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간의 신인류 아바타(Abata)가 청소년과 일부 장년층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과소비와 사이버 매춘을 조장하는 등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아바타란 인터넷 공간에서 사용자의 역할을 대신하는 캐릭터를 총칭하는 용어다. 네티즌들은 간단한 클릭 몇 번으로 자신이 원하는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업체들은 기본적인 의상만 제공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아바타로 만들기 위해서는 적잖은 돈을 투자해야 한다.

프리첼(www.freechal.com)의 경우 차별화된 의상 및 액세서리, 메이크업을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종류에 따라 가격도 300원에서 5천500원까지 천차만별이다.
다음(www.daum.net)도 패션샵, 테마샵, 헤어샵, 성형수술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사용자의 지갑을 유혹하고 있다. 다음에서 제일 잘 나가는 인기상품을 모두 사려면 1만3천600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개성 있고 독특한 아바타를 만들기 위해 엄청난 투자도 아까워하지 않는다. 더욱이 아바타 관련 업체들은 핸드폰, ARS결제 등으로 손쉽게 물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업체들이 아바타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이번  한·일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자 업체들은 앞다투어 월드컵 관련 아바타 상품을 쏟아냈고 네오위즈(www.neowiz.co.kr)는 6월 한 달 간 25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사이버 중독자라고 밝힌 손 모(고2)양은 “지난 달 아바타 물품 구입으로 인해 핸드폰 요금이 20만원이 넘었다”며 “중독인 것을 알지만 내 아바타보다 예쁜 아바타를 보면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아바타를 매개로 한 사이버 매춘도 횡행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주로 채팅사이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이러한 현상은 십대 소녀들과 성인 남성들이 성(性)에 관한 낯뜨거운 대화를 주고받은 뒤 그 대가로 아바타 물품을 선물 받는 것이다. 이와 관련 S채팅 안티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아바타 물품을 구입하기 위해서 사이버 매춘을 서슴지 않는 중·고등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사이버 공간에서 새로운 가족을 형성하는 아바타가 늘고 있어 기존 가족체계의 붕괴도 우려된다.
싸이월드(www.cyworld.com)의 경우 채팅에서 만난 사람끼리 1촌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드림포트사의 해피시티(www.happycity.co.kr)에서는 친밀도와 애정도에 따라 다른 아바타와 결혼식도 올릴 수 있고 심지어는 사이버 상의 시청에 가서 혼인신고도 할 수 있다. 현실에서처럼 이혼과 재혼도 가능하다.

한국가정사역연구소 이숙영 편집부장은 “사이버 가정의 등장은 가정붕괴에서 오는 현상”이라며 “청소년들이 가정에 대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교계 및 사회에서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아바타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 인터넷 사용자들은 익명성에 매료됐지만 요즘 네티즌들은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하다”며 “아바타가 이러한 흐름에 가장 적합한 상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또 분별력이 약한 청소년들이 아바타로 인해 정체성을 상실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평소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다는 김 모(중3)양은 “아바타를 만들고 나니 친구들이 메일도 보내주고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젠 아바타가 나의 일부분이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대진 목사(좋은문화선교회 대표)는 정체성 상실과 관련해 “아바타는 복제인간과 다를 바 없다”며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가장 고귀한 존재가 자신이라는 확실한 신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람처럼 ‘예배’모임도

아바타 활용 사례들
아바타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이를 활용한 각종 상품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네티즌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청된다.

최근 네티즌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템은 사람과 똑같이 행동하는 아바타다. 거대한 유람선을 배경으로 하는 팝플(www.popple.co.kr)에서는 사용자가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면서 다른 아바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더욱이 이들은 잠을 자고, 음료수를 먹고, 화장실을 가는 등 인간의 행동양식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 심지어 매주 화요일 8시가 되면 배 안에 있는 ‘오마이갓교회’에 모여 예배도 드린다.

탤런트가 꿈이라면 잠시나마 인기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어 볼 수도 있다. MBC (abatar.imbc.com) 드림스튜디오에 입장하면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드라마 ‘로망스’의 관우(김재원)와 채원(김하늘)이 함께 공부했던 교실에 직접 가볼 수 있다. 또 드라마 ‘상도’, 시트콤 ‘뉴논스톱’의 세트장도 체험할 수 있다. SBS(sbsi.co.kr)도 방송체험 서비스를 통해 드라마 세트장을 방문할 수 있고 뉴스 앵커나 라디오 DJ가 되어 방송을 진행할 수도 있다.

공공기관도 아바타 산업에 뛰어들었다. 인터넷 우체국(www.epost.go.kr)에서는 아바타를 활용한 ‘나만의 우표’를 판매하고 있다. 나만의 우표는 기존의 우표와는 달리 우표 옆부분을 비워둔 채 인쇄한 후 자신이 만든 아바타를 추가하는 형식이다.

심지어 아바타 미신을 조장하는 부적도 등장했다. 젠플닷넷(www.zenfull.net)은 네티즌이 자신의 사주 정보를 입력하면 이에 맞는 부적을 제공하고 사용자들은 이 부적을 자신의 아바타에 붙여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외에도 E-mail, 팩스, 명함 등 일상생활의 다양한 부분에서 아바타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 추세다.
박양식 교수(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는 “과도하고 무분별한 아바타 활용은 조심해야 한다”며 기독교인들이 바른 식견과 가치관을 갖고 아바타 현상에 대처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