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수 교수/ 장신대 총장, 기독교교육학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장 최병곤 목사)는 지난 85회 총회에서 교회의 교육목회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한 취지에서 ‘교회교육사’ 제도를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오는 11월 첫 번째 고시를 앞두고 있지만 이 제도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교육목회실천협의회(대표 손인웅 목사)는 지난 4월 29일 ‘교육사 제도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고용수 교수(장신대 총장)와 권용근 교수(영남신학대학교)가 참석해 교회교육사 제도의 필요성과 현실적 활성화 방안을 피력했다. 이에 포럼 내용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주>

오늘의 한국교회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교회의 내적 성숙을 위한 교육 공동체로서의 자기 인식, 그리고 성장세대를 위한 교육전략 수립과 함께 이를 이끌어 갈 교육전문가가 요청되고 있다. 특히 ‘교회교육의 전문직으로서의 교육사(敎育師)’의 요청은 다음의 두 가지 이유에 근거한다.
 
첫째, 교회 밖의 강한 세속주의의 도전에 직면해서 사회 속의 평신도의 위치와 역할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교육목회 차원에서 목회의 교육적 기능이 크게 강화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지금까지 존속해 오고 있는 교회교육의 중심기관인 교회학교의 보다 효율적인 교육운영을 위한 전문성 개발(교사훈련, 교육프로그램 및 교재개발, 교육기재 및 시설개선)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기 때문이다.

◆  역  사
교회교육의 합리적인 운영을 위한 교육전문직의 역사를 살피면, 미국교회의 경우 20세기 초에 일어난 종교교육 운동가들에 의하여 당시 주일학교의 후진성(비전문성) 탈피를 위해 시도되었다.

1906년 피츠버그의 한 감리교회에서 최초로 시작해서 1909년에는 여러 교회에서 ‘교육사(director of religious education)’라는 직함으로 교육전문인을 교회 주일학교의 교육사역에 참여시켰다. 이와 때를 같이해서 각 교단 신학교와 기독교 사립대학교에서 종교교육 전공의 석사과정(M·R·E)이 개설되어 교회교육의 전문직 수행을 위한 교육체제가 주어졌다. 1936년에는 교육사의 자격규정이 제정되었고, 1948년에는 미국 감리교회가, 1959년에는 미국 장로교회가 교육사제도를 공식적으로 법제화한 후 현재까지 실시되어 오고 있다.

현재 미국교회 안에 사역하고 있는 교육전문직의 경우, 안수 받은 교육목사(minister of Christian Education)와 평신도 교육지도자(Director of Christian Education)가 함께 제도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또한 이들이 활동하고 있는 교육의 전문사역은 주일학교, 청소년사역, 지도자훈련, 가르침의 이론과 실제 등에 참여하면서 교육행정가, 프로그램 개발자, 교육전문인, 교수-학습지도 전문가, 교육촉발자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경우 1960년 초 미국에서 기독교교육을 전공하고 귀국한 학자들에 의해 기독교 사립대학(계명대, 숭실대 등) 내에 기독교교육과를 설립하였고 그 후 각 신학대학 내에 대학부 기독교교육과는 물론 대학원 석사과정까지 커리큘럼을 개발해서 그동안 기독교교육 전문분야의 지도력개발 프로그램을 실시해 왔다.

그러나 교단 총회 차원에서 교육전문직의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질 않아서 교회 내 합법적인 교육지도자로서의 지도력 수행의 기회가 차단되었다. 그래서 기독교교육 전공자들은 신학공부 후 목사의 직임으로 교육적인 목회를 시도할 뿐이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시도로서, 장신대 기독교교육연구원은 1980년 초부터 지상논단을 통해 ‘교육사의 제정’을 제안한 바 있다.

성결교단(기성)의 경우 1987년 11월 ‘교단의 발전과 교회교육의 전문성’이란 주제 아래에 심포지엄을 가졌다. 그리고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는 1989년 11월 제18차 입법총회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교육사’ 제도를 공식적으로 채택해서 현재 교회 내 전문직으로 교육사역에 참여할 기회를 열었다.

