 약육강식의 사회가 됩니다. 그러므로 법이 존재하는 원래 목적은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그처럼 모세가 이혼 증서 얘기를 하며 이혼법을 세운 것은 여성을 보호하고 이혼을 막기 위해 제정한 것이었습니다. 즉 모세의 이혼법은 “이혼해도 좋다!”는 하나님의 허가서가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이혼은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자꾸만 상황 논리를 내세우면서 이혼을 합리화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아예 이혼은 하나님의 뜻이 아닌 줄 알고, 이혼을 꿈꾸지도 말고, 생각하지도 말고, 이혼이 없는 모습에서 부부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도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제 마음속으로 이런 구호를 외치십시오. “성도는 이혼할 수 없다! 이혼하면 안 된다! 절대 이혼하지 말자!”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 번이라도 더 인내하고 더 배우자를 이해하려고 할 것입니다.

물론 하나님은 이혼한 사람도 사랑하십니다. 이미 이혼했다면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충분히 새롭게 살 수 있음을 우리는 말해 주고 오히려 새로운 삶을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혼한 분들이 우리보다 더 죄인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혼한 사람 중에 정말 마음에 큰 상처를 받고 억울하게 이혼에 이른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혼한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시선은 따뜻해야 합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도 기본적으로 이혼이 심각한 죄라는 점만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혼은 하나님이 세우신 소중한 가정을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또한 이혼은 자녀들에게 엄청난 상처를 남겨주고, 결국 그 상처가 인간사회에도 아주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혼을 하나님의 뜻을 거스른 심각한 범죄로 여기십니다(말 2:16).

이상의 얘기는 이혼 문제로 심각한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는 야속한 얘기입니다. 때로 하나님의 말씀은 야속합니다. 그래도 그 야속한 말씀 때문에 이혼으로 가는 길이 조금이라도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의 축복이 되고, 이혼 문제와 가정 문제와 자녀 문제로 신음하는 인간 사회에도 축복의 씨앗이 됩니다.

이미 이혼한 사람은 우리가 정죄하는 마음이 없이 사랑으로 받아들여야 하지만 우리 자신만은 “이혼은 절대 안돼!”라는 생각에서 절대 후퇴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생각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부부문제의 해결의 길을 모색하고 기도할 때 우리는 한번이라도 더 인내할 수 있을 것이고, 하나님께서는 가장 좋은 해결의 길을 열어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