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환 목사 / 컴 미션 대표

한국인은 감정이라는 채널을 통하지 않으면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인정하듯이 한국인은 이성보다는 감정에 쉽게 움직이는 정서를 가지고 있다. 이 점에서 선교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인은 선교도 감동이 끓어 올라와야 한다. 이 감동이 선교를 하게 하는 중요한 동기가 되지만 감동만으로 선교를 시작했다가는 실패를 자초하게 된다.

한국인은 감동 받는 것을 ‘은혜’라고 말한다. 감동이 없는 설교나 선교보고는 당연히 ‘은혜’가 떨어지는(?) 것이다. 감동 없는 행동은 쉽게 하지 않는다.

어떤 교회에서 한 선교사가 선교보고를 할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설교가 끝난 다음에 그 교회 목사님은 선교사를 나무랐다고 한다. “그렇게 선교보고를 하면 누가 선교하겠습니까?” “아니, 제가 무슨 실수를 했습니까?” “성도들의 두 눈에서 눈물을 뽑아야 선교비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이를 듣고 선교사는 매우 당혹스러웠다고 한다.

선교는 물론 감동적인 사역이다. 그렇다고 모든 선교사역이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감동적인 일들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선교사역에는 많은 감동적인 얘기들이 생기지만 선교는 감동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해야 할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에 하는 것이다. 즉 우리가 숨쉬기를 해야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명심해야할 것은 선교는 감동만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떤 선교는 감동을 불러일으킬 요소가 없을 수도 있고, 어떤 선교는 간증거리가 많아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감정이 동기가 되어 선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감동을 주지 못하더라도 훌륭한 선교는 얼마든지 있다. 어떤 선교인지도 모르고, 어떤 선교적 전략이 필요한지도 모르고, 감동을 받았다는 그것만으로 교회가 많은 선교헌금을 하고 선교후원을 시작하는 것이 더 위험한 일이다. 감동이 선교의 열정을 가지게 하는 동기는 될 수 있으나 계속해서 감동으로 선교하는 것은 선교에서 경계해야 할 일이다.

선교는 감정의 산물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전략을 세우고 세계관적 안목으로 선교를 바라보아야 한다. 한국교회도 이제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효과적인 선교를 이루어 가기 위하여, 단순한 감정의 차원을 넘어 좀더 냉정하게 판단하고 의지적으로 행동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