본 교단(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은 지난 85회 총회(2000년)에서 ‘교회교육사’ 제도를 마련해서 실시하도록 가결되었다. 그 후 총회 교육부가 시행세칙을 마련하고 절차에 따른 후속과정을 거쳐 마침내 금년(2003년) 11월 4일에 교회교육사 고시를 치르게 되었다.

우리 교단의 경우 지 교회 내에 교육목사, 교육전도사 등의 명칭이 사용되고 있긴 하지만, 이 명칭들은 사실상 헌법에 보장된 합법적인 전문직이 아니고 지 교회가 편의상 관습적으로 사용해 오고 있을 뿐이다.

현재의 교육전도사의 활동을 관찰해 보면, 대개의 경우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학력이 없고, 현장경험도 많지 않은 비전문가들로서, ‘신학생’이란 신분만을 가지고 목회실습의 차원에서 파트타임으로 교회학교 특정 부서의 교육사역에 참여하고 있다.

◆  방  향
현재의 교회학교의 문제를 극복하고, 한국교회 상황에 맞는 ‘교회교육사’라는 전문인 육성을 위해 필자는 다음의 전문직을 제안해 본다.

첫째, 안수 받은 교회교육사이다. 신학교육을 받고 안수 받은 목사로서 대학에서 기독교교육학을 전공했거나 대학원 기독교교육을 전공한 자라야 한다. 이들은 공동목회(team ministry)가 가능한 중·대형교회에서 교육사역을 전담할 전문직이다.

둘째, 안수 받지 않은 교회교육 지도자로서, 소정의 기독교교육 분야의 전문훈련(석사과정)을 받은 자로서, 교육목사가 있는 교회에서는 교육목사의 지도를 받으며 교육사역을 수행할 수 있고, 교육목사가 없는 중·소형교회에서는 지교회의 교육사역을 담임목사의 지도를 받으며 전담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  과  제
① 호칭
안수 받은 목사이든, 안수 받지 않은 평신도 교육지도자이든 총회 교육부의 자격고시에 합격한 교회교육 전문직의 호칭(title)을 ‘교육사’(敎育師)로 통일해서 부를 것을 제안한다.

② 역할
교육사의 역할은 교회 내 교육적 사역(교육정책수립, 교육계획, 교육실천, 평가에 따른 교육행정, 교회학교를 포함한 새신자 교육, 교회학교 교사훈련, 제직훈련 등) 전체를 통괄한다.

③ 교육사 자격
총회 교육부가 실시하는 ‘교회교육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고시지원 자격을 다음과 같이 석사과정이상의 학위 소지자에게 부여해야 한다.
(1) 대학에서 기독교교육을 전공한 자로 신학대학원(M. Div.)을 졸업한 자.

(2) 신학대학원을 졸업한자로 대학원 기독교교육 전공의 석사 학위를 취득한 자.

(3) 일반대학을 졸업한 자로 대학원 기독교교육 석사학위를 취득한 자 등이다.

‘교회교육사’라는 전문직을 한국교회 내에 수용하기 위해서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할 다음의 과제가 주어진다.
 
첫째, 교회교육의 전문직에 대한 교회목회자의 필요성 인식이다.

둘째, 목회의 교육적 기능을 담당할 교회교육사의 참여가 보장되는 공동목회의 개념이 정착되어야 한다.

셋째, 교회교육사의 대우 문제이다. 교육사는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교회의 고급인력이다. 따라서 지교회는 일반 목회자에 상응하는 전임대우를 해야 할 것이다.

넷째, 신학교육의 문제이다. 교단산하 신학교의 커리큘럼이 ‘교회교육사’ 양성과정을 위한 전문교육체제로 확대해서 실시하는 일이다. 예컨대, 대학부에 기독교교육과, 대학원 혹은 특수대학원, 교육대학원에 기독교교육 전공석사과정이 정착되어 전문교육이 이루어져야한다.

점차로 전문화를 요구하는 사회의 추세에 발맞추어 교회의 사역도 이제는 공동목회의 시각에서 교육목회 영역을 적극 수용하고 그리고 현행 교회학교의 후진성 탈피를 위한 대안으로 교회교육 전문직의 교회의 수용은 시급히 요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