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균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합동) 소속 총신대학교에서 학교 운영주체인 교단과 운영이사회의 방침과 배치되는 ‘교수 해임’이 계속되고 있다.
총신대학교 재단이사회(이사장:신세원 목사)는 교수재임용 심사에서 지난해 심상법, 정성구 교수에 이어 올해 또 한 명의 교수를 탈락시켰다. 재단이사회는 8월 16일 심창섭 교수(신대원 역사신학) 재임용 여부를 놓고 팽팽한 논쟁 끝에 투표를 실시, 심 교수 재임용을 부결시켰다. 재단이사회측은 투표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예장합동 총회는 최근 몇 년 동안 교수 징계와 관련해 원상복귀 및 조건부 사면 조치를 내리거나 화합수습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교수들을 보호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교육법상 교수 임용 및 승진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재단이사회는 현재까지 3명의 교수를 방출시켜 실질적인 학교 운영 주체인 교단의 정서와는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이날 재단이사회에서 심 교수 재임용 탈락을 반대하는 측은 “심 교수가 총회 명령을 다 지켰다”며 재임용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반대측은 “문제가 있는 사람은 또 다시 같은 문제를 야기할 지 모른다,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을 펼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단이사회의 연이은 교수 재임용 탈락 조치는 교단 내부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학교 운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모 재단이사는 “총장도 강력하게 심 교수 재임용을 요청했지만 통하지 않았다”면서 “심 교수를 꼭 탈락시켜야 한다는 그룹이 재단이사회 내부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견해처럼 심 교수는 몇 년 동안 교단 정치권으로부터 숱한 공격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 교수는 지방신학교 학생들의 정원을 늘리는 것에도 반대한 전력이 있어 소위 교단 정치권으로부터 ‘미운 털’이 박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재임용에서 탈락한 심상법, 정성구, 심창섭 등의 세 교수와 신학사상 문제가 걸려 있던 정일웅, 정훈택 교수 그리고 아직까지 신학사상 조사를 받고 있는 김지찬 교수 등은 모두 전 총장에 반대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과 관련, 김 모 재단이사는 “교수의 신분 문제를 정치적 시각으로 해결하려는 풍조가 아직까지 잠재해 있다”고 우려하고 “교단이나 운영이사회 입장을 배려하지 않는 재단이사회 결정은 문제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9월 5일 총신대 운영이사회와 9월말 개최되는 예장합동 총회에서 심 교수 재임용 탈락은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예장합동은 90년 총회에서 ‘재단이사회 전원 사퇴’를 결의한 적도 있어, 이번 경우에도 극약처방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