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성 교수(숭실대학교 사회사업학과)

교회 밖에서 별다른 문화활동이 없었던 6, 70년대만 해도 교회는 청소년 문화의 진원지였으며 청소년 문화의 최대 보고였다. 이로 인해 많은 청소년들이 교회를 통해 문화를 경험하고 향유하였으며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건전한 발달에 상당한 기여를 함과 동시에 선교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청소년은 가정과 국가의 미래이고 희망이며, 발달과정에 있는 현재의 독립된 인격체이다.
교회의 장래도 결국 교회 내 청소년들에게 달려 있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는 그들을 둘러싼 가정, 학교, 교회, 지역사회의 부단한 노력이 요구된다.

청소년들이 가진 욕구와 문제, 고민은 그들을 둘러싼 주체들의 노력 없이는 해결될 수 없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들의 온전한 발달을 위해 건전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창출해주어야 한다.

오늘날의 급속한 사회변화는 신구가치관의 대립과 공존의 현상을 가져 왔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청소년들의 방향감각을 무디게 하거나 상실케 하여 밝고 건전한 미래지향성을 결여한 채 일시적 향락주의에 빠지게 하며, 또한 명쾌한 도덕적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자기행동에 대한 책임감의 결여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게 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사회일반의 도덕적 타락, 저질의 대중문화, 인간 존엄성의 부재 등 여러 사회악을 발생시키는 근원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한 청소년 문화의 전반적인 특징은 건전한 여가생활의 결여, 외래문화의 무비판적 수용, 기성세대와의 문화적 이질성, 쾌락과 편리의 추구 등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은 지역사회의 비인간적이고 비교육적인 환경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급속한 산업화·도시화에 따른 부산물로 나타난 퇴폐 유흥업소, 음란물질 등의 확산은 청소년 비행을 유발하는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유해한 환경은 청소년들의 의지와는 전혀 무관하게 기성세대의 탐욕에 의해 창출되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탈선은 기성세대들이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영리추구에 급급한 업주들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각종 불법·변태 영업행위는 청소년들의 비행 충동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따라서 지역사회 차원에서 바람직한 청소년 문화 정착을 위해 교회가 기성세대의 퇴폐적이고 향락적인 불건전 문화의 퇴출에 선봉적 역할을 해야 한다. 나아가서 대안적인 건전한 기독교 문화의 창출과 보급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지역사회 센터로서의 교회가 청소년 문제해결을 위해 체계적인 개입을 한다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삶의 질 향상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특히 문화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21세기에 교회가 청소년 문화에 개입하는 것은 접근성이나 효과성에서 매우 유용하다. 이는 한국 사회의 성숙한 변화와 함께 지역사회 내 교회의 위상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오늘날 우리 지역사회 내 청소년의 문화환경은 안전지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유해시설이 확산되어 있다. 특히 저소득층 청소년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문화결핍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그동안 저소득층 청소년에 대한 논의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에만 초점을 두어왔으나, 문화적 측면의 지원과 대책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야 한다. 청소년들에게 유익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복지와 문화를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교회 청소년복지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청소년기 성장과 발달의 독특성으로 인해 청소년은 사회복지의 중요한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복지는 아동복지의 연장선상에서 논의되는 경우가 많았고, 청소년복지를 담당하는 기관들도 최근에야 법적, 제도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또한 아직도 청소년들의 문화결핍과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서비스와 프로그램은 다양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청소년을 둘러싼 사회환경은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단순한 영적 접근보다는 문화적 접근을 기초로 영성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형태로 전개되어야 한다.

청소년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욕구가 충족되면 만족이나 안전을 유지하면서 영적 욕구와 같은 더욱 고차원적인 욕구로 발전하지만, 문화결핍으로 인해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거나 지연되면 심리적으로 욕구 불만상태나 긴장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들의 욕구 불만족이나 갈등이 누적되면 좌절감에 빠지거나 정서불안, 정서질환, 사회적 일탈행위, 학업부진 등의 부적응을 낳기 때문에 교회에서 우선적으로 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의 제공을 통해 문화결핍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대사회에서 ‘문화적 권리’는 경제적 권리 못지 않게 사람들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문화를 생활 속에서 향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대부분의 사회에서 중요한 복지사업의 한 영역이다. 특히 발달과정에 있는 청소년들에게는 문화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주어져야 원만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만큼 문화적 권리가 어느 다른 세대보다 중요하다. 교회 밖에서 별다른 문화활동이 없었던 6, 70년대만 해도 교회는 청소년 문화의 진원지였으며 청소년 문화의 최대 보고였다. 이로 인해 많은 청소년들이 교회를 통해 문화를 경험하고 향유하였으며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건전한 발달에 상당한 기여를 함과 동시에 선교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산업화와 함께 대중매체의 급속한 발달은 청소년들에게 쾌락적 세속 문화에의 접근성을 높여 주었고, 이는 결코 청소년의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신문, 잡지, 영화, 라디오, TV, 인터넷 등 정보통신매체의 영향은 직접적인 것은 아니더라도 청소년의 부적절한 행동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방송매체들은 정서적인 측면이 부족하고 흥미 본위의 프로그램에만 편중되어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건전한 발달을 저해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최근에는 인터넷의 음란물과 폭력물은 청소년들의 모방행동을 자극하여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지역사회에서 접근성이 뛰어나고 훌륭한 문화자원이 풍부한 교회가 건전한 청소년 문화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제공하는 것은 중요한 시대적, 사회적 요청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문화활동의 개발에 보다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나아가서 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청소년 유해환경을 배격하고 지역사회 전체가 청소년들의 삶의 질 향상에 노력하는 공동체 의식을 창출해 나가야 한다.