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경험하듯이 말씀과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에서 새로운 창조의 역사가 나타난다. 인생이란 결국 누구와, 무엇과 만나느냐에 따라서 삶의 내용이 결정될 때가 많다. 그리스도인이란 예수와 만난 사람이다. 그 만남을 통해서 그리스도인은 새로운 성품으로 창조되는 것이다.

‘미켈란젤로’는 <천지창조>를 통해 하나님을 만남으로 말미암아 모든 만물과 인간이 창조되었음을 그의 천재적 필치로 표현하였다.

<천지 창조>중 <아담의 창조> 장면을 보면 하나님의 손길을 만나는 곳에 인간창조의 역사적인 새장이 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원초적인 한번의 창조로 인간은 완성되지 못했다. 얼마 가지 않아서 인간은 사탄의 꾀임에 빠져서 애초부터 창조된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버리고 하나님과는 등진 인생을 살게 되었다. 이것이 인간 최대의 비극이요, 죄의 권세 속에서 침몰하는 인간의 현주소였다. 인간의 ‘절대절망’, 여기서 그대로 끝났다면 인간의 인생은 그야말로 허무요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절대절망’인 여기에서 ‘절대희망’이 나타난다. 그것은 또다시 찾아오셔서 우리를 부르시고 만나주시는 하나님의 손길이다.

<세리 마태를 부르심>이라는 제목이 붙은 ‘카라밧지오’의 그림은 ‘미켈란젤로’의 아담을 창조하시던 그 손길을 그대로 재현시켰다. 손을 그릴 자신이 없어 그런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손을 그리기를 원했던 것이다. 아담을 창조하셨던 그 손이 바로 세리 마태를 부르시고 만나주시는 예수님의 그 손인 것이다. 그 손 그대로 부르셔서 인간의 새창조의 역사를 다시 쓰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난 것이다.

▲ 카라밧지오 <세리 마태를 부르심>1599~1600년 경.

절망 가운데 얼굴도 들지 못하는 세리를 부르셔서 타락한 심성을 회복시키시려고 또다시 뻗어주시는 하나님과 동일하신 주님의 그 손길은 삼위일체 하나님을 백번이론적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더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 <세리 마태를 부르심>의 세부.

하나님의 그 손길은 바로 예수님의 그 손길이시오, 그 만남은 똑같은 분의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