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용 소장(교회문화연구소)

교회 안의 작은 교회가 생겼다. 부천제일교회(담임:윤대영 목사 032-326-0101)는 초등학생으로 구성된 교회학교를 독립교회로 운영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 안에 제직회를 구성하고 장로와 집사도 세웠다.
부천제일교회는 교회학교를 ‘교육교회’로 독립시키고 교육목사를 교육교회의 담임목사로 세워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임교역자와 교사가 여기에 소속되어 있으며, 학생 중에서 장로와 집사를 세워 제직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초등학교 일학년짜리 집사, 오학년짜리 장로가 나왔다.

부천제일교회는 교회학교 어린이들이 어른들의 교육을 수동적으로 받는 데에만 익숙해 있는 현실에서, 어린이들도 교회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 일을 시작하였다.
어린이도 영적으로는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준중되어야 할 대상이며 교회의 주체여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따라서 교회의 주체인 어린이들도 하나님께로부터 직접 직분과 사명을 받아 신앙생활을 하도록 지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대신 집사는 ‘도우리’로, 장로는 ‘섬기리’로 호칭을 어린이답게 바꾸었고 제직회는 ‘다모임회’로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집사, 장로, 제직회의 기본 기능은 그대로다.
이 교육교회는 교육목사가 담임목사가 되고 부서 전임교역자와 교육위원회, 교사가 후원과 지도를 한다.

예산의 수립도 ‘다모임회’에서 맡고, 집행도 ‘다모임회’가 정하여 담임목사에게 신청하면 어른 당회에 청구하게 된다. 교육교회의 예산은 연간 예산 안에 기초하여 청구에 따라 그대로 집행하고 있다.

교사의 지시에 피동적으로 행동해왔던 어린이들에게 직분을 부여함으로써 어린이들은 구원의 확신과 소명의식을 갖게 되었고, 직분에 맞게 소명의식을 갖고 묵상과 말씀 읽기, 전도에 전념하는 등 신앙적인 성장과 성숙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교육교회 조혜룡 목사(016-3376-8631)는 말한다.

교육교회의 독립 운영에 대해 이 교회 성도들은 처음에는 반신반의하거나 ‘웃긴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지금은 어린이들의 변화를 보면서 매우 긍정적이고 협조적이라고 한다.
부천제일교회는 세계 최초의 사례인 교육교회를 보다 발전시키기 위해 서울신학대학교에 연구를 의뢰해놓고 있다.

종교개혁 이전에 교회는 교황의 1인 통치 아래에 있었다.
교황의 권력은 교회 밖에까지 뻗어나가 많은 부패를 만들었다. 그래서 종교개혁 과정에서 나온 것이 목회자와 교사는 말씀 설교와 성례전을, 교회 원로 중에서 세운 장로는 정치와 치리를 담당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목회자와 장로가 당회, 노회, 총회를 구성하도록 하였는데 이것이 장로교회의 시작이다. 이는 칼빈이 구약와 신약시대에서 찾아낸 대의정치제도다.

교회 제도에서 중요한 것 하나는 바로 의사결정의 구조다. 지금까지는 의사결정이 교회 어른들에 의해 이뤄져 왔다. 그러나 시대와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의사결정 구성원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정부로 이양하듯, 당회에 집중된 의사결정권을 제직회나 자치기구로 이양하자는 것이다.

부천제일교회가 교회학교 조직을 독립교회로 한 것은 구체적인 ‘권한위양’의 사례다. 권한이 위임되어야 가슴이 뜨거워진다. 앞으로 교회의 의사결정권을 산하 기구에 대폭 위임한다면, 참여의식을 높이고 인재를 양성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어린이 장로와 집사를 임직하는 것은 그래서 바람직한 시도다.

부천제일교회가 ‘집사’를 ‘도우리’로, ‘장로’를 ‘섬기리’로 하고 제직회를 ‘다모임회’로 부르는 것은 매우 신선하다. 차제에 어른 교회의 장로와 집사 이름을 이같이 바꾼다면, 소명과 직분에 더욱 충실